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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호걸 팬픽) 범몽, 호랑이가 꾸는 꿈 (1)

ㅇㅇ(49.173) 2024.06.17 11:09:15
조회 290 추천 1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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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몽, 호랑이가 꾸는 꿈(1)



민우가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신령의 길에 온전히 집중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지났다. 민우는 주호와 함께 태백 산신의 가르침을 받아 신력을 다루는 데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하랑의 지도를 받아 설화각의 사무를 어엿하게 보조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했다. 그 외에도, 설화각의 생활도 완전히 적응하였고, ‘어쩌면 외딴 세계를 겉돌고 있는 듯하다는 느낌마저 어느 새 말끔히 지워졌다. 우는 이제, ‘목영으로서 자신이 오를 산을 조금씩 품어가고 있었다.


….

민우의 하루는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태백은 소화 겸 산책을 하러 떠났고, 주호는 자기 위해 방에 살금살금 들어가다 산책을 나가는 태백과 마주쳐 과제를 마저 하러 갔다. 하랑은 설거지를 위해 주방에 남았고, 민우는……

……, 다음 주까지 보내 달라던 결재안이 있었지. 그것 조금 손 보고 있을까?”

하랑은 자신이 서재를 정리할 테니 쉬다 잠자리에 들라고 권유했지만, 저녁 식사 이후로 잠자리까지 시간이 한참 남았던 민우는 서재 정리를 하랑에게 모두 떠맡기는 것이 석연치 않았다. 대청마루에 앉아 밤하늘을 보며 고민하던 중, 민우는 서재에서 사무일을 하며 하랑을 기다린 후, 함께 정리한 뒤 태백과 함께 잠에 들기로 결심했다. 민우는 대청마루에서 벗어나, 하랑의 서재로 향했다.

서재의 문을 열자, 따스한 온기와 편안한 분위기가 민우를 맞이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설화각에 온 이후로 구석에 박힌 곰팡이 마냥 서재에 많은 시간을 있었지만, 민우는 여전히 서재에 올 때마다 새뜻한 느낌을 받았다.

익숙하고 낯선 느낌……. 어째서인지 대학교의 작업실만큼 눈에 익을 법한데, 늘 새로운 것이 마음을 다잡게 하는 것만 같아.”

감회로운 기분에 사로잡혀 서재를 둘러보던 민우는 이곳을 다시 한 번 눈과 머리에 쓰기 시작했다. 그 기분은 바로 어제 골머리 썩히며 책상에 머리를 박으면서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처음 설화각에 왔을 때를 떠올릴 정도의 회포였다. 마치, 그것은 마치…….

하랑이 형처럼…….”

참으로 신비한 사람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한결같이 친근하게 대해주어 꼭 오래된 지인 같으면서도, 어느 구석은 처음 보았을 때의 낯섦이 느껴지는 사람. 주인이 누굴 지 물어볼까 봐, 서재는 그 주인을 빼다 박은 듯했다. -서류 더미만 없다면-깔끔하고 고급 진 목재 책상과 책장이나, 가끔 쉬기 위해 둔 소파와 책장이던지, 오래 됐지만 전혀 자라지 않고 꽃을 피우는 가짜 신력 화분과 책장…….

…….”

언제부턴가, 하랑의 서재 구석 한 켠에는 본 듯 만 듯한 책장 하나가 놓여 있었다. 서재에 책장 따위는 얼마든지 놓여도 좋았지만, 그것은 어딘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지는 책장이었다.

분명 저런 책장은 못 봤던 거 같은데?

위치도 절묘하게 눈에 띄는 그것은 시선을 어느 곳으로 돌려도 눈에 밟혔다. 민우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책장에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책장의 내용물은 주변에 있는 책들과는 확연하게 분위기가 달랐다. 그것은 한 번 눈독을 들여 집어 들었다간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 두 번 다신 돌아올 수 없을 듯한, 괴담에서나 나올 법한 심연의 느낌이었다. 민우는 문득 겁이 났지만, 신성한 설화각에 그런 물건을 함부로 둘 순 없어, 라는 그럴 듯한 이유로 호기심에 눌린 -하랑의 물건에 함부로 손 대는 것에 대한-양심을 달래었다. 어쩌면 도깨비의 소행일지도 모르니까. 그는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책 한 권에 손을 뻗었다.

, , 뭐야……?”

몰래 한 권만 집어 볼 걸 생각한 민우는 이윽고 두 권, 세 권, 여러 책에 손을 대고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낮은 노예와 밤잠 자는 시간’, ‘침대에서 보내는 유쾌한 짓거리들’, ‘생 호랑이 잡아먹기-호랑이 같은 남자 순하게 잡아먹기…… 그것이 바로 조교다!-’ 따위의 글귀가 써져 있는 책들은 잠깐 훑어보기에도 단순한 음설(淫書)을 넘어, 조금은 지배적이고 가학적이기까지 했다. 이런 것들이 어째서 하랑이 형의 서재에? 민우는 당혹감에 입을 막고 책을 바닥에 떨군 채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함부로 막 뒤져보면 어떡하니?”

