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분양가에 시세차익 노린 불법 위장전입 多
정부, 청약 불법행위 단속 '엄포'…전국 확대 주목(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동탄도 위장전입 조사하면 당첨자 상당수는 적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강남 주요 지역에만 엄포를 놔서 당장 걱정은 없는데, 규제가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고 있어 안심하긴 어렵죠."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동탄2신도시 청약을 위해 위장전입을 택한 청약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역세권 단지는 최대 2억원까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 청약자 상당수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작심'하고 달려든 경우가 많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들은 '로또청약'이라 불리는 강남 등에서 촉발된 정부의 불법행위 조사가 이곳까지 확대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에선 떴다방들이 사들인 불법 '작업통장'뿐 아니라 고의적으로 위장전입을 택한 수요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은 서울에 있고 부모님만 동탄 전셋집에 사는 경우가 일반적인 사례"라며 "저렴한 월세방을 구해 주소만 이전해 놓고 청약 날짜만 기다리는 대기자들도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현지 중개사들은 동탄2신도시에선 1년 전부터 원룸 매물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은다. 역세권 분양 단지 계획을 앞두고 위장전입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억대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일부 단지에 청약을 목적으로 동탄2신도시로 진입했다는 후문이다. 

동탄2신도시는 강남권과 비교해 분양가는 3분의 1 수준이다. 저렴한 투자금액으로 높은 수준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며 "입지 장점이 명확한 역세권 일부 단지는 입주 후엔 억대 이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역세권 아파트 인기는 대단했다. 지난해말 '동탄역 롯데캐슬'(C11블록) 1순위 분양 경쟁률은 평균 77대1을 기록했다. '동탄역 파라곤'(C9블록) 역시 19.7대1을 찍으며 단기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 8월 입주한 '동탄역 반도유보라 6차' 역시 분양가 대비 1억5000만원 시세가 올랐다.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돼 당첨을 위해서 화성시 거주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지역 우선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장전입을 유지하는 수요가 있다"고 했다.

이러한 수요 탓에 KTX동탄역과 동탄호수공원 중심으로 분양가 대비 2억원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 반면 남동탄은 분양가 이하로 매물이 나오기도 하는 등 역세권과 비역세권과의 온도차가 극심하다. 투자자들이 역세권 단지에 몰리며 청약 과열이 발생하는 배경이다. 

실제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정부의 방침으로 예비당첨자 일정이 계획보다 연기됐다. 정부가 당첨자 중 위장전입 등 불법행위자들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지에선 정부의 의지가 강남 등 주요지역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동탄역 주변 단지는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가 언제든 칼을 빼들 여지가 있어서다. 

앞서 정부는 위장전입에 대해 계약 이후에도 적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사의뢰 등을 통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실거주 조사 등 현미경 검증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터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몇몇 손님은 설마 동탄까지 위장전입을 조사하겠느냐고 안심하는 분들이 있다"며 "정부의 태풍이 몰아칠 수 있어 전반적으로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