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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혐오하고도 성이 안차서 주변사람한테까지 퍼진것 같다모바일에서 작성

어넝(223.62) 2014.02.06 19:56:36
조회 86 추천 0 댓글 3

사실 내가 어렸을때부터 소심하고 형도 장난식으로 나 자주 괴롭히곤 했었는데
누가 나 놀리면 때려주고 간식같은거 자주 챙겨주고
당시 우리형 얘기하면 애들이 부러워할정도로 완벽하고 착한 사람이었어
솔직히 지금도 형이 변한건 아니고 내가 변한거지만
한때 내가 그쪽 취향이란거 깨달았을때도 형 같은 성격인 사람이 이상형으로 생각될 정도였고(형 본인 빼고)
그정도로 형이 존경스러웠고 형을 롤모델로 삼았고 내가 갤질하면서 괜히 형 깔거란 생각도 못했다
예비 고3때 형이 인서울 붙었을때 대학도 형이랑 같은데 갈거라고 가족한테 그랬거든
그때도 내가 딱히 장점같은건 없었지만 그땐 그나마 공부는 나름 잘해서 아예 거기에 모두 투자해서
1년동안 공부해서 모의고사도 그럭저럭 잘봤고 담임도 이 성적 유지하면 그 학교 갈수 있다고 했는데
일단 수시야 좀 높은데 써보자고 해서 썼다가 떨어졌지만 수능만 잘보면 목표한곳 갈수 있으니까
부모님은 내가 뭐 만들고 체계적인거 좋아하니까 정시로 컴퓨터 공학과 같은데 써보라고 하고
형은 자기도 시험있는데 밤새가면서까지 나 공부 봐주고 그래서 꼭 붙어서 보답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수능 며칠전엔 내 컨디션 관리한다고 아빠가 한우 사와서 배터질때까지 먹여주고
아무튼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절대 떨어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어
수능 당일엔 말 그대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어나서 아침먹으면서
수능 끝나면 운전면허를 딸까 음악학원 다니면서 기타를 배울까 생각까지 했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 들고 여유롭게 시험장에 1시간 전에 입실해서 외운거 체크하고 그랬는데
내가 자만을 한건지 방심을 한건지
그냥 문제가 안풀려
차라리 배탈같은거 때문에 그랬으면 변명이라도 하지 그냥 안풀리고 그냥 모르겠어
그러다가 마지막 5문제 정도 찍어서 냈어
언어는 그랬어도 수리를 평소처럼 보면 만회가 가능했기에 진정하고 2교시까지 기다렸다
근데 달라진게 없더라
분명 컨디션은 최상인데 머리가 텅 빈 것처럼 멍해
그때부터 올해 수능은 망쳤다는걸 직감했어
눈물 당연히 나오고 아침먹은거 올라올락 말락 하는데 갑자기 며칠전 먹은 한우 생각이 나
그게 전부 얼마였는데 난 지금 그거 값어치를 못하는거잖아
도시락을 열었지만 입맛도 뚝 떨어지고 난 이거 먹을 가치도 없단 생각에 반도 못먹고 덮었어
그나마 먹었던 것도 화장실에서 게워냈고
외국어랑 탐구라도 만점맞을 기세로 봤지만 기세 뿐이었지
그렇게 수능 망쳐버리고 온갖 생각이 다 들더라
집에 가서 뭐라고 할지부터가 걱정인데
학교시험을 망친거면 그냥 크게 혼나고 말 일이지만
대학 수능을 망쳤다고 하면 어떻게 반응할지가 무서웠어
더 잘하라는것도 아니고 평소처럼 하면 되는거였는데 그것마저 못해
유일한 특기가 공부였는데 그것마저 망쳐버린거고
공부하면서 아주 가끔씩 잠깐 쉴 겸 낙서식으로 그림 그렸었는데
그럴 시간에 차라리 공부나 하지 어차피 못그리면서 왜그랬을까 후회도 들고
가족들이 나한테 투자한 학원비 문제집 한우부터 시작해서 기대랑 희망을 완전히 망쳐버렸는데
가족들한테 엿을 먹였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죽어서라도 사죄하고 싶은데
막상 죽어버리면 나한테 그동안 투자한 것들마저 날려버리는 거니까 그것도 너무 죄송하고
밤늦게까지 방황하다 다리 위에서 뛰어내릴까 말까 하다가
