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8/03/0200000000AKR20170803057400005.HTML

"내가 해야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모든 사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하루키는 이렇게 말했다.

온라인 여론에서는 누가 그딴 쓰레기를 사보냐며 삼류 야설 작가로 완전히 일방적으로 매도 당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런데 오프라인의 실제 서점에서는 거침없는 베스트셀러 행진이다. 7월에 나온 책이 벌써 올해내에 100만부 판매 돌파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듯, 나에게 있어 하루키란, 

'온라인의 쓰레기 여론' vs '냉정한 오프라인의 현실 상황'이 얼마나 극명하게 정반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주는 바로미터와 같은 존재로써도 흥미롭다.

'온라인 가상 현실의 끝단' vs '오프라인 진짜 현실의 끝단' 사이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서 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예언하고 있었던 것은, 설마 이러한 오늘날의 아이러니 속의 현실이었던가.

'인간의 이중성'의 문제를 이제 한국인들도 이해하고 있다.

일본인만 '개인적인 혼네'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의 타테마에'가 있는 것이 아니고, 

한국인에게도 '개인적 혼네'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의 타테마에'가 있다는 사실을.

즉, 일본인만 그런게 아니고, 한국인도 '한국인 특유의 이중성'의 모순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일본인만 이러니 저러니 비난하는건 어리석은 짓이라는것.

더 나아가서 궁극적으로는,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이런 겉모습과 속마음의 이중구조가 있으며, 그러한 마음의 다층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일본인의 혼네와 타테마에라는 구조는, 인간의 본성을 잘 파악하고 이를 개념적으로 잘 반영해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규칙과 매너와 에티켓과 매뉴얼을 철저하게 잘 지키는 '일본식의 타테마에'가,

한국인의 고질적인 미개함을 없애고 선진국인이 되기 위해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즉, '속깊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이 옛날에는 겉과 속이 똑같은 인간이 솔직하다고 호평가 받았다면, 

이제부터는 그러한 인간은 덜떨어지고 분별력 없는 촌스러운 인간으로 철저하게 비난 받아야 한다.

그렇게, '일본인 특유의 이중성'이 어쩌구 저쩌구 유치한 헛소리를 하는 것은 이제 완전히 그만둬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