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는 부모 중 누구를 닮았을까 

아이들 문제로 부부싸움이 나곤 한다. “애가 누굴 닮아서 저렇게 공부를 못해”라고 하면 서로 “당신 닮아서 그래”라고 맞받아치는 것이다. 똑똑함은 유전되는 것일까? 아이의 지능은 엄마와 아빠 중 누구를 더 닮는 걸까? 

뇌의 신경세포는 전기신호를 이용해 정보를 보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소아정신과 의사 필립 쇼 박사에 의하면 신경세포는 수초화(신경세포를 미옐린이라는 절연체가 감싸는 것)가 잘될수록 좋아지는데, IQ가 높은 사람은 수초화가 견고한 것을 확인하였다. 미국 UCLA의 톰슨 교수팀도 수초화의 강도는 부모로부터 유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또 IQ와 관련된 대뇌 회백질의 구조와 활성을 조절하는 물질로 ‘뇌의 성장호르몬’으로 불리는 BDNF를 제시하였다.

BDNF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 모두에서 신경세포의 생존과 분화, 성장 그리고 시냅스의 형성 등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BDNF는 운동을 하면 3배 정도 합성이 증가하는데 인지 기능도 함께 높아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그나마 있는 예체능 시간까지 줄이고 있으니 안타깝다.

그렇다면 지능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을까? 아이는 부모 중 누구에게서 머리가 좋은 유전자를 받을까? 호주 헌터유전학연구소의 길만 터너 박사는 여러 가지 근거를 통해 지능유전자는 X염색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성염색체인 X, Y 염색체에서 X염색체에 포함하는 유전자 수가 약 1100개인 데 반해 Y염색체에 해당하는 유전자는 78개다. 진화적으로 Y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다음 세대의 수컷은 생존에 매우 불리하다. 터너 박사는 이 때문에 지능유전자는 X염색체에 있다고 주장한다. 

실례로 정신지체가 있는 가족의 가계도를 조사한 결과 남자가 여자보다 정신지체가 많이 나타났다. 이외에도 생쥐 실험에서 엄마의 X염색체가 자식의 대뇌피질 형성에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나 또는 몇 개의 지능유전자가 X염색체에만 있다는 주장은 성급하다. 사람의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은 22쌍의 상동염색체에, 남녀를 구분하는 성염색체 1쌍 등 모두 23쌍으로 되어 있으므로 단지 성염색체만으로 지능을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2013년 국제 공동연구진은 12만6000명을 대상으로 고등학생의 IQ와 대학교 진학률의 비교를 통해 지능유전자를 밝히려 하였지만, 이 연구는 그리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학습과 기억 등은 하나의 유전자가 아니라 여러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쩌면 아무리 노력해도 지능유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지능에 관해서는 X염색체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엄마가 아들보고 “아빠 닮아서 공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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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032210005&code=610100#csidxad345195db240839df19eba7903bcf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