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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마구한청룡수인을검거한셰퍼드소설37앱에서 작성

OoOo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2 03: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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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감상은아카나포스타입에.


(37)



1501호의 부서진 도어락이 땅을 나뒹군다.

당연한 일이었다. 파랑이 있는 힘껏 삽으로 내리쳤으니.

수컷 늑대 커플 둘이서 SM 플레이를 하는 소리인 줄도 모르고.

위험에 빠진 친구를 구하겠다고.



"예, 형님. 아 이분이 그... 넵. 저희가 안전하게 그쪽으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네. 끊겠슴다."



험악한 분위기가 되기 직전, 파랑이 넘겨준 레오드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상황이 진정됐다. 레오드와 이야기를 마친 SM 늑대들은 바지를 주섬주섬 주워 입고 파랑에게 자신들을 소개했다.

그렇게 히죽히죽 웃는 흰 색 털을 가진 늑대가 먼저 헤실거리며 파랑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넉살좋게 인사했다.



"레오드 형님의 그 친구분이셨슴까! 파랑씨 이야기는 형님 통해서 많이 들었슴다. 쪼까 거시기할때 오셨긴 한데, 그래도 반갑슴다! 흰둥임다."



그러니까 이쪽이 아까 까만 애한테 깔리면서 뺨 맞고 좋아하던 놈. M.

그보다 덩치가 조금 더 큰 검은 늑대는 그 옆에서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그... 저희가 가끔씩 격하게 해서요.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이쪽이 아까 하얀 애한테 욕하면서 박고 좋아하던 놈. S.



"검둥입니다."



두놈 모두 체격이 듬직한 게 좋았다. 완전 근육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단 적당한 살집과 실전 근육이 넉넉하게 자리 잡았다고 해야 하나. 웬만한 사람들은 덤빌 생각을 잘 하지 않은 몸집.

인상은 검둥이 쪽보다는 흰둥이 쪽이 더 좋았다.

시골 멍멍이가 헤실거리며 다가오는 듯한 느낌. 그렇지만 어딘가 강단 있어 보인다.



"흰둥이하고 검둥이가 이름이야?"

"아님다. 조직 내에서 쓰이는 별명 같은 검다. 이쪽 세계에서 실명을 밝힐 수 있는 건 이름을 지킬 수 있을 만큼 힘 있는 사람들 뿐이라... 안전을 위해서임다."



그에 반해 검둥이는 덩치에 비해서 약간 움츠러든 기색이 있었다.



"아무래도 주변인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으니까요..."



아까까지만 해도 '씨발, 박아주마!' 같은 추잡스러운 말들도 당당하게 했으면서, 정작 파랑이 앞에 오니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검둥이 늑대였다. 음. 그런 사람이 가끔 있지. 보기보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일지도.

흰둥이가 그런 검둥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말을 마저 이었다.



"레오드 형님도 흰둥이, 검둥이, 그렇게 부르시니 편하게 불러주심 됨다. 아! 근데 우리 검둥이를 깜둥이라고 부르는 건 안됨다. 잘못하면 종 차별적 언어가 되거든요! 하핫."

"음..."



인간 종족이라면 몰라, 털 달린 수인들에게 요즘 그런 게 어딨어.

썰렁한 농담에, 썰렁한 공간에. 썰렁한 바람이 분다.



"차로 모셔다드리겠슴다. 운전해서 오셨슴까?"

"아니, 버스 타고 왔어."

"잘됐슴다. 저희 뒷정리만 하고 바로 갑시다. 추운데 들어와서 기다려주십쇼."



파랑은 늑대들을 따라 들어오면서 집안을 둘러봤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풋풋한 신혼집이다. 있을 건 있고, 없는 건 없고.

지금보니 귀여운 화단도 이들의 솜씨였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레오드에게 그런걸 가꾸는 취미는 잘 없었다.



"검둥! 씻자."

"...응."



둘의 모습이 좋아 보인다.

옆에 꼭 붙어 속삭이면서 서로 놀라지는 않았는지 안부를 묻는다.

한쪽은 달라붙고, 한쪽은 키득거리면서 웃고.

바라만 보고 있어도 주변 공기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파랑의 가슴 속은 되려 먹먹했지만.

왤까.



셰퍼드라면 답을 알고 있을 것도 같았다.

파랑은 괜히 시선을 돌려 물었다.



"근데 아까 유리 깨지는 소리는 뭐였어?"

"엄... 검둥이가 다 마신 와인잔을 떨어뜨려서요. 놀랐지만 뭐 상관없슴다. 좋았으니까."



