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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모바일에서 작성

케모너(220.79) 2014.02.16 01:03:16
조회 93 추천 0 댓글 6


해인이는 아기고양이 티를 완전히 벗지 못해서,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아왔다.
새하얀 털 사이로 반짝이는 푸른 눈을 볼 때마다, 난 열등감을 느껴야했다.
그런데 그날부터, 내 여동생은 잠잘때나, 밥을 먹을때나,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그 인형을 꼬옥 쥐고 다녔다.
인형에 해인이의 하얀 털이 안묻은 날이 없을 정도였다.
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린 아이들이 지닌 소유욕은 어른으로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인형에 대한 그 아이의 집착은 점점 커져만 갔다.
잠을 잘 자고있나 싶어서 방문을 열면, 해인이는 가끔 인형을 붙들고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로선 벽돌담밖에 보이지 않는 그곳을, 어째선지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상한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일을 하던 도중 갑자기 전화가 왔다.
종일반에 있던 해인이가 유치원 친구를 때렸다는 전화였다.
난 급하게 교대를 맡기고 한걸음에 유치원으로 달려갔다.
해인이는 평소답지않게 독기 품은 눈으로 친구를 꼬나보고 있었고, 친구의 어머니도 기가 찬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나는 억지로 고개숙여 사과시키고, 평소엔 타지도 않는 택시를 태워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차에 타있는 내내, 선생이 했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인형을 만지던 친구를 장난감 식칼로 후려치고 밀어 쓰러뜨렸다.\'


평소에는 절대로 그런 대담한 일을 벌일 아이가 아니다.
그때부터였다.
그 인형에 뭔가 의구심을 지니게 된 시점이.



그날로부터 2주일이 지났다.
내 여동생은 그새 피부과를 여러번 다녀와야 했다.
풍성했던 흰 털은 이곳저곳 빠져서 분홍빛 살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였다.
의사는 생전 처음보는 현상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역설했고, 치료약을 많이는 줄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렇게 어린나이에 발모제를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여동생을 데리고 버스를 타면서, 어머니는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집에 돌아오자, 여동생은 인형을 끌어안고 tv 앞에 주저앉았다.
어머니는 멍한 표정으로 사과를 씻고, 쓰레기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난 과도를 들고 여동생 옆에서 사과를 깎아주었다.


챙강


주방에서 파열음이 들려왔다.
다급히 주방으로 달려가자, 깨진 접시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빗자루로 접시를 쓸고, 청소기를 가지러 마루에 나간 순간, 난 나도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안돼!"


여동생이 멍한 표정으로 과도를 들고있었다.
재빨리 다가가서 과도를 뺏고, 여동생의 어깨를 여러번 흔들었다.
그런데, 귀에 난 털이 쭈뼛 솟았다.
뒤를 돌아보니, 여동생이 그토록 좋아하던 인형이 식탁에 몸을 기대고 정확히. 우리쪽을 향해있었다.



그 일 이후로, 난 그 인형을 쓰레기장에 몰래 버렸다.
밤에 여동생이 자고있을 때 몰래 한 일인데도, 여동생은 모든걸 알고 한마디만 할 뿐이었다.

\'왜 갖다 버렸어.\'




그 일 이후로 여동생의 털은 조금씩 다시 나기 시작했고, 이젠 사진으로만 그때의 처참한 몰골을 생각해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내가 한 행동이 편집증적 망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난 그것을 갖다 버린것에 일말의 후회도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내가 일을 그만뒀던 그날, 마트고객의 여자아이 하나가 똑같은 인형을 들고온 이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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