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소설) 실종된 시키짱을 찾아라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01 18:24:00
조회 2175 추천 32 댓글 39
														


7ceb837eb58a60f43ee798a518d6040397de217cfd1afe78ea858e



[시키력 2년 6월 14일! 오늘의 날씨는 쾌청! 

시키짱의 화단은 여전히 잘 자라고 있어♪

그리고 오늘은...

시키짱이 모두를 만나러 가는 날이야!]


푸른 하늘 아래, 풀잎이 무성한 빌딩 숲 사이에서

카메라가 비져나온 덩굴 무더기를 보며 신나게 떠드는 한 소녀가 있었다

빙글빙글 신나서 춤추며 떠드는 소녀의 목소리는

고요한 빌딩 숲을 가로질러 낭랑하게 퍼졌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았다

소녀가 춤 출 때마다 소녀의 몸에서 자라있는 꽃잎들이 팔랑거렸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았다


소녀의 목소리가 아무리 커도, 소녀의 모습이 아무리 이상해도

신경 써 줄 이들은 너무나도 멀리 있었기에



===========================================================



한 남자가 다급한 듯이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방금 전 다리미로 다려서 입은 듯한 반듯한 양복 차림의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실종되어버린 소녀를 찾는 중이었지만

그에게는 소녀를 당연하다는 듯이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어라 프로듀서? 왠일로 그렇게 다급하게 돌아다녀?"


"시키 너...! 아 미카구나"


다급해보이는 프로듀서를 보고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던 미카는

그의 반응을 보고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역시 시키 찾고 있었구나~ 설마 했는데"


"그래 또 실종돼서... 잠깐 설마 했다고?"


"좀 됐지만 저쪽으로 가는 걸 봤거든"


"알았어, 고마워 미카!"


미카의 얼굴은 다양한 감정이 섞여 좀 묘한 표정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도 개고생하는 프로듀서에 대한 동정심 대부분

오늘 개고생하는건 내가 아니라는 안도감 약간

프로듀서는 미카의 표정에 신경쓸 정신도 없었기에

미카가 알려준 방향에만 집중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과연 멀지 않은 곳에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고

프로듀서는 전에 써먹지 않은 새로운 훈계의 말들을

머릿속으로 검토하며 그곳으로 다가갔다


"시키 너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지금 당장...?"


살짝 컬이 들어간 와인빛의 긴 머리

그 머리칼 아래의 동그랗고 파란 두 눈과

장난기 가득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입


익숙한 모습을 발견하고 말을 꺼낸 프로듀서였지만

익숙한 모습 위로 드리워진 처음보는 수심을 보고 

당황해서 말을 멈추고 말았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제서야 프로듀서를 의식한 듯

프로듀서 쪽으로 움직인 시키의 두 눈이

몇 번 깜빡이더니

순식간에 수심을 걷어내며 평소의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냐하하!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야~

시키짱은 별일 없다구?"


"어... 정말 괜찮은 거야?"


"네에 보시는 바와 같이, 활기찬 시키짱입니다~!

미팅 안 나간건 미안미안~♪"


"...알았어, 정말 무리하는거 아니지?"


"네-에!"


밝은 모습으로 둘러대는 시키였지만

프로듀서는 걱정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혼나기 싫어 얼버무리는 거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도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캐물어봤자 소용없다는 걸 잘 아는 프로듀서는

이 귀여운 골칫거리에 대한 걱정거리 항목에

한 줄 추가해 두는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치노세 시키, 골칫거리는 상대조차 안 하는 제멋대로의 기프티드 아이돌

숨바꼭질을 하는 개구쟁이의 기분으로 프로듀서와의 미팅시간을 기다린 그녀는

일부러 미카의 눈에 띄는 방식으로 나름의 힌트를 남겨둔 채

즐거운 마음으로 프로듀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가 울리는 걸 느낀 시키는

프로듀서가 힌트를 너무 많이 바라는구나 하며 장난스럽게 화면을 봤지만

그 전화는 장난스럽지도, 즐겁지도 않은 전화였다


뉴욕에 있는 연구소로 떠난 뒤 몇년째 연락도 없던 아버지의 전화

그런 아버지가 너는 알아뒀으면 한다며 담담하게 전한 소식은

상당히 터무니없는 내용이었다


아버지는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어떤 걸 연구하고 있었다


당대 석학들이 최선을 다해 연구했지만 성공하지 못 했다


연구의 완성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적었다


세상 모두와 관련된 일이지만 결국 무덤까지 안고 가는게 낫겠단 결론이 나왔다


그렇게 말했지만 비밀을 오래 지킬 필요도 없긴 하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인류멸망을 막는데 실패했고 인류는 곧 조용히 멸망할 것이다


남은 시간은 최대한 행복하게 보내도록 해라 사랑한다


당황한 시키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통화는 끊어졌다

오랜만에 연락해선 뭐라고 하는 거야

얼마나 대단한 연구길래 지겨운 소리만 하고

인류멸망?

다 같이 최후를 기다리란 거야?

행복하라고?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우연의 일치였을까

행복하란 말을 떠올렸을 때 들려온 건 프로듀서의 목소리였다

그 순간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향수가 되어

시키의 머릿속에 은은하면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 소식을 알려줘야 하나?

