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축 혹은 건축 예정된 아파트들을 보면 커뮤니티 시설이 어마무시하다.
과거 경로당, 헬스장(골프연습장), 독서실 정도에 국한되던 커뮤니티 시설들이

이제는 키즈카페, 사우나는 물론 수영장까지 흡사 휴양지의 리조트를 보는듯 하다.

최근 뜨거웠던 구반포 재건축 수주전은 전례가 없던 커뮤니티를 앞세운 현대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싱가폴 마리나베이같은 호텔에서나 누릴 법한 루프탑 수영장은 물론이요.
레스토랑, 아이스링크, 오페라하우스까지 흡사 테마파크를 보는 듯 하다.

이런 시설들이 커뮤니티로 들어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을 쉽게 누릴 수 있는 현대 사회,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서울의 중심에서
과연 이런 시설들이 아파트의 커뮤니티로 적합한지 의문이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여러 커뮤니티 시설이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입주민들은 전체 입주민에 비해 소수에 불과하다.
심지어 캠핑장이나 극장은 아무도 이용치 않아 폐쇄된지 오래다.
헬스장, 영화관, 도서관 등 모두 아파트에서 걸어서 20분 거리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 반포가 최고의 대단지 부촌임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과한 커뮤니티 시설이 과연 쓸모가 있을까?
심지어 아무리 멀어야 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는 시설물들이다.
아이스링크, 오페라하우스를 도대체 1년에 몇번을 간다고 집에다 가져다 놓을 정도란 말인가!

또한 이로 인한 관리비 역시 입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아무리 대한민국 상위 1%의 부자들이 입주한 대단지 아파트일지라도
이런 터무니 없는 시설들의 관리비는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결국엔 다른 단지의 커뮤니티시설처럼 관리금 문제로 폐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과도하게 지나침은 없으니만 못하다.
리조트, 테마파크를 뛰어 넘는 커뮤니티 시설은 당장은 좋아보일 수 있어도
추후에는 관리비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수 많은 신도시나 강남의 아파트들이 겪어왔던 문제들이다.
화려함을 뒤로 하고 빛 좋은 개살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