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사왔을 때 옆 집에 여고생이 있었지.
빨간 입술에 어깨까지 오는 찰랑머리, 무릎 위 10센티 이상 올린 남색 치마, 그리고 목에 단 리본이 너무 러블리했던 그 소녀가 아침 시간 출근 때마다 내게 큰 설레임을 주었지.

왜 완전한 사육이란 말이 있는지 그 소녀를 보며 공감이 들었던 진짜 너무 키워주고 싶은 , 용돈 주고 싶었던..  그 소녀는 내가 그냥 옆집 아저씨로 보였겠지만,,

엘베를 탈 때마다 3면의 거울을 한 번씩 보며 내릴 때 까지 거울을 보는 모습까지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같이 엘베를 타고 내리면 난 전속력으로 달려 지하주차장으로 냅다 뛰어갔지..

그 소녀가 집 앞 고등학굘 다녔는데 출근길 차 안에서 한 번 더 훔쳐보려고 ㅎ..
차 안서 발견하면 옆 창문으로 보고, 지나치면 룸미러로도 보고..

근데 올해부턴 아침에 마주치기 어려웠다.
내심 대학에 입학해서 그럴 거라 생각했다.
시발 근데 올해들어 거의 못 본 것이다.

분명 이사간 게 아닌데..왜 안보이는지..
지방으로 대학 갔나? 유학갔나?
혼자 궁금해하던 찰나 오늘 밤에 엘베서 드뎌 마주쳤는데 근데 그 설레게 하던 그 모습이 안 나오더라..

내겐 좋았던 뭔가의 아우라가 있었던 거였음.
아.. 뭔가 휑하고, 순간 허탈 멍했음.

아쉽다. 진짜 아침마다 설레게 해 줬었는데.
그래도 간만에 보니 기분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