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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꼰대의 변

ㅇㅇ(218.144) 2017.01.16 22:50:28
조회 198 추천 2 댓글 0

<젊은 꼰대의 변>


나는 진심으로 한국 “서민”들의 소비수준이 이해되지 않는다. 


유학 시절 학비와 생활비를 위해 회사를 다닐 때, 세금 뗄 거 다 데고 주당 천 불 정도를 벌었다. 

커미션도 있었던 터라 월로 계산하면 4~500만원은 족히 벌었을 거다. 나이에 비해 많이 버는 편이었고, 한국 기준으로 보면 상당한 실수령액이었다.


그 시절 나는 학비와 렌트 -학비야 장학금이 있었던 터라 어느 정도 커버가 됐는데, 살인적인 집세는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때문에 항상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었다. 자연스레 소비수준을 낮추고, 생활비를 줄이게 되었다. 버스와 공짜 페리를 타고 다니며 출퇴근을 했다. 


몇 년째 입던 리바이스 청바지에 타겟에서 3~4불 주고 산 티셔츠를 돌려 입었고, 저렴한 슈트 두 벌을 사서 직장 생활을 했다. 

외식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잘 하지 않았고, 마트에서 저렴한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는 것으로 나름 만족스러운 식생활을 즐겼다. 

데이트는 대개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스낵과 함께 뭔가를 시청하는 것, 공원으로 피크닉을 가거나, 산책을 하거나, 시티에서 아이쇼핑을 즐기는 것이었다.


오해할까봐 말하자면, 절대 구질구질함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 팬시한 파티에 초대받을 때면 턱시도를 렌트해서 입고, 나름 고급 와인을 사서 가져가기도 했으며, 

지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선물도 종종 했다. 친구들과 펍에 가서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시거나, 생일을 맞은 친구를 스트립 클럽에 데려가기도 했다. 

문화생활에도 딱히 돈을 아낀 적은 없다. 값싼 도미토리 호스텔에서의 백패킹이 대다수였지만, 세계 이리저리로 여행도 꾸준히 다녔다.


분명 내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찬란했던 시절이었다. 원래 젊음이 그런 것 아닌가.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행복했으며, 물질적으로도 모자름이 없었다. 

아니, 젊기 때문에 ’당연한 모자름’은 있었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저축했고, 이를 위해 어느 정도 절약을 하기는 했지만, 딱히 유별나게 궁상을 떨며 

자린고비 행세를 한 적은 없다. 


주위 내 나이 또래의 직장동료나 친구들을 둘러보면 다 이렇게 살고 있었다. 당연한 거 아닌가? 평범한 2~30대가 무슨 돈이 있어서 화려한 소비생활을 즐기겠는가. 

생활비 대는 것만 해도 힘에 부치니 적당히 절약하며 살 수 밖에.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서 나이가 들면서 여유로워지는 게 정상이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왔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며칠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당황스러웠고, 나중에는 신경질이 났다. 내 주변 20대만 놓고 얘기해보자.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는가? 

고정적인 수입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 부모님 집에 살면서, 부모님이 해준 밥을 먹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사는 20대들이 어디 한 둘인가. 

그런데 소비수준은 황당할 정도로 높다.


일일이 언급하면 끝도 없다. 이해가 안 되는 비용을 지불하고 머리를 자르는 건 물론이고 염색에 펌에 주기적으로 해가면서 막대한 돈을 쓴다. 

남녀를 막론하고 화장품에 들어가는 비용은 또 어떤가? 옷도 마찬가지다. 지금만 해도 너나 할 것 없이 히말라야에서나 입을 법한 수십만원짜리 

고급 점퍼는 다 하나씩 입고 나오더라. 문화생활은 물론이고, 유흥에도 엄청난 돈을 쓴다. 맛집 가느라 쓰는 돈, 술 마시느라 쓰는 돈, 

클럽 가서 쓰는 돈, 모텔 간다고 쓰는 돈 등등등.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렇게 화려한 소비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중동의 부국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물론 그게 본인 돈이건, 부모 돈이건 자기들이 쓰겠다는데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다만, 본인들의 소비생활이 수입에 비해 

비정상적이라는 건 좀 알았으면 좋겠다. 2~30대에 그 정도 소비생활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설계가 가능하려면 최소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는 건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커피값을 기꺼이 지불하고서 습관적으로 카페에 앉아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맨날 헬조선 타령하는 사람들. 최소한 불쌍한 척, 

피해자인 척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왜 본인들의 소비수준과 삶의 질을 환경에 맞춰서 낮추고, 근검절약할 생각은 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수준의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사람은 분명 사회 소수인데, 왜 상당수의 젊은 세대는 자신의 삶을 그 수준에 맞추려 하는 건가?


물론 모든 2030을 일반화 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알뜰살뜰 미래를 위해 투자하며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문제의식을 느끼는 건, 

자신의 화려함을 되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연민에 빠져서 맨날 환경 탓, 나라 탓, 남 탓 하며 이 사회 전체를 부정적으로 몰고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많은 이들에게 절망과 피해의식을 전파한다.


이런 말을 하면 십중팔구 꼰대라는 반응이 나온다. 글쎄, 버는 것에 맞춰서 소비할 생각은 커녕, 저축은 나 몰라라, 남들 할 거 다 하고, 즐길 거 다 즐기면서 

입으로는 나라 탓, 환경 탓 떠들어대는 철부지들에게 쓴소리 해서 돌아오는 게 꼰대라는 반응이라면, 기꺼이 감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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