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서울 주요 상권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다양한 행사와 개성 있는 점포들로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즐기는 제공한 상권은 내국인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일본 등 다른 나라 관광객 수요가 증가하며 활기를 찾았지만 변신을 꾀하지 못한 상권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3분기신사역 주변 상권 평균 임대료는 3.3㎡당 13만 6800원으로 전분기보다 4.8% 하락했다. 압구정 상권 임대료 역시 3.3㎡당 14만 2500원에서 13만 7610원으로 전분기에 이어 2.0% 하락했다. 강남역 상권도 3.3㎡당 13만 8600원에서 12만 8040원으로 7.5% 떨어졌다. 

대기업 SPA브랜드, 코스메틱 업종 등을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았던 이 일대 상권은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 넘게 임대료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만 하더라도 3.3㎡당 17만 1930원이었던 신사역 일대 평균 임대료는 1년 사이 20% 넘게 떨어졌다. 반면 인근 오피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역 일대 상권(12만 5730만원)은 전분기 대비 0.9% 올라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똑같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부진을 겪었던 홍대는 상권이 회복하는 모습이다. 홍대 상권은 지난 4분기 이후 일시적으로 임대료가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 2분기 다시 상승세를 기록했고 3분기 홍대 일대 3.3㎡당 평균 임대료는 12만 3420만원으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만큼 일본인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메웠고 인디밴드 경원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며 다시금 유동인구가 늘어난 까닭이다.

홍대를 비롯한 마포일대 상권은 여전히 손바뀜이 활발하다. 망리단길로 유명세를 탄 망원동 상권은 3.3㎡당 평균 임대료가 11만 7150만원으로 전분기(11만 4510만원)보다 2.5% 올랐고 연남동 역시 12만 450원에서 12만 1770만원으로 임대료가 1.2% 올랐다. 대규모 주상복합 상가가 들어서고 있는 합정역 일대는 3.3㎡당 평균 임대료가 11만 220원에서 12만 4740원으로 무려 13.1% 올랐다. 반면 마포일대 상권 중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보이고 있던 상수동 일대 3.3㎡당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2.0% 내리며 12만 4740원을 기록했다.

도심권역에서는 익선동 상권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익선동은 도시환경정비구역 해제 신청 이후 젊은 층이 모여들면서 기존 한옥을 활용한 카페, 음식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며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상권을 형성했다. 한옥마을을 지키길 원하는 기존 주민과 협력해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는 등 변화와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2년 사이에 상권이 형성되고 유동인구가 늘자 일대 매매 및 임대 매물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간혹 나오는 매물의 경우 매매는 3.3㎡당 4000만~5000만원, 임대는 3.3㎡당 20만원까지도 나오기도 한다. 매물 품귀로 호가가 높아지는 가운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신사동 일대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점포는 매출이 부진한 반면 일대 컨셉스토어 및 편집샵 등을 찾는 내국인 수요는 꾸준했다”며 “상권 기반 확보를 위해서 내국인 수요를 유인할 수 있는 업종 및 브랜드 중심으로 상권이 재편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