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랑은 길게 하품을 하며 돌아누웠다.
정열적인 밤을 보냈던 상대는 벌써 일하러 나간 것 같았다.
코 끝에서 색기 넘치는 향기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그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창문을 열어제꼈다.
아침 특유의 맑은 공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슬슬 나도 준비해야지."

희랑은 기지개를 켜며 부엌으로 걸어갔다.
어제 해놓은 반찬거리 몇개를 식탁위에 올려놓고, 미리 해놓은 밥을 그릇에 퍼담았다.
그 남자는 밥도 안먹고 나간것인지, 싱크대에는 아무 식기도 놓여있지 않았다.
허리에서 미묘한 통증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밥알을 젓가락으로 일일이 세워가며, 희랑은 어제의 기억을 떠올렸다.

"내 어떤면이 마음에 들어?"

"전부 다 좋아하지."

"구체적으로 어디가?"

그 남자는 희랑의 눈 밑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여기 있는 문신이랑..."

그리곤 보기좋게 적당히 파인 쇄골을 간질이며 손을 훑어내려갔다.
그는 이미 벌려진 셔츠 사이로 손가락을 넣더니, 붉은 문신 사이에 감춰진 분홍빛 돌기를 살짝 비틀었다.

"흐읏!"

"이 정직한 반응이 좋다는거야."

그는 더이상 주체할수 없는지, 축 늘어져있던 희랑의 몸을 부여잡고 힘있게 물건을 찔러넣었다.
희랑은 배꼽 아래에서 올라오는 묘한 느낌에 전율하며 그의 등을 움켜쥐었다.
그 남자는 보통 정력적인것이 아니어서, 희랑이 만족하고 나서도 몇번이나 사정할 정도였다.
여태껏 겪었던 밤보다 훨씬 길고 긴 밤이었다.

덜그럭

희랑은 너무 생각에 심취한 나머지 젓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는 투덜거리면서 젓가락을 주워들고 얼마 담기지도 않은 밥을 음식물 쓰레기통에 쏟아넣었다.
몸매 관리는 기본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했기에 평소에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뻗친 털을 일일이 빗어넘기고 다시 거울을 바라보면 항상 자신감이 샘솟았다.
희랑은 샤워기를 집어들고 따뜻한 물을 틀어놓았다.
얼굴에 이렇다 할 트러블도 없었고, 거울엔 언제나처럼 잘생긴 얼굴이 비춰지고 있다.
희랑은 바디샴푸를 다섯번 짜고 난 뒤, 온 몸에 풍성하게 문질렀다.
그렇지않아도 반지르르 윤기가 흐르던 흰 털이 아침햇빛을 받고 보기좋게 반짝였다.
별로 몸집이 있는 편이 아닌데도, 샤워를 마치고 나선 수건 세장을 써야했다.
머리용 수건, 상체용 수건, 하체용 수건을 일일이 써야 안심이 됀다.
드라이기로 양껏 털을 말리자, 부드러운 털이 보풀처럼 일어났다.
희랑은 정성스레 빗을 털 속에 꽂아넣고 털을 쓸어내렸다.
약간 삐져나온 털이 있다면 작은 가위로 전부 정리해야 마음이 놓였다.
팔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희랑은 잘 다려진 셔츠를 몸에 걸쳤다.
그리곤 윗 단추 두개를 풀어놓고, 문신이 잘 드러나는지 확인했다.
털을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는 드로즈와 청바지를 입고 책가방까지 들고 나서야 희랑은 자신있게 현관문을 나섰다.

일단 프로필에 짚어준 특징은 될수있는한 전부 드러나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