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팬들이 바라는 건 생각보다 매우 소박하다. 내가 너희를 열 번 생각한다면, 너희도 우리를 한 번쯤 떠올려주길. 그리고 너희의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할 요소에 팬들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를. 딱 그 정도만으로도 족하다. 적어도 내가 쏟은 시간, 돈 그리고 감정들이 그저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이나 공허한 메아리만은 아니었다는 확인을 받고 싶은 거다. 팬들은 자신을 \'새우젓\'이나,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이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그건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상처받기도 쉽다는 걸 알면서도 기꺼이 뛰어든 사람들끼리 서로를 위로할 때나 쓰는 말이다. 새우젓도 눈이 있고, 우리는 감정이 있는 ATM이니까 그 마음이 무시되어도 좋은 것은 아니다.


팬의 마음을 꿰뚫은 아이유의 편지

그런 점에서 아이유가 6주년 팬미팅에서 적은 편지는 팬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은 것이었다(아이유도 분명 누군가의 팬이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저런 글이 나오는 거라고 확신한다). 갓 데뷔한 신인 아이돌 관계자가 혹시 이 글을 읽는다면 아이유의 저 편지를 연습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주시기 바란다.

"\'내가 내 존재도 모르는 사람한테 혼자만 일방적으로 시간 낭비했구나, 쓸데없는 짓 했구나\' 하면서 후회하지는 않게 해주고 싶어요. 적어도 완전히 일방적 관계는 아니었다, 내 덕분에 아이유가 더 반짝반짝할 수 있었고 행복해했다는 정도의 확신은 가질 수 있도록 저도 나름의 방식으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그냥 여러분이 짐작하는 것보다도 아주 약간 더 제가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거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308&aid=0000015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