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DMC역 인근 롯데쇼핑몰 부지© News1
롯데쇼핑과 서울시 합의 잠정 도출 소식에 상암동 일대 부동산에 문의 쇄도
경의선 넘어 수색증산·가재울도 기대감 Up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년 전에 롯데몰 호재만 믿고 매매 후 기다리는 분들도 많아요. 매물을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롯데몰 착공 호재를 듣고 문의하고 있습니다. 상암동뿐 아니라 경의선 넘어 뉴타운에서도 반가워할 소식입니다" (DMC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4년째 표류하던 상암DMC 롯데복합쇼핑몰이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상암동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29일 오전 방문한 상암 DMC역 일대는 4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롯데쇼핑몰 개발 소식에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매물을 찾는 전화가 폭주하면서 방문한 손님과의 상담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암동은 입주 10년차 이상이 되면서 집값이 정체되고 있다"며 "쇼핑몰 개발은 다시 한번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몰 인근 상암휴면시아1·2단지, 소형 매물 실종 

롯데쇼핑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상암동 2만㎡ 규모 상업용 부지를 1972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해 사들였다. 백화점·시네마·오피스 등을 결합한 대형 쇼핑몰을 건립하겠다는 게 애초 목표였다. 하지만 망원시장 등 인근 상인들의 반발로 서울시는 개발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쇼핑몰 개발은 급물살을 탔다. 롯데쇼핑은 지난 18일 박원순 서울시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상생 요소를 강화한 협의안을 제출했다. 3개 필지 중 1곳을 사무실 등 비상업시설로 지어 인근 시장 상인들의 피해를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도 롯데쇼핑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선회했다. 

상암동 소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도 초역세권 부지 매각 후 방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개발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암동은 대부분 개발이 마무리됐다. 업무지구뿐 아니라 상암월드컵파크 단지들은 입주 10년차를 넘어섰다. 쇼핑몰 부지는 중심업무지구와 다소 떨어져 있다. 롯데몰이 들어선다면 DMC 전체적인 균형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쇼핑몰 부지 인근은 역세권 입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권이 가라앉아 있었다. 폐업에 따른 빈 상가도 눈에 띄었다.

추후 쇼핑몰 개발로 예상되는 상주인원은 5000명 이상이다. 직주근접 수요로 인근 전월세 시장이 탄탄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도 지역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롯데몰과 인접한 단지로 상암휴면시아1·2단지가 꼽힌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2단지 전용면적 51㎡는 5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소형 면적은 매물이 없어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몰 호재로 2000만∼3000만원 호가가 높아져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뉴타운은 새 아파트" 경의선 넘어로 호재 확산 

일대 공인중개업소에선 롯데몰 개발로 수색증산·가재울 뉴타운도 수혜 가시권으로 예상했다. 지상철인 경의선으로 개발이 이원화된 상황에서 롯데몰 반대 입지인 은평·서대문구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수색증산뉴타운은 사업 초기단계다. 지난 6월 롯데건설이 4구역을 재개발해 선보인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1순위 경쟁률 37.98대 1로 마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반면 가재울 뉴타운 9개 구역 중 6곳은 입주를 마치거나 분양이 마무리됐다. 

DMC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뉴타운은 대형사 브랜드와 새 아파트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상암동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분들도 있어 호재가 경의선을 넘어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일부에선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서울시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인근 상인들과 협의도 과제다. 

특히 쇼핑몰 부지뿐 아니라 상암동 랜드마크 부지인 F1·2블록 개발도 남아 있다. 애초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100층이 넘는 고층 건물로 조성한다는 그림을 갖고 매각을 추진했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주인을 찾지 못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상인과 공존을 위해 롯데몰에서 특정 판매물품을 제외해야 하는 등 협상이 남아 있다"며 "내년 초에 착공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