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 해고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근로자들까지 “최저임금 인상을 재고해 달라”며 청와대에 청원을 하고 나섰다.

올해 1월1일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한꺼번에 16.4% 오르면서 일부 소규모 업체들이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복지 혜택 축소,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포함되지 않는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돌리는 방식 등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일부터 9일 현재까지 이런 고충을 토로하는 최저임금 관련 청원 수백여 건이 올라왔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 청원.

자신을 '소기업에 종사하는 여성'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10인 미만 회사에서 지금 월급 136만원이라 올해부터 국가가 영세업체에 지원하는 13만원 지원금도 받을 수있는 사업장에 해당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떳떳하게 올려달라는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럴거면 최저임금 안올리는게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다른 회사도 상여금 없애기 바쁘고 직원 잘라내기 바쁘고 잔업·특근 다 없애버리기 바쁘다"며 "2018년 임금이 올라서 행복하고 살만한 게 아니라 물가는 물가대로 올라가고 임금은 2017년보다 더 못한 임금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네티즌의 글에 동의한 다른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월급에 상여금 녹이고 그나마 200프로는 줄었다"며 "생산직이라서 연장근무 시간으로 먹고 사는데 그나마 연장근무 시간 제한으로 작년보다 월급이 백만원 가까이 줄었다. 물가도 올라가고 아이들은 커가는데 어찌 생활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다른 네티즌은 ‘최저임금 악용’이란 제목의 청원을 올려 “최저임금이 올라가니 회사가 근무시간을 1시간 줄이고, 따로 나오던 식비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며 “이럴 거면 최저임금 인상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특별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편의점이나 경비업종 등 최저임금이 잘 지켜지지 않던 업종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