가방속에 반도 안먹은 도시락 있는데 그거 들키면 끝장이라고 생각해서
도시락 꺼내서 거기 안에 음식들 다 강으로 버리는데
그때 경적 울리면서 차가 오고 있거든? 익숙한 차였어
형이 아빠차 타고 나 찾으러 온 거
급히 도시락 집어넣고 아무일도 없었던 척 하려고 하는데
형 표정 보니까 내가 도시락 버린거 다 본듯 하더라
아무 말도 안하고 뒷좌석에 타서 집에 가는데 엄청 조용하더라
진짜 집 가는 길이 평생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건 그때가 처음
집 가니까 부모님이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진심 어떤 호러영화보다도 더 무서웠다
내 표정 보니꺼 아무 말도 안하시더라
그날 저녁은 뭐 맛있는거 차려놨던것 같은데 난 그냥 방에 들어가서 문잠갔다
정말 태어나서 그전까지 운 것보다 더 많이 울었을거야
아빤지 형인지 노크하면서 뭐라고 말하는데 소리 내서 울었던 탓에 뭔 말인지는 몰라
공부 잘한다는 것도 그냥 내 멋대로 착각한거였다고 생각해서 그날 이후론 공부에 아예 손 놓았고
재수를 할까 생각해봐도 결국은 부모님만 더 부담되는데다가 다시 봐도 잘 볼거라는 확신이 안 서고
자살할까 생각해봐도 내가 죽을 자격조차 있는건지 고민되고
수능성적 나올때까지 좀비처럼 학교 다녔던것 같다
그러다 그만 감기걸려서 집에 누워있는 동안 성적표가 집으로 왔고
그 사실 알자마자 또 방문 걸어잠그고 며칠간 버텼다
신기한게 배고픈건 물론이고 똥오줌까지 참아지더라 그전부터 입맛 없어서 굶다시피 했지만
재수 권유도 받았지만 그 끔찍한 수능은 또 보기가 싫어서 결국 성적 되는 곳으로 가기로 했고
난 아직까지 내 수능성적 몰라
엄마가 학교가서 담임이랑 상담하면서 학교랑 학과를 고른거라
아무튼 그렇게 아무대학 아무학과를 가게 되었고
이번 설에 나한테 지랄했던 작은아빠새끼를 비롯한 친척들 얼굴보기 창피해서 작년 설엔 큰집 안갔어
학교 다니면서 생각해보니까
이젠 아무 스펙도 능력도 없는 내가 정말 혐오스러워지더라
나도 내가 싫은데 다른사람은 오죽하겠어
내가 가족이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고 겉도는것 같고
형이 전에 나도 같은대학 온다고 학교 친구들한테 말하고 다녔다는데 망신시켜서 미안하고
온 가족이 나 미워할까봐 무서워서
가족들 다 있을땐 혼자 방에 들어가서 문에 귀대고 내 뒷담 하나 안하나 들어보고 그랬다
물론 내 뒷담 들었어 대체 어쩌려고 아무 학과나 간 거냐면서
아무튼 그렇게 죽고 싶어도 못죽는 좀비처럼 살다보니 만사가 다 싫어져
자살조차 가족한테 민폐니까 그냥 우연한 사고로 죽거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하고 상상도 하고
장점이 없으니까 괜히 주변인들 모두가 나한테 비교가 되고 열폭하게되고
형이고 뭐고 상대적으로 비교되서 내 가치를 깎아내리는것 같아서 나뿐만이 아니라 형도 더 싫어져
부모님이 나한테 날린 돈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값으려고 알바자리 알아보고 다니다가 F만 맞고
현실도피니 피해망상이니 듣고보니 전부 맞는것 같다
거기다 게이라니 진짜 내 바닥은 어디까진지 궁금해지더라
진짜 나한테 부은 돈 기대 희망 이런거 다 갚으려면 뭔가 특기를 하나 만들어야 되는데
한달째 방에만 처박혀있는 꼴이라니...

따지고 보면 잘못한건 나뿐인데 괜히 형 끌어들인거네
근데 형 이제 나 포기했어 나만 보면 화가 나는지 괜히 시비걸고 그래
형한테 정말 미안해 죽겠다
분위기 봐선 부모님도 마찬가지일거고

날 다시 개선해서 미움 안받기 위해서라도 뭔가 장점이나 특기를 만들어야 되는데
하고싶은것도 전혀 떠오르질 않고 그냥 막막해
우울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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