하지만 네가 슬퍼하는 얼굴 같은걸 보고싶지 않아

우울하게 손잡고 종말을 기다리는 건 재미없어

종말 같은건 시키짱이랑 관계 없는 일이야

평소와 같이 재밌는 냄새를 맡으며

너와 함께 보내는 게 더 행복한게 당연하잖아

어쩌면...


어느새 목소리의 향기는 그녀의 얼굴 전체에 퍼졌고

시키는 평소의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한 3화정도까지 썼는데 글 길게 써본건 첨이라 피드백점

추천 비추천

32

고정닉 18

3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924608 건담 좋아하면 틀딱이냐? [5] 아냐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3 0
924607 토라도라는 이거랑 2쿨엔딩곡 2툴이잖아 [2] Lacrimo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51 0
924606 근데 토라도라 아미보다 회장님이 더 예쁘잖아 [1] Tiny_ma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56 0
924604 그러고보니 논논비요리도 내년이면 10주년이네,, [2] ㅇㅇ(106.246) 22.01.16 31 0
924603 토라도라 정도면 오래된거도 아니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5 0
924601 바.닐.라 소.루토데 뭉눅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1 0
924600 도로주행 생각보다 많이 깐깐하게 보더라 쉬울줄 알았음 ㅇㅇ(106.102) 22.01.16 35 0
924599 토라도라 휴유증이 뭐임? 아냐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2 0
924598 팝도리팝수니들 스태보내줄시간이야~ [3] π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6 0
924597 외가쪽 여동생 생일선물로 콘돔줬는데 잘못된거냐? ㅇㅇ(14.44) 22.01.16 29 1
924596 호죠 세상에서 제일착한 우리동생 얼음속성이였네 [4] 흑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73 1
924595 너랑 얘기하면 생리하는기분이야 설탕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1 0
924594 님들 테니스의 왕자라는 옛날 애니 암? ㅇㅇ(106.102) 22.01.16 25 0
924592 중2때 이거본애들 이제 30살임.jpg [2] 야습선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96 0
924591 친구 1종해놓고 도로주행 두번떨어진거 개한심했었던 fes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5 0
924590 토라도라는 얘가 제일 좋았음 ㅇㅇ(211.37) 22.01.16 40 0
924589 념글 짱깨뭐냐 [3] 눈누랄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71 0
924588 이게 토라도라임? ㅁㅁ(39.12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6 0
924587 방금 그린 사토 신씨 [5] 마메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73 0
924584 짱숨 코박죽 fes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4 0
924583 골든타임 얘만 없었어도 더 재밌게봤을거같음 [3] Tiny_ma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4 0
924582 토라도라는 빨강파랑이 좋았는데 Ricot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8 0
924581 20년전애니는뭐있음 [2] 뭉눅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3 0
924580 운전 처음 해보고 놀란거 ㅇㅇ(125.131) 22.01.16 37 0
924579 아직도 토라도라 보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냐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1 0
924578 오 세레비 아키라 [2] 로야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91 0
924577 토라도라 아직도 완결 안났나 저건 뭔 짤이여 ㅇㅇ(106.102) 22.01.16 36 0
924576 영화개봉일 체크해보면 세월의 흐름 미침ㅋ [1] 아이코황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0 0
924575 요즘 술도 못먹고 카페인도 못먹음 [3] 타우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9 0
924573 "토라"도라 fes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9 0
924572 갑자기 생각난건데 애니 연식을 말할때 첫방영일기준임?아님 종방기준임? [1] ㅇㅇ(106.246) 22.01.16 37 0
924571 토라도라 중학생때도 고전이었던거같은데 [3] 타우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54 0
924570 후후 갤에서 받은 마지막 싸이버거 기프티콘 쓰러 가볼까요 유지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0 0
924569 쿠지 1등까지 24시간ㅋㅋㅋㅋㅋㅋㅋㅋ [1] 치에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3 0
924568 로제떡뽀끼 시켰오 [2] 설탕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3 0
924567 럭키스타<----- 15년전 애니임 [2] 야습선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4 0
924566 내년 엪원엔 일본인과 중국인이 달려요 ㅇㅇ(119.194) 22.01.16 21 0
924565 럽코인데 빅젖이없다??그건 럽코자격 상실한거임 ㅇㅇ(106.246) 22.01.16 18 0
924564 저는 니코틴 완전 끊고 알코올 약간 끊음 만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7 0
924563 음식이나 담배나 아재픽 나쁘지않아요 [4] 만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3 0
924562 간만에 외출해서 뭐 맛있는 거 좀 먹으려고 했는데 다 망했어 [2] 루시드Luc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5 0
924561 보볻운전 한 댓가.gif [1] ㅇㅇ(220.116) 22.01.16 78 0
924560 아나스타샤 넘 이쁨 아냐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35 0
924559 얜 누군데 이렇게 귀여움 [4] ㅁㅁ(39.12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70 0
924558 옛날에 서코 있었을 때 솔직히 씹덕이벤트라 좋았음 ㅇㅇ(106.102) 22.01.16 38 0
924557 전 담배 싫음 [2] Tiny_ma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24 0
924556 타케미야 유우코 작품은 토라도라까지가 좋았지 [3] 유지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52 0
924554 조선 트위터 실트 1위가 실검왜없앴냐 네 [3] fes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73 0
924553 니코틴 카페인 알코올 3대원소가 충족돼야 살맛나요 [6] 만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6 41 0
924552 토라도라가 얼마나 오래전 작품이냐면 [1] ㅇㅇㅇ(175.223) 22.01.16 3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