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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후기 이거 좋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09.24 16:45:25
조회 300 추천 15 댓글 3

														

https://x.com/iuiseul516/status/1838283518109266107?t=wAcMNfQtpCxJLqc8gF3lNQ&s=19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갔던 콘서트 !

사실 엄마가 아이유언니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학생 때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 딸이 아이유를 따라다니고, 콘서트에 보내달라며 단식투쟁까지 했으니 .. 그런 딸을 조금은 미워하셨던 것 같다. 그 미움이 언니에게까지 번져서, 아이유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어쩌다 한 번 이야기가 나오면 달갑잖은 반응이 돌아오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다시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로 결심할 만큼 미움은 꽤나 견고했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이 덕질을 응원해준다는 친구들을 참 부러워했다. 나는 함께 보러 가는 것까지도 바라지 않고, 그저 엄마에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이라도 나누고 싶어했기에.
이런 이유로, 이번에 엄마와 콘서트를 간다는 것도 꽤나 큰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가지 않겠다고 말씀하실 때에도 열심히 설득할 결심. 그리고 엄마의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꾹 참고 받아들일 용기. 몰래 예매한 표를 보여드리며 어떻게 반응하실지 몰라 눈치를 살피기도 하고, 내가 먼저 토요일 콘서트를 보면서도 계속 떠올려보게 되었다. 엄마가 내일의 콘서트를 좋아하시려나, 골든아워를 떠올리면서 이번에도 폭죽이 많이 터질거니까 폭죽이라도 구경하시라고 말씀 드렸는데 안 터져서 어쩌나, 등등 ..

드디어 콘서트 당일날이 되었고, 엄마가 부지런히 단장하시는 소리에 조금은 안심하며 눈을 떴다. 심지어 아침부터 고심하며 골라놓은 옷 세 개를 보여주면서 무슨 옷 입고 가면 되냐고도 물어보셨다. 그치, 엄마도 아무래도 신이 나지 않을 수 없겠지. ㅎㅎ 도착하자마자 보인 대형 트위티와 홀씨존, 그리고 48개로 나뉜 매표소를 보고 계속 감탄하시는 엄마의 모습에, 그래도 다행히 공연도 꽤나 즐기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장에서는 아쉽게도 엄마와 떨어져 앉아야 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앉기로 했기 때문에 ..) 대신 어떤 천사분이 자리교환 요청을 받아주신 덕분에 엄마는 동생(유애나)과 나란히 앉아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당연히 엄마와 함께 보셔야 된다며 흔쾌히 자리 교환해주신 일요일 1층 동측 c구역 31열의 여성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엄마와 내 자리도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 직전까지 엄마와 동생이 맵핑은 잘 했는지 걱정하다가 ..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사실 공연 도중에는 계속 엄마의 반응을 살필 수는 없었다 (저도 즐겨야 하기 때문.. ^^) 그치만 간간이 본 엄마는 핸드폰으로도 열심히 순간순간들을 담으면서, 너의 의미 떼창도 함께 하면서, 꽤나 즐기는 모습이셔서 너무나 다행이었다. 공연 막바지쯤 동생에게 ‘엄마 완전 잘 즐기는중! 뿌듯뿌 언니도 봐야될텐데’ 라는 문자도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내내 엄마와 즐거운 콘서트 후토크를 했다. 엄마와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아이유 이야기를 한 것이 처음이었다. 감격스러웠지만 ,,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느라 힘들었다 ?‍? 엄마의 최애 무대는 드레스 입고 부른 무대(=라스트판타지)와 기타치는 무대(=바이 썸머) 라고 하셨다. 취향도 나랑 같으심 ..^^ 그리고, 아이유가 참 부럽다는 말씀을 하셨다. 많은 관객을 모시고 공연을 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니 대단하다고. ‘다음 콘서트는 언제야?’ 라는 엄마의 투명한 물음에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동생이랑 이야기하다가 들은 건데, 백일잔치니까 하고싶은 말 다 하겠다는 언니의 말을 듣고 엄마가 나지막이 ‘귀여워..’ 라고도 하셨다고. (귀여우면 끝난건데)

매우 사적인 이야기이지만 이만큼까지 길게 쓴 이유는, 나에게 너무 의미있고 특별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언니를 얼마나 미워했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 엄마와 3시간 내내 아이유 콘서트를 즐겼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더 위닝’ 그 자체였다. 나에게는 이것이 나의 승리였다 !! 그동안 언니가 밉다고 얘기해온 과거가 있어서 그런지 티는 내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었지만, 엄마의 말들 속에서 새어나오는 감동 모먼트들이 많아서 참 뿌듯했다. 오늘 아침, 엄마가 친구와 전화하면서 ‘콘서트 진짜 너~~무 좋았다’고 하신 말이, 방문 너머로까지 들렸다는 건 엄마도 모르시겠지.ㅎㅎ

아무튼 ! 진정한 승리를 이룬 기분이라 참 좋다 ? 드디어 엄마에게, 내가 내 삶의 반 이상동안 좋아한 사람이 얼마나 크고 멋진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어서 참 뜻깊은 주말이었다. 그리고 이건 이 의미있는 승리를 기록하고 싶어서 작성하는 트윗이다. 여러분도 꼭 부모님 모시고 콘서트 함께 관람해보시길, 혹시나 저희 엄마처럼 탐탁지 않아 하셔도 굳은 결심으로 용기내서 설득해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경험을 공유해요 ? 저희 집은 이제 다음 차례로 아빠가 기다리고 계신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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