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파트는 기형적으로 운영되는 초대규모 사업이다.

대형 아파트 단지의 규모를 잘 보면 '이보다 큰 건설 규모가 거의 없겠다' 라는게 느껴짐.

타워형 49층짜리 10~20개동 짓는게, 볼륨으로 치면 도심지 빌딩숲을 몽땅 지어버리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준한단 말이야.

그런데 이 정도 사업은 건설사 돈으로만 하기 힘든 영역에 있어.

그래서 나온게 선분양(미리 돈 내고 기다리자) 제도야.

왜 돈 먼저 내라 할까? 건설사 지갑엔 돈이 없으니까.

모델 하우스에서 집 예상도 보게 해. 분양 서류 쓰고 선납 하면

그 돈 모아서 부채 갚고, 직원들 월급 주고, 하청들 고용하는 거니까.

비유하자면 애플이 내년에 나올 아이폰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1년 빨리 결제하세요. 취소는 안되요.' 라고 하는 수준임.

건설사 자체 예산으로 하기 힘든 큰 규모이니, 소비자 돈을 미리 끌어다 써서 건설하는 기형적 시스템이 작동중이야.

후분양(다 지어지면 팔아라)으로 바꾸자는 말이 많아도

건설사는 수용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거라 봄.

후분양으로 하면 입주민이 아니라 건설사 돈으로만 다 지은 후에 팔아야 하거든. 근데 그럴 돈이 없어.

그럼 아파트 안짓고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못함. 그럼 인건비 축내다 망하는거지.

게다가 분양 안되서 빈 집 생기면 전부 건설사 적자로 들어가니까.

'빈집없이 전부 분양된다는 가정' 하에 아파트 사업에 수익성이 있고,

그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소비자 돈을 미리 뺐어가는 거야.

그리고 건설사는 아파트 짓는 동안 다음 모델하우스 열고 수금하러 가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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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에는 별별 기업들이 아파트 건설에 뛰어들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중소 기업은 인력이든 자본이든 이 거대한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지속할 능력이 없었을거야.

상황파악 못해서 계속 달려든 회사는 망해서 사라졌거나 적자 경영중이고

그나마 머리는 굴러간 업체들은 규모 작은 유사 사업으로 돌렸을거야.

'오피스텔' 같은 것들로.

아파트 시장은 대기업과 그 하청만 점점 남아가

꼴에 대기업 제품이라고 브랜드도 생겨나. 아이파크, 자이, 푸르지오, e편한세상 등등.... 다들 들어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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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금은 어떨까?

원자재 값도 오르고 아파트 지어도 남는 돈은 점점 줄어들고.

나름 신기술 적용했다고 원가절감했더니 물새고 무너지고 곰팡이 생기고

그런 부실공사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 거야. 근데 건설사들 걔네가 모를까? 건설 토목 전공한 사람들이? 알고 그러는거임.

근데 그렇게까지 절감해도 부도를 우려하는 상황이고.

비유를 위해 다른 이야기를 꺼낼게.

참치는 특이하게 살아가.

아가미로 물을 빨아들일 수 없어서

헤엄쳐서 앞으로 가면 밀려 들어오는 물로 호흡하거든. 그래서 자면서도 헤엄쳐야 해.

헤엄을 멈추면 참치는 물고기인 주제에 물속에서 익사해버려.

아파트 건설사는 조금이라도 헤엄을 멈추면 죽는 참치야.

수십년에 걸쳐 체급이나 인력, 하청업체까지 아파트에 맞게 체형이 변해버렸음. 아파트 포기하는 순간 건설업은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부서져버릴거라 봄.

부실시공이고 저출산이고 일단 오늘은 살아보자는 마인드로 논스탑 달리기 조지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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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수요는 줄어들고 집값을 감당하며 구매하려는 사람도 없어 아파트를 더이상 찾지 않게될 날이 다가오고 있음.

규모 큰 다른 먹거리를 찾거나(예를들면 물류센터), 하나 둘부도나거나.

3줄 요약

1. 아파트 한번 짓는데 엄청나게 돈쓰고 분양 돈으로 채우고의 반복임.

2. 즉 아파트 건설사는 거대한 하루살이다.

3. 아파트 건설 차질 생기는 순간부터 건설사는 피가 안통하고 괴사하여 파산에 이른다.

아파트 건설을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상태에 있음.

아파트 보다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이 나라에서 많지 않거든.

건설사가 사라지거나 구조를 전환할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심지어 전쟁이 나도 아파트를 짓고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