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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호걸_외전앱에서 작성

미몰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0 1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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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에는 털에 머금은 습기가 싫어.







나는 습기가 높은 날을 정말 싫어한다.
습기가 높은 날에는 항상 피부에 무언가를 바른듯, 항상 끈적끈적하니까.

혹시나 비라도 오는 날은, 정말 최악이다. 

물론 집 안, 어둑어둑한 방에서 고요를 느끼는 것만큼이나 소소한 행복은 없지만…

“헉, 헉…”

이렇게 오늘과 같이 우산도 쓰지 못한채 밖에서 걸어다닐 일이라도 있으면, 정말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나기 마련이다.

늦봄, 꽃샘추위가 전부 가시고 한참 때아닌 더위가 기승을 부릴때. 

봄치곤 너무 더운 날씨가 아닌가 싶을때 내린 봄비는 그 더위도, 황사도 먼지도 전부 가라앉혀주는 고마운 비다.
하지만 밖을 돌아다닐때의 이런 비라니… 그것도 산을 타고 있는데 말이다.

“으악!”

속으로 봄비에 대한 이런저런 트집을 잡고 있자, 마치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빗물이 고인 웅덩이가 물을 튀기며 내 바짓단을 적셨다.
앞만 보고 걸어간 내 잘못도 있지만… 

“아… 짜증나…”

무언가 오늘 아침부터 운이 안좋았다.

이번주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설화각으로 돌아가는 길. 
비가 온다고 해서 챙겨온 우산을 강의실에 두고 학교를 나왔을때 부터 무언가 느낌이 안 좋았다.

시간에 맞춰 나온 버스는 평소보다 더 일찍 도착해서 놓치지를 않나, 조그만 정류장은 천장이 전부 무너져서 비를 막지도 못하고 떨어지지를 않나.

그렇게 간신히 잡아탄 버스에는 만석이라, 상당히 먼 거리를 서서 가야했다.

“... 아저씨 부를까..”

나는 빗물에 터치하나 제대로 인식 못하는 휴대전화 속, 하랑의 연락처를 찾아내 잠시 고민했다.
내가 우산도 없이 이 산 속을 헤집고 있다는걸 아저씨가 알면 이 산속을 전부 헤집으면서라도 달려오겠지.

“음…”

그렇지만, 지금 부르기엔 좀 그렇다.
아까부터 계속 비를 맞아온 탓인지, 내 몸은 거의 대부분이 젖어있었다.
아침의 따뜻한 날씨에 속아 걸치고온 셔츠와 그 안에 받쳐입은 얇은 반팔,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비에 젖어 내 땀을 머금은 털과 달라붙어 엉망이 된 꼴이였다.
게다가 이곳저곳 오면서 붙은 흙탕물까지…

그 짫은 기간동안 제 아무리 볼것 못볼것 다 보여준 사이라지만, 그래도 나는 아저씨에게 멀쩡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역시… 그냥 가자.”

“어딜 가느냐?”

“어…?”

나는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 시선이 닿는곳에는,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태백아저씨가, 내 뒤에 서 있었다.

아저씨는 언제나처럼 단청색 두루마기를 입고 서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생긴 우산도 함께 들고있었다.
흰색의 종이로 만든 우산. 흔히 지우산이라 부르는 공예품이였다.
그 우산이 얼마나 큰지, 한 덩치하는 태백의 몸을 무리없이 전부 다 가리는데 충분했다.

흰 우산을 든 청색의 옷을 입은 백호. 그리고 비가 오는 산의 수풀속.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그 광경에, 나는 할 말을 잃고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이였다.
내가 아무말 없이 덩그러니 서 있자, 말을 먼저 건넨건 태백이였다. 



“대체 여기서 뭘 그리 서 있는게냐? 아주 물에빠진 생쥐꼴을 하고 말이다.”

다소 장난기가 섞인말로 건네는 그 말에는, 따스한 애정과 약간의 걱정이 섞여있었다.

“태백… 아저씨?”

“그래. 네가 그리 좋아하는 태백아저씨다.”

태백은 그 말을 하며 나에게 천천히 다가와, 큰 우산으로 나를 가려줌과 동시에 자신의 두루마기를 벗어 나에게 걸쳐주었다.

“아, 아저씨.. 저 다 젖었는데…”

“괜찮다. 어차피 슬슬 빨때가 되어서 말이다.”

“아…네….”

큰 품을 가진 태백의 두루마기는, 태백 아저씨의 냄새가 났다.
비가 와 높아진 습기에 예민해진 후각에 평소보다 더 진한 냄새가 나는 듯 했다.
방금까지 입고있던 탓인지, 아저씨의 온기까지 느껴졌다.

아, 뭔가 진정되는 느낌이야….

“그래서, 우산 하나 없이 대체 뭘 하고 있던게냐?”

내가 멍하니 두루마기에 대한 감상을 머릿속으로 늘어놓던 중, 태백아저씨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아, 그… 오늘 올때 학교에 우산을 두고 와서요.”

“그렇다면 거기서부터 계속 비를…?”

“하하… 그.. 렇죠?”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아저씨를 바라보자, 태백아저씨는 순식간에 얼굴이 심각해지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나는, 태백의 표정에서 많은 말을 읽어낼수 있었다.

내가 항상 이것저것 잘 챙기고 다니라 하지 않았느냐.

제아무리 날이 풀렸다고 해도,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쌀쌀한데 감기에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내가 널 연모함을 알고도 이러느냐…..

그 금안에 비친 수만가지의 말은, 하나도 빠짐없이 나를 걱정하는 말들이였다.
그 물음에 내가 답할수 있는 최선은…

“으음…”

나는 나를 향해 숙인 몸을 향해, 팔을 뻗고
입을 향해, 내 입을 맞추었다.

“흣… 으읏…”

그저 간단한 입 맞추기로 끝낼 요량이였는데,
태백 아저씨는 습기에 젖은 내 몸을 끌어안았다.

아직 젖어있던 아저씨의 몸은 내 몸의 습기를 머금어, 점점 축축해져 갔다.

비 내리는 기분좋은 소리가 점점 멀어져 내 머릿속에 웅웅 울리게 되어, 나와 산신님의 두근거림밖에 들리지 않을때 까지.

우리의 입맞춤은 멈추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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