, 하는 소리와 함께 뒤를 돌아보려던 민우는 순식간에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등에서 강한 신력의 부적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하랑이 자신의 몸을 묶은 걸 알 수 있었다. 민우는 당황과 부적의 힘 때문에 겨우 입에서 소리를 힘겹게 내었다.

, 이게 대체…….”

무어냐고?”

픽 하고 웃는 소리와 함께 하랑은 민우의 말을 가로 챘다. 민우의 등 뒤에서 잘그락 거리는 금속의 마찰 소리가 나고 있었다.

혹시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

한 때 폭군이라고 불리던, 한국에서 가장 강하기로 유명한 산신님이 왜 자기 아래의 작고 어린 호랑이에게 그렇게 무르게 굴었는지?”

그야 나를 사랑하시니까, 민우는 더 이상 입이 움직이지 않아 답을 할 수 없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게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 그럴 수도…….”

이젠 그의 뒤에선 옷을 헤집고 거칠게 벗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럼 크고 늙은 검은 늑대한텐 왜 그렇게 행하셨을까?”

…….”

민우는 대답할 수 없었다. 딱히 머리 속에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정말로 그랬다. 태백 산신은 하랑이의 말 한 마디에도 강하게 밀어붙인 적이 없었다. 한 때 윗사람에게도 크게 대들 정도로 사납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수 없이 들어왔는 데도, 민우는 그런 의문이 들은 적은 없었다. 마치 언젠가, 누군가에게…….

몇 번 호되게 물린 것처럼 말이야.”

마치 민우의 생각을 꿰뚫은 듯 하랑이 말했다. 이제 하랑은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검은 늑대에게 몇 번 물려서, 마치 무기력과 피지배가 학습된 것처럼.”

그럼 이제…….”

하랑은 준비를 마치고 민우의 뒤로 가까이 와, 어깨에 턱을 대고 뺨을 서로 맞대며 친근하게 스킨십을 한 뒤, 책장에 손을 뻗었다.

어떤 책으로 배우셨는지 한 번 같이 알아볼까?”

민우는, 이게 좋겠다, 하며 흥얼거리는 하랑이의 밑에서 크고 뜨거운 것의 불끈거림을 느끼고 있었다. 그 흉기 같은 것은 곧 큰 호랑이에게 했던 것처럼, 어린 호랑이를 가르칠 매일 것이리라. 하랑이 펼친 책의 어휘들이 민우의 눈에 들어와 머리 속을 새하얗게 헤집기 시작했다….



….



"…아. 목영아!

민우는 급하게 책상에서 벌떡 고개를 일으켰다. 그는 언젠가부터 서재의 자기 자리에서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많이 피곤했구나? 당분간 일이 느슨할 테니 오늘은 일찍 침소에 가서 쉬도록 하자. 정리는 내가 다 끝냈어."

"하랑이 형…."

민우의 앞에는 평소의 하랑이가 그를 친절하게 맞이해주고 있었다.

책장, 함부로 손 대서 죄송해요.”

? 책장? 손을 대?”

몽롱하면서도 다급하게 말을 서두르는 민우에게, 하랑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 서재 한 켠에 있는, 낯선…."

책장. 그런 게 있었던가? 민우의 멍한 얼굴을 보곤 생긋 미소 지으며 하랑이 말을 이었다.

"무슨 꿈을 꾼 건진 모르겠지만, 내 서재에 있는 책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꺼내서 읽어도 좋아. 굳이 내 허락을 맡을 필요는 없어."

"민우야, 하랑아."

노크 소리와 함께 서재의 바깥에서 굵고 무거운 태백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 서재에 모습을 비추었다. 몰골을 보아 막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듯했다.

"아직도 안 끝난 게냐? 사무 일이 소강기라 들었다만, 밤이 늦었구나."

"아뇨, 특별한 업무는 없었어요. 마침 목영이도 돌려보내려 하고 있었고요."

하랑은 민우의 어깨에 손을 올려 부드럽게 두드렸다. 민우는 잠이 덜 깬 채로 하랑에게 애매한 밤 인사를 한 뒤, 태백에게 다가가 품에 폭 안겼다. 평소 남들 앞에서 보이지 않던 모습이기에, 어리둥절하듯 태백이 말했다.

"녀석아, 주호한텐 어른이라고 큰 소리 치던 사내 놈이 그게 뭐냐?"

태백은 이렇게 말한 뒤, 하랑에게 마저 못한 밤 인사를 하곤 발그레 웃으며 한 손에 민우를 낚아채듯 들어올려 성큼성큼 서재를 나섰다. 두 호랑이가 나가는 걸 보며 하랑은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서재를 나설 준비를 하였다. 마저 꾸었으면 좋겠네. 하랑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책을 책장에 꽂아 넣고 불을 껐다.












라는 거 보고싶다. 서재 책장 괴담의 진실 여부는 상상에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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