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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너무 일찍 철든 뮤즈돌, 담담해서 더 아름다운 아이유의 고백

ㅇㅈㅇㅉ(175.208) 2014.07.08 16:29:07
조회 2265 추천 37 댓글 9

														

‘힐링캠프’ 너무 일찍 철든 뮤즈돌, 담담해서 더 아름다운  아이유의 고백
[블로그와] 닥터콜의 미소년 미소녀 탐구생활


7월 7일의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손님은 김창완, 아이유, 악동뮤지션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메인 주인공인 김창완과 그를 응원하고자 조연배우를 선택한 후배 아이유의 배려, 그리고 뮤지션과 슈퍼아이돌의 정점에 선 두 대선배에게 삶의 귀감을 듣고자 찾아온 관객 악동뮤지션이 함께한 무대였죠.

드물게 신디사이저가 아닌 통기타가 더 잘 어울리는 아이돌, 아이유는 언제부턴가 고독한 남자 뮤지션의 뮤즈가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김창완의 조곤조곤한 목소리와 향수가 떠오르는 멜로디. 마치 라디오 시그널처럼 포문을 연 힐링캠프의 오프닝은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라디오스타 리즈 시절이 떠오르는 것 같아 가슴이 아리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넌 나한테 누구냐.” 아이유의 서글프고도 애틋한 목소리와 김창완의 담담한 읊조림이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낸 두 사람의 무대, ‘너의 의미’. 산울림의 오래전 앨범을 아이유가 리메이크하기도 했었던 이 노래를 54년생의 산울림밴드 김창완과 93년생의 아이돌 아이유는 조금의 이질감 없이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연주를 펼쳐보였습니다.

  
 

93년생의 아이유와 54년생의 김창완. 39년, 얼추 40년의 나이차가 나는 두 사람은 신기하게도 멀어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들은 친구 같기도 하고 부녀 같기도 했으며 한편 인자한 담임선생님과 그의 우수한 제자 같기도 했죠. 무대 이상으로 두 사람의 호흡이 참 잘 맞는다고 느꼈던 것은 허울이 없는 솔직함이었습니다. 소위 아티스트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조금의 허세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 김창완의 직설적이면서도 푸근한 말들과 아이돌 특유의 인공적으로 훈련된 느낌 같은 것이 없는 아이유의 솔직함은 사뭇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이날 힐링캠프는 몇 개의 주제를 놓고 삼 세대의 생각과 고민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창완을 통해 아이유에게 전해져 또한 악동 뮤지션으로 마감하는 마무리가 참으로 신선하더군요. 학창시절의 사춘기를 논하면서 아이유는 독특하게도 내겐 사춘기가 없었다는 고백을 내뱉습니다. 한창 예민해질 10대 중반에, 가세가 기울어 가족들과 뿔뿔이 흩어져서 살아야만 했던 10대의 아이유. 그럼에도 그녀는 딱히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고 하는데요. 대견하게만 느껴지는 이 한마디에는 아이유 자신도 느끼지 못한 서글픈 아픔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녀가 10대 사춘기를 놓친 이유...

  
 

“저는 제가 좀 예전부터 조금 이상한 얘긴데 스스로가 사이보그 같다고 느꼈어요. 늘. 이 몸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닌데, 이지은이라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의식이 나라고 쳤을 때 의식이 어디론가 떠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그냥 이지은에 쏙 들어온 것 같다. 그래서 자꾸 얘랑 저랑 분리시켜서 생각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감정 같은 걸 온전히 느낄 수 없는 거죠. 슬픔이나...”

“그래서 제가 사춘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힘든 상황은 많이 있었는데 그때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었어요. 막 슬프다고 느낀 적도 없었었고.” 그녀의 말을 애처로운 듯 또한 대견하다는 얼굴로 바라보던 김창완은 어쩌면 4차원 같고 엉뚱하다 느껴질 아이유의 발언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내고는 또한 진지한 얼굴로 마무리를 해주었습니다. 10대의 사춘기를 놓칠 수밖에 없었던 아이유의 진짜 속내를.

