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판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이 한국 최고 연봉 기업 수준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SNS 업체 텐센트와 최대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평균 연봉이 모두 2년 연속 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돼 한국의 연봉 킹에 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의 93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증권시보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최근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낸 텐센트와 화웨이의 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77.83만위안(약 1억 3231억원)과 68.89만위안(약 1억 1711만원)을 기록했다. 텐센트는 작년말 직원수가 4만 4796명으로 1년새 6021명 늘었다. 화웨이 직원은 18만여명에 이른다.

텐센트와 화웨이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16년에도 각각 60만 4000위안(약 1억 268만원)과 59만 5800위안(약 1억 128만원)으로 1억원을 넘었다.

잡코리아가 최근 시가총액 순위 상위 100대 대기업을 상대로 직원 평균 연봉을 조사한 결과 직원수가 6086명인 SK이노베이션이 93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1191명의 직원을 둔 메리츠종금증권(9261만원)이 뒤를 이었다.

텐센트와 화웨이 연봉은 직원 복지비를 포함한 인건비를 직원수로 나눈 것으로 잡코리아가 분석한 한국 대기업 연봉 순위 기준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양국 소득수준의 높은 차이를 감안하면 중국 대기업의 임금수준이 빠르게 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은 8582달러(약 910만원)로 세계 74위에 그쳐 27위에 오른 한국(2만 9730달러)의 28.9%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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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와 화웨이 연봉 고공행진...IT, 금융 추월 상징

텐센트와 화웨이는 지난해 모두 직원 평균 연봉이 10만위안(약 17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종의 연평균 급여가 금융을 추월하는 추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기금보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중신(中信)증권은 1만 7000여명의 평균 연봉이 55만 4000위안(약 9418만원)으로 은행 보험 증권을 통틀어 중국 금융권 연봉 킹에 올랐지만 텐센트(60만 4000위안)와 화웨이(59만 5800위안)에 모두 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작년 5월 발표한 2016년 평균 급여 주요지표에서도 국유기업과 외자기업으로 이뤄진 비(非)사영조직의 IT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9.3% 늘어난 12만 2478위안(약 2082만원)으로 같은 기간 2.3% 증가에 머문 금융의 11만 7418위안(약 1996만원)을 제쳤다. 중국에서는 평균적으로 비 사영조직 직원의 연간 급여가 민영기업을 웃돈다.

◇실적 고공행진이 배경...화웨이를 추월한 텐센트 순이익

텐센트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중국 1인당 GDP의 14.55배로 SK이노베이션의 평균 연봉이 한국 1인당 GDP의 2.95배 수준인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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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와 화웨이의 높은 임금수준은 실적의 고공행진이 뒷받침한다. 텐센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2377억 6000만위안(약 40조 4192억원)에 달했다. 화웨이도 15.7% 증가한 6036억위안(약 102조 6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목할 건 텐센트의 수익성이다. 지난해 텐센트 순이익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715억 1000만위안(약 12조 1567억원)을 기록했다. 화웨이 순이익도 증가율은 28.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규모 자체는 475억위안(약 8조 750억원)으로 텐센트의 66.4% 수준에 그쳤다.

2010년만해도 텐센트의 순이익은 80억 5000만위안(약 1조 3685억원)으로 화웨이 순이익(238억위안)의 33.8%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텐센트는 2011년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을 출시하고, 때 맞춰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탄력이 붙은 모바일경제 부상 덕에 순이익이 급증세를 지속하면서 화웨이를 추월했다. 텐센트 매출도 2010년(196억위안) 대비 11.1배 증가했다.

텐센트의 지난해 실적을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한 결과 매출은 SK이노베이션(46조 8265억원)의 86% 수준이지만 순이익은 5.49배에 달했다.

텐센트가 중국 남부 선전 난산(南山)구 과기원구에 작년 11월 완공한 신사옥은 직원들의 건강을 중시한 게 눈에 띈다. 18억위안(약 3060억원)을 투자해 지은 신사옥은 높이 248m의 50층 건물과 194m 높이 41층 건물을 연결하는 식으로 설계됐는데 3층 높이의 실내 암벽 등반 훈련장까지 뒀다. 두 건물을 잇는 대형 통로 공중에 300m 달리기 트랙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헬스 시설을 갖췄다. 올해말까지 전체 직원의 18%인 8000여명을 순차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