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원의 소송전이 진행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5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또다시 유찰됐다. 조합의 까다로운 입찰 조건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3회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해 이르면 내달 시공사가 선정될 전망이다.

■방배5구역 시공사 선정 또 무산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실시된 방배5구역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2곳이 참여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조합측은 "현장설명회에 참여를 해야 응찰 자격을 준다"며 유찰된 것으로 판단해 재입찰 공고를 냈다.

2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유찰된 것은 조합이 입찰방식을 일반경쟁에서 제한경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을 보면 일반경쟁은 건설사 2곳 이상만 참여해도 입찰이 성립하지만 제한경쟁은 5곳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입찰에서는 현대건설 한 곳만 참여해 유찰됐다. 지난달 30일 유찰 후 시공사 선정 공고에서 조합은 입찰방식을 제한경쟁으로 전환하는 등 조건을 더 까다롭게 제시했다.

또 2016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액(토목.건축) 15위 이내 업체, 한국신용평가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평가 A+ 이상인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건에 따르면 삼성물산(AA+), 현대건설(AA-), 현대엔지니어링(AA-), 대림산업(A+), 현대산업개발(A+) 등 5곳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제한경쟁이기 때문에 이 업체 중 한 곳만 불참해도 입찰은 무산 된다.

방배5구역은 소송전으로 1100억원에 달하는 초기사업비가 필요하다. 시공권이 해지된 GS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이하 프리미엄사업단)과 3200억원에 달하는 소송전도 진행된다. 때문에 시공사로 선정되면 45일 이내에 1100억원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 수의계약 노림수?

조합측은 "초기 사업비가 많이 필요해 신용도가 높은 건설사들을 위주로 제한경쟁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업체가 들어올 수 있게 조건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유찰에도 조합이 까다로운 자격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수의계약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공사 선정 입찰이 3회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선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방배5구역은 이달 31일 서울 방배동 방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실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단독.연립주택 위주인 방배5구역은 최고 32층, 2557가구(임대 170가구 포함)로 재건축된다. 공사 예정 금액은 749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