그랬구나.

파랑은 피식 웃고 몸을 움직였다.



"아! 놔두십쇼. 저희가 이따 치우겠슴다."

"씻고 오세요. 내가 뭐라고."



_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흰둥이가 재잘거렸다.

운전은 검둥이가 맡았다.



"레오드 형님은 좋은 분이죠. 모두에게 친절하고 술도 잘 만드시고. 아까 그 집도 형님이 주신검다! 저희 형님 대단하지 않습니까!"

"흐응. 요즘 레오드 살만한가 보네. 예전에는 바에 진상들이 많다고 그렇게 징징댔는데."

"헤헤, 그렇슴다. 웬만한 놈들은 이제 형님 못 건드립니다. 저희가 지킴다."



신호대기등에 붉은 빛이 들어오고, 잠시 생긴 여유에 검둥이가 웃으며 말했다.



"조직에서 빌려준걸 빼면, 가진 것도 없는 저희에게 기회를 주신 겁니다. 한번 잘살아 보라고. 덕분에 자격 없는 저희가 이런 과분한 행복도 누리고 있는 거죠."

"레오드 형님이 최고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흰 죽을 때까지 형님 따라갈 겁니다. 그치 검둥!"

"...응."



뒷세계 바텐더 겸 카운셀러로서 조직 안에서 청룡 레오드의 영향력이 꽤 큰 것 같았다.

믿을 사람 하나 없는 세상에, 조직 안에서 이렇게 든든한 아군도 만들어놓고.

사람을 좋아하고 아끼는 성격이었으니. 역시 너답다고 해야 할까.

거대조직 어스에 관한 것도 알고 있겠지.



"빨리 만나고 싶네. 레오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_



새로 마련한 레오드의 집은 뭐랄까, 예전보다 신식이었다.

반포자이만큼은 아니지만 꽤 화려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건물을 뭐라고 부르더라. 고급 빌라? 다세대 저택?



안과 밖을 분리하는 커다란 돌담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흰색 담장에는 긁힌 자국이 많았다.

검둥이는 차를 골목 안쪽으로 돌려 후문으로 향했다.

후문에는 철창이 쳐져 있었는데, 검둥이는 익숙한 듯 호출 버튼을 누르고 그 위에 달린 카메라를 바라보며 보고했다.



"저희 왔습니다. 검둥이하고 흰둥입니다. 레오드 형님의 손님이 동승하고 계십니다. 7층 좌측 거주 공간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후문이 열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주차 공간이 굉장히 넓었다.

대충 아무 데나 세워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검둥이는 각까지 맞춰서 알맞게 주차했다. 구석탱이에.



대리석으로 장식된 로비에는 엘리베이터가 두 개 있었다.



왼쪽은 7층, 오른쪽은 2층.

검둥이는 왼쪽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파랑은 잠시 갸웃하다 오른쪽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아. 거기는 아닙니다."

"왜? 여기가 더 빠르잖아."

"양옆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갈 곳은 왼쪽 7층입니다."



옆에서 흰둥이가 끼어들었다.



"보고한 곳으로 가지 않으면 보안요원이 오기도 함다!"

"저번에 흰둥이가 다른 곳으로 갔다가 거기 사는 분들이 난리가 났거든요."

"사람 얼굴을 보고 놀라면 쓰나! 쯧. 이상한 놈들임다."

"보안이 철저한 곳이라서요."



별나군.



"그럼 뭐."



파랑은 늑대와 함께 왼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도착한 7층에는 한 세대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현관문이 널찍하고 강건했다.

701호라던가, 그런 네임 태그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아직 벨을 누르지도 않았는데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

레오드가 밝은 얼굴로 마중을 나온 것이다.



"파랑!"



그 얼굴이 너무 맑아서, 용건이 있어서 왔다고 말하기에 미안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파랑이 다음으로 할 일은 곧 다가올 반동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현관에서 튀어나오자마자 달려와 안기는 레오드를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다행히도 파랑은 그 정도는 무리 없이 받아낼 수 있었다.



"나왔어. 레오드."

"응. 잘 왔어."



예나 지금이나 안기는걸 좋아하는 친구였다.



_



레오드는 다른 청룡들과는 남다른 면이 있었다.

비늘색이 청록과 푸른색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다른 청룡들과는 다르게, 레오드의 비늘색은 유난히도 짙었다. 검푸른 진청색이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었다.

종족 특성상 나름의 근육질과 괜찮은 떡대를 보장하는 청룡임에도, 레오드는 유독 슬림한 느낌이 강했다.

