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자.
이 도시에서 방황이란 무슨 의미일까. 이 도시는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걸까.
상상력이 결여된 공허한 말들. 내가 정말 두려운것들은 그런 것들이야.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탄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그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그의 핸드폰. 아이폰3gs. 

나지막한 저음이 귓등을 때렸다. 좋은 목소리다.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정상인이든, 페미니스트든, 파시스트의 돼지든, 공산주의자든,
그런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나는 전혀 상관하지 않아.
내가 견딜 수 없는것은 아이폰3gs의 둥그런 곡선이야. 그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때마침 내 휴대전화에 진동이 울렸다.
나는 그를 주시하며 주머니속에서 조심스레 아이폰4를 꺼냈다.

\'어때, 이게 나의 아이폰이야. 아이폰이란 중간 숙주를 바꾸고 형태를 바꾸어서 끝없이 이어져가는 거야.
전자기기는 늘 변하지. 인간은 어떤거같아? 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을 여기에 들여놓고 싶지는 않아\'

마치 나의 생각을 읽은듯 그는 나를 보며 피식 웃으며 가방을 열었다.

그가 가방에서 꺼내든 것은 아이패드였다..




시험공부하다가 심심해서 끄적여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