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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순이 시리즈 - 딜도서리 1편모바일에서 작성

어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2.17 13:46:00
조회 82 추천 0 댓글 4


"얘, 종범아!"

제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종범은 눈을 떴다. 하품을 하며 오늘도 힘차게 날아오를 준비라도 하듯이 기지개를 켜는 사이, 그는 창 밖을 힐끗 보았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히 기분 좋은 태양빛이 방 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는 밤새 엎드려 자던 책상에서 즉시 일어났다. 허리가 조금 뻐근했다.

'어제 웹툰 작업하다가 깜빡 잠들었네. 오늘 안에는 끝내야지.'

마우스를 가볍게 흔들자, 화면 보호기가 꺼지면서 컴퓨터 화면에는 그가 어제 작업하던 원고가 떠 있었다.
일단 아침부터 먹고 그것을 마저 작업하기로 계획하고, 종범은 컨트롤 키와 S 자판을 동시에 눌렀다.

"종범아!"

종범의 어머니가 다시 한 번 그를 불렀다.
밤새 헝클어진 머리칼을 대강 정리하면서 그는 방문을 열었다.

"네, 엄마?"

자신의 어머니, 조 이자 여사를 보는 종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웬일로 그녀는 평소의 앞치마 차림이 아니었다.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꽤 멋지고 여성스럽게 차려 입은 것으로 보아하니 동창회에라도 가는 모양이라고 종범은 생각했다.

"엄만 나갔다 올테니까 집좀 잘보고 있어. 늦어도 12시까진 돌아올거야."

"정오요?"

"얘가 진짜 시간감각이 없어졌나? 지금 오후 한 시 조금 넘었어!"

그 말에 종범의 눈동자가 자연스럽게 거실에 걸린 뻐꾸기 시계를 향해 돌아갔다.
과연, 똑딱똑딱 잘만 돌아가는 시계는 13시 1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언제부터 자신의 기상시간이 이렇게 되었을까, 종범은 자신의 생활 패턴이 망가져가는 것이 실감이 났다.
아무리 일찍 자려고 해도, 웹툰 작업이 밀려있고 핸드폰 게임이 너무 재미있는 까닭이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후회한들 어쩔 도리는 없다.
앞으로는 생활습관을 고치겠다며 그는 늘 그래왔듯이 마음 속으로만 결심했다.
진짜 고쳐질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이자가 말을 이었다.
"오늘 오후쯤에 택배가 하나 올 거란다. 받아놓으렴."

"안방에다가 놔두면 되죠?"

"그건 절대로 안돼!"

순간 종범은 너무 놀라서 간이 떨어지는줄 알았다.
야단을 맞는 중이었던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조여사의 목소리는 매우 컸는데, 어떻게 토끼가 저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건지가 미스테리였다.

"엄마, 설마 혹시 그 택배로 온다는게..."

종범이 말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조여사가 먼저 선수를 쳤다.

"절대 종순이에게 들켜선 안돼! 네 방에 꼭꼭 숨겨놔!"

절대 종범의 동생인 종순이 알아서는 안 될 물건이라...
종범은 이미 그게 무엇인지 눈치를 챈 듯 했다.

"역시, 그거였군요... 딜..."
"샷따 마우스!!!"

행여나 누가 들을세라 조여사가 종범의 입을 손바닥으로 턱 하고 막았다.
하긴, 직접 이름을 언급하긴 민망한 물건인지라 종범도 엄마의 행동에 동의하고 조용히 서 있었다.
그래도 그것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는지, 그녀가 다른 손을 입에 대고 쉿-! 소리를 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 밥은 해 놨으니 알아서 챙겨먹고, 무슨일 있으면 전화하렴."

"그럼 다녀오세요."

현관문이 닫히고, 조여사의 또각거리는 구둣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그제서야 종범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자유를 얻은 것이다.

엄마 눈치를 안보고 마음껏 웹툰 작업을 할 수 있는 자유.
먹고 싶은것만 먹고, 먹기 싫은 것은 버려버리는 자유.
TV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자유.
그 외에도 이것저것 많은 기타등등의 자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종범은 결코 깨닫지 못했다.
그 자유라는 것이 가끔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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