청룡들 사이에 서 있으면 눈에 띄는 면이 있었는데. 최근 운동을 했는지 그 슬림한 몸에 근육이 꽉 들어차 나름 덩치도 커지고, 더 멋있어 보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파랑."

"음... 아니. 오랜만에 보니까 좋아서. 운동했어?"

"알아봐 주는구나. 역시 넌. 기쁘다 친구야."



레오드의 오른손과 파랑의 오른손이 공중에서 만났다.



찹ㅡ!



파랑과 레오드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파랑. 그냥 내가 보고 싶어서 찾아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내가 아는 파랑이는 그러지 않을 것 같아서. 갑자기 날 찾아온 이유가 있을 텐데."

"음~ 뭐. 그냥 네가 보고 싶어서 찾아왔을 수도 있지. 레오드."

"왜 이래. 답지 않게 내숭은."



그렇게 말하는 레오드의 입꼬리는 쓱 올라가 있었다.

내가 찾아와줬다는 사실이 기쁘긴 한가보다.

파랑은 눈을 한번 굴리며 대답했다.



"그렇다고 용건이 없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이고."

"으휴, 거 봐라. 넌 항상 그런 식이지."

"그렇지만 너도 정말 보고 싶었어."



레오드는 여전히 좋아 보였다.

앉은 의자에서 다리를 흔들고, 꼬리도 설렁설렁 흔들면서 파랑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뒤에 흰둥이가 와인잔 두 개를 가져왔고, 살포시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뒤따라온 검둥이는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열고 잔에 부드럽게 따라낸다.

레오드는 익숙한 듯 잔을 받고.



"고마워."

"제 일입니다."



파랑도 잔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테이블의 주변 정리를 마친 늑대들은 부엌 쪽으로 걸어가면서 조용히 안주를 고민했다.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면서 뭘 내놓으면 좋겠네 어쩌네 저쩌네,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쟤네들은 맨날 저래?"

"어. 귀엽지. 내 동생들이야."



레오드도 둘을 보며 샐샐거리며 웃고 있는 게, 비슷한 감상인 것 같았다.

슬슬 본론으로 넘어갈 타이밍이었다.



"레오드. 진지하게 상의할게 있어서 찾아왔다. 우리 청룡들과 관련한 이야기야."

"음. 그렇지. 말해봐."



레오드는 짧게 입맛을 다시고 와인을 한 모금, 두 모금, 아니 한 번에 전부 마셨다. 꽤 많은 양이었는데.



늑대들은 멀리 떨어진 부엌에 있었다.

파랑은 그들에게 들리지 않게 목을 가다듬고 정제된 목소리로 작게 물었다.



"최근 뭔지 모를 뒷세계 공작 때문에, 우리 청룡들에게 일족수배가 내려질 위기에 처했다. 레오드."

"살인, 납치, 유기, 갖가지 범죄. 하나부터 열까지 어떤 조직과 연루되지 않은 게 없어."



"음."



의외로 레오드의 반응은 침착했다.

웬만한 사건으로는 놀라지 않는 강심장인 건 알고는 있었지만, 지나치게 평온했다. 레오드는.

이상한 일이었다.



"살인 현장에서는 청룡들의 푸른 비늘이 나오고, 우리만 만들 수 있는 깔루아밀크가 보란 듯이 전시된다. 모든 증거들은 우리를 가리키고 마침내는 일족수배가 내려지기 직전이야. 우린 지금 의심받고 있다."

"솔직히 진짜 우리 청룡들이 정말 그런 짓을 하고 다녔는지, 아니면 누명을 쓴 건지는 상관없어. 나는 우리 애들이 안전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이런 사건. 덮어버릴 거니까."

"하지만 말이야. 레오드..."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렇게 뒷세계 조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들인데.

조직 카운셀러인 레오드가 모르고 있었을 리가 없었다.



"넌 이걸 알고 있었나?"

"..."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알았으면 왜 나에게 보고하지 않았지? 청룡들이 연루된 사건인데."

"..."



파랑은 그렇게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이 거대한 저택과 보안시설은 어떻게 된 거고."



작은 조직에서 바를 운영하고, 카운셀러로 일한다기엔.

이 청룡은 지금 너무 과분한 취급을 받고 있었다.



"쟤들한테 준 집은 뭐야."



파랑은 불길한 예감에.

허리춤에 착용하고 있던 권총에 티 나지 않게 손을 얹었다.



"너, 돈 없었잖아."

_________

p1

//쳥룡셰퍼드소설인데셰퍼드가안나오는소설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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