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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시고나. 다 자자.모바일에서 작성

심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2.26 01:01:29
조회 41 추천 0 댓글 2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바깥에, 마알간 붉은 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점만한 크기로 빛나는 그 불빛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찬동했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두근거렸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있는 것 같았다. 그 불빛은. 몽환적이었다. 현실이 아닌 듯한.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 허공에 떠 나긋하게 춤을 추는 그 자태는 환상적이라는 단어 그 자체만이 묘사할 수 있는. 그래. '환상'과도 같은 색채였다. 상상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었다. 나는 알 수 없는 감동이 눈가를 적시고 있음을 느꼈다. 불빛. 불빛이 번져왔다. 퍼져왔다. 곳곳으로. 나에게까지...

..우스운 것 하나. 그 불빛은 그냥 담뱃불이었을 뿐이였다.
..우스운 것 둘. 나는, 그 사실을 알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을 써야했다.

형이 베란다 난간에 두 팔을 걸친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흐릿하게 번져 보이는 연기가 담배 끄트머리의 붉은 불빛으로부터 피어올랐다. 그리고, 밤겨울 하늘 속으로 천천히 흩어져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 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그 담배 끄트머리로부터 시선을 쭈욱 올려 형을 바라보았다. 한 겨울. 감기 든다는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반팔, 반바지 차림을 고수한 형은 어딘가 먼 곳을 보고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 얼굴에는 걱정으로 인한 시름도, 아무것도, 그 아무것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담배 한 개비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입으로 가져다 댔다 떼었다 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창틀을 한쪽 손으로 잡아 밀었다. 베란다 문이 열리자마자 쏟아지는 밤중의 공기. 놀라울 정도로 차가워서 정신이 번뜩 들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에 취해있던 내게 쏟아지는 겨울 바람은, 순간 졸도해버릴 정도로 아찔하게 차가운 것이었다. 가장 추운 시간일 지금에 부는 바람은 얼굴에 들이닥쳤고 나는 얼굴이 떨어져나갈 듯한 괴로움에 몸을 떨었다. 그때까지, 내게 희미하게 남아 있었던 잠기운은 몰려온 그 괴로움의 손을 잡고 마치 사랑에 빠진 두 연인들처럼 여행을 떠나갔다. ...그렇게 잠이 사라지자 나는 형의 모습을 더욱 선명히 볼 수 있었다. 자세히보니 형의 주변에, 이미 빛이 꺼져버린 죽은 담배들이 잔뜩 뭉개져 있다. 상당한 양의 담배가 허리 끊어지고 머리 뭉개진 채, 차가운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형이 신고 있는 분홍 슬리퍼 두 짝이 밟아 누르고 있는 그 곳은, 가히 전사한 담배들의 무덤이라고 부를만 했다. 제 멋대로 흩어진 담뱃재가 바람에 실려 들어왔다. 익숙한 담배 냄새. 가끔씩 형으로부터 맡을 수 있었던 불쾌한 향이 실내로 밀려들었다.
"형.. 이 시간에 무슨 담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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