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일찍 몬트가 찾아왔다. 피부는 푸석푸석하고 눈동자는 충혈된 것으로 보아 잠을 자지 못해 온 것 같았다. 

“밤새 악몽에 시달린 모양이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밥도 안 먹고 온 겁니다.” 

“어떤 악몽인데 그런지….” 

“자살한 형수가 밤마다 꿈에 나타납니다.” 

형수는 몬트가 결별을 통보한 후 몇 달째 애원해도 마음을 돌리지 않자 6개월 전에 자살했다고 한다. 

그 후 밤마다 꿈에 나타나 “왜 내 진심을 몰라주나” “난 아직도 널 사랑한다” “내 사랑 안 받아주면 저주할 거야” 등 온갖 사연을 다 털어 놓는다는 것이다. 요즘엔 회사서 업무를 보내 데도 형수의 환영이 보여 미칠 지경이라고 한다. 

몬트는 사연 말미에 진짜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고 후 형수 부모가 천도재에 와 달라는 부탁을 거절해서 죄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원혼을 달래고 싶다고 했다. 

일리가 있는 고민이다. 망자가 한이 있으면 상당수는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맴돌면서 한풀이를 한다. 

구천을 맴도는 원혼을 중음신이라고 부르는데, 방치하면 원한을 품을 상대에게 한풀이 해코지를 한다. 형수가 몬트 꿈에 자주 나타나서 괴롭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망자의 한을 푸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굿이다. 망자의 혼을 불러 원한을 품은 상대와 대화로 화해시키면 원혼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이 몬트도 굿을 통해 형수와 화해의 장을 마련했더니 “진심을 알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영원히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