“너무 힘든 일이 있으면 일단 부정을 하잖아요. 자기 부정을 너무나 열심히하다보니까 진짜 사이보그가.” 처절한 상황을 부정하다보니 감정을 아예 분리시킨 사이보그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게 바로 아이유의 자기 위안이자 처절한 스스로의 보호였다고 생각하니 애틋한 마음이 들더군요.

  
 

기운 가세로 인한 맞벌이 때문에 할머니와 주로 시간을 보냈다는 아이유에겐 부모님의 공백이 그리 큰 외로움으로 와 닿지는 않았지만, 감정적으로 많은 다툼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를 논의하게 된 최악의 상황에서 아이유가 무심결에 던진 “혼자 살아도 엄마랑은 안 살아!”.

엄마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말을 아이유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말을 하면서도 목과 입이 아플 정도로 아려왔던 자신의 말실수. 지금까지도 아픈 한마디. 이 슬프고 처절한 이야기를 웃는 얼굴로 담담하게 털어놓는 아이유가 얼마나 오랜 감정의 훈련을 거쳐 지금의 상황에 도달했을까를 생각하니 옆에서 한숨을 쉬는 김창완만큼이나 슬픈 감정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유는 진로를 결정하는 방향 또한 일탈 하나 없이 계획적이고 진취적이었습니다. 부모님과 따로 나와 살며 가수의 꿈을 키울 때도 그녀는 “내가 여기서 삐뚤어지면 큰일이다.”를 되새겼다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나는 돌아갈 집이 없으니까. 의젓하고 명쾌한 아이유의 진로 계획은 데뷔 이후에도 남달랐습니다. 이미 진로가 결정된 청소년 스타에게도 남들이 다 가니까, 간판은 필요하니까 라는 이유로 너나 할 것 없이 선택했던 대학행.

  
 

다른 청소년들과 마찬가지의 기준이었다면 도저히 입학할 수 없었을 곳을 특수 전형과 적성과는 맞지도 않는 과를 우격다짐으로 선택해서 들어가는 기형적인 스타 특례에 대중의 비판이 쏟아지는 것 또한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이유는 참으로 씩씩하게도 나는 학교가 싫어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이제 끝이라고, 애초에 대학 따윈 염두에 두지도 않았었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아이유가 고3때 수능을 포기한 이유, 그리고 대학을 가지 않은 이유를 묻는 김제동에게 아이유는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거침없는 어조로 털어놓습니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누리는 학창 시절 같은 게 부럽진 않으셨어요?”라는 말에도 그게 뭐 어때서요? 라는 표정을 짓는 아이유. “예, 저는 학교를 별로 안 좋아했었나 봐요. 어렸을 때부터. 그래서 고3만 보면서 산 거예요. 고3만 졸업하면 학교는 해방이다! 그런데 대학을 또 가라고?” 거창한 대의명분 따위 없는 담담한 고백이라 더 아름다웠죠.

  
 

더군다나 가수 활동을 겸하고 있었던 시기라 학업 성적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아이유는 일체의 미화나 변명 없이 대학 포기 이유를 밝힙니다. “그때 성적으로는 들어갈 수 있는 대학도 없었고요.” 아이유의 폭탄선언에 아빠 미소를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개그맨 이경규.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그 말을 듣고 있던 김창완은 아이유의 발언이 큰 영감이 된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연예인 학벌 문제에 대한 토론을 매듭짓습니다. “문패 가지러 갈 일은 아니죠.”

가난과 불화. 큰 상처로 남았을 아이유의 10대 시절. 어쩌면 남들에겐 일탈이자 방황의 시기가 되었을지도 모를 그때를 도리어 자신의 마음을 몸과 별개로 떨어뜨려 놓으며 감정을 분리하고, 10대 소녀 사이보그가 되어 사춘기를 놓아버렸다는 아이유. 그 대견스러운 생각과 꾸밈없는 솔직함이 담긴 그녀의 담담한 회고가 가슴을 울립니다. 비록 어리지만 삶의 귀감이 되는 한마디였어요.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947


기사라기보다는 걍 블로그글. 미디어스가 원래 그런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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