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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세계로 가서 수인 만나는 이야기 (18)

새벽의 점갤러(125.182) 2024.04.23 02:20:28
조회 80 추천 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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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제니스를 향해 위협적인 기세로 곧바로 창을 내지를 것처럼 자세를 잡았다.


“저, 저기 잠깐만요!?”


“...이래도!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진정하세요!”


...안되는건가.


“...안나시는군요. 실례했습니다.”


나는 다시 창을 벽걸이에 걸었다. 나름대로 나와 제니스의 첫 만남의 상황을 재연해 본 것이었는데 이 정도로는 부족한가보다.


무언가….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와 이마를 짚으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뒤에서 빤히 쳐다보던 제니스는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곧 있으면 밤이 될 겁니다.”


“아…. 그렇군요.”


나는 앉아있던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제니스는 내가 자신의 말을 잘못 이해했다고 생각했는지 급히 말을 덧붙였다.


“나가달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냥...오늘은 침대에서 주무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일어선 채로 말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불청객이 침대까지 쓸 수야 없지요.”


“집 주인분은 침대에서 주무시길. 저는 바닥에서 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자 내 말을 들은 제니스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머리를 부여잡고있는 것이 나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머리아픈 걸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기, 잠시만...으윽..!”


“...왜 그러십니까.”


이마를 짚던 제니스는 찡그린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우리, 이 대화 언젠가 한 적이 있죠?”


“...그걸 제가 대답해 드리는 게 의미가 있습니까.”


내가 내 입으로 말해봐야 소용없다. 어디까지나 제니스의 기억은 본인이 스스로 기억의 저편에서 찾아와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제니스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그저 이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말을 마친 나는 그때와 똑같이 벽난로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번에는 제니스 쪽에서 침대에 걸터앉아 머리를 부여잡으며 낑낑대고 있었다. 억지로 가려진 기억을 다시 끄집어낸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제니스에게 달려가싶은 걸 참는 것만큼이나 힘들지않을까.


드문드문 제니스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분명...익숙한데...그 창도...지금 이 상황도...”


“그런데...누구였지?”


그렇게 머리를 부여잡으며 낑낑거리기를 몇 분. 아직 조금은 찡그린 표정의 제니스가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


“...지금 굉장히 묻고 싶은 것이 많지만,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죠.”


“우선은 미리 사과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나에게 뚜벅뚜벅하고 더 가까이 걸어오는 제니스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내던지지 말고 천천히 내려놓아 주시길.”


내 말에 놀란 제니스가 나에게 다가오다 멈췄다.


“이상하게도…당신은 나를 너무 잘 알고 있군요.”


“‘이번에는’이라니...”


“당신은 대체 누구죠?”


나는 조금은 쓴웃음을 지었다.


“미안합니다.”


“...대답은 안 해주시겠다는 말이군요.“


잠시 가만히 서있던 제니스는 이내 다시 내게 다가왔다.


한쪽 팔로는 내 등을 부드럽게 감싸안고, 다른 한쪽 팔로는 내 오금을 감싸안아 들어 올렸다.


이런 걸 공주님 안기 자세라고 하던가…제니스는 이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지.


그렇게 나를 아주 가볍게 들어 올린 제니스는 천천히 침대로 걸어가며 말했다.


”나는…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당신이 밉습니다.“


그리곤 내가 부탁한 대로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침대에 나를 내려놓아 주었다.


그러다 잠시 가만히 선 채로 말에 뜸을 들이더니 자신의 손바닥을 쳐다보더니 몇 번을 쥐었다폈다를 했다.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금 제가 당신을 들어 올렸을 때...“


”...이상하게도, 아주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제니스는 내 옆에 나란히 눕더니 이내 팔뚝으로 눈가를 가렸다.


”...당신이 정말 싫은데, 당신이 정말 좋습니다.“


”지금 저조차도 제 감정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나도...무섭습니다.“


나는 상체를 일으켜 눈가를 가리고 있는 제니스의 팔뚝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요.“


그러자 제니스는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제가 당신이 누구인지 영원히 알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나는 천천히 제니스의 뺨을 어루만졌다. 눈물이 흘려내려 축축해진 털이 느껴졌다.


”저는 당신에게 아무런 대답을 해줄 수 없지만, 이 말 만큼은 해도 괜찮을 것 같군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행동이 있다면, 마음이 바라는대로 하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팔뚝 너머로 눈만 조금 보이는 제니스가 되물었다.


”...정말로요?“


나는 그 질문에 미소로 회답해 주었다.


그러자 제니스도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아주 강하게 하지만 부드럽게 나를 두 팔로 감싸안았다. 등을 감싼 제니스의 팔이 나를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얹은 제니스에게서 울먹임이 느껴졌다.


”제발, 나를 떠나지 말아주세요...“


제니스가 히끅거린다.


”비록 오늘 처음 만난 당신이지만...“


”지금도 너무나도 미운 당신이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보고 싶었고 그리워했던 당신이기에...“


제니스가 다시 한번 히끅거렸다.


”나를 떠나지 말아주세요...“


”좋아해요.“


--


알러뷰


완결회차까지 모두 작성이 끝났습니다. (20)에 완결예정.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요.


마지막까지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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