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랠리…"자산가격 떨어질 새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이며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이 가격이 떨어진 자산만 있으면 매수하려 든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에선 지난 2년간 낙폭이 제한적이었고 저가매수세 덕분에 시장은 이내 이를 만회했다.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지난 246거래일 동안 3% 넘게 떨어진 적이 없다. 유례없는 기록이다. S&P500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고점에서 10% 넘게 하락한적도 없다.

이는 지속적인 저가매수(buy the dip)세 덕분인데 이 추세가 최근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지적한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지난 27일 올 들어 54번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연거푸 1996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독일과 영국 증시도 이달 중에 사상 최고 기록을 뽐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투자자들의 기반이 저가매수에 맞춰져 있다"며 이는 저가매수가 그동안 매우 이익이 되는 거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중앙은행이 주식투매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믿고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걸 이른바 '페드(FRB) 풋'(Fed put)이라고 한다.

WSJ는 증시에서 저가매수 속도가 전에 비해 부쩍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는 2015년 8월 6거래일 연속 11% 추락한 뒤 같은 해 11월에야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지난해 6월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여파로 이틀간 5.3% 떨어졌지만 3거래일 만에 제자리를찾았다. 지난 5월에도 올해 하루 최대 낙폭인 1.8%를 사흘 만에 만회했다.

신흥시장의 위험자산도 강력한 회복세를 뽐냈다. 한 예로 브라질 헤알화는 지난 5월 브라질 대법원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를 승인하자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지수와 함께 급락했지만 3개월 뒤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다.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값도 곧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9일에는 미국과 터키가 비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외교 갈등이 커지자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 값이 2.3% 급락했지만 이틀 만에 낙폭이 반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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