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은 책가방을 메고 걸어나왔다.
운동장에선 고소한 음식 냄새들이 풍겨왔다.


"무슨 냄샐까?"


다니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닭꼬치에 불고기,떡볶이 등등
어린 아이라면 한번쯤 기웃거릴만한 주전부리들이 그득했다.


"바자회네!"


"응 맞아."


다니엘은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았다.
언제 따라왔는지, 크라우스가 뚱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언제 왔어?"


"저-기 앉아있었지."


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서 닭꼬치 먹자."


"나 아빠가 돈 안줬다."


"그래에?"


다니엘은 주머니를 뒤적였다.
엄마가 넣어준 이천원이 손에 잡혔다.
이천원짜리 닭꼬치 하나를 나눠먹으면 위에 기별도 가지 않을 것 같았다.


"으응... 난 돈 있어."


"얼마나 있어?"


"이천원."


크라우스는 한참동안 뭔가 꿍꿍이를 꾸미는 표정으로 다니엘을 쳐다보았다.


"왜 그래?"


"암것도 아냐. 나 닭꼬치 나눠주라."


"그래."


두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포장마차에 다가갔다.
이천원짜리 닭꼬치는 양념도 듬뿍 칠해진데다 양도 실했다.
다니엘은 아줌마한테 닭꼬치를 넘겨받고, 기쁜 표정으로 입을 크게 벌렸다.


"나 잠깐 줘"


크라우스는 앗 하는 사이에 닭꼬치를 빼앗아들고 뛰어갔다.
울타리 위로 뛰어오른 다음에, 교문 석상 위로 기어올라갔다.
다니엘은 악다구니를 지르며 아래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빨리 나 줘!"


"싫은데에"


크라우스는 종이컵에 닭고기들을 뽑아담았다.
그리곤 보란듯이 고기를 찍어서 먹기 시작했다.
침만 흘리고 서있던 다니엘은, 팔짱을 끼고 으름장을 놓았다.


"너 계속 그러면 아빠한테 이를거다."


"일러라 "


이러는 와중에도 닭고기들은 한조각씩 사라지고 있었다.
다급해진 다니엘은 울타리를 타보려고 했지만 번번히 미끄러졌다.


"한입만 주세요! 하면 줄게."


"싫어!"


서너번 미끄러지는 동안에, 크라우스는 얄밉게 고깃덩이를 우물댔다.
씩씩거리던 다니엘은 기어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나 한입만 달라니까..."


"그런걸로 울구 그러냐! 너 먹으라고 많이 남겨뒀으니까 올라와서 먹어."


크라우스는 석상 꼭대기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다니엘은 뚱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울타리를 기어올라갔다.
석상까지 간신히 올라온 다니엘은 헤벌쭉 웃으며 종이컵을 집어들었다.


"이잉?"


종이컵엔 허연 비계덩이가 하나 들어있었다.
다니엘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비곗덩이를 집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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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내 스테이크에는 비계가 이렇게 많은거야?"

"기분탓이겠죠."

다니엘은 투덜대는 수인을 뒤로한채, 의미있는 미소를 지으며 고깃덩이를 접시에 덜었다.





외전이지만 원래 스토리랑 관계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