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첫사랑 썰 풀고싶은 새벽이네....풀어도될까앱에서 작성

나쁜말은안돼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02 01:44:23
조회 170 추천 11 댓글 17
														

24b9df2ae8d32bb26bade9bb13c67570f64002ebefda58e9b439b6acd5e2f1a54f0f51b7371d98f0f45020f65352f2c98aba6575e452d8ab0284



초등학교 저학생 때였다

나는, 내 첫 짝꿍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좋아한다거나 사랑같은 어려운 감정 따윈 모를 나이였고
지금 와서 그때의 감정을
다시 기억해낼 순 없지만


나는 아마 한 번 더 그 얘와 짝이 되고 싶었나 보다.



내 담임은 쌍팔년도 소개팅하던 방식으로 짝을 정했다

먼저 남자는 제비뽑기로 자리를 정한 뒤,
자신의 물건을 하나 교탁 위에 올려두었다.
(대부분 연필이나 필통, 지우개 따위의 것들의 작은 잡동사니들이었다)


선생님은 제출된 남자아이의 소지품을 섞고,
여자애가 물건을 뽑으면 그 물건의 주인과 짝이 되는
그런 방식이었다.

선생님은 절대 남자아이들이 낸 소지품을 미리 보면 안된다고 여학우들에게 당부했다.
물론 남자아이들에게도 미리 보여줘선 안된다고 말했다.


나는 소심하고, 규칙을 위반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생이었다. 착해서 바른 일을 하는 것보다는 혼나는 것이 두려워 나쁜 일을 하지 않을뿐인,
그런 겁쟁이였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들키면 어쩌지' 같은 생각따위 하지 않았다.

사랑도 본능이라면
소지품을 제출하러가는 그 짧은 순간에

내 한번도 쓰지 않은 검은 캐릭터 연필을
짝꿍에게만 보일수 있도록

등 뒤로 몰래 흔들었던 것은
충동적인 본능이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짝을 뽑는 방식 자체도
어느정도 의도가 다분해보이지만

그때는 그 단순하고 순간적인 규칙의 위반에
심장이 터질듯 뛰었다.

들킬까봐?
그 애가 알아보지 못했을까봐?
알아보더라도 일부로 피해서 소지품을 뽑을까봐?


그때 내 심장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뛰었던 까닭은
시간이 너무 지난 지금은 알 수 없다.
거의 십 사년도 더 된 일일테니

하지만 확실하게 기억나는 것은
그 다음번에도 그 애는 내 짝이 되었다는거다

어쩌면 그 애는 내 신호따윈 보지 못했고
그냥 검은 캐릭터 연필이 마음에 들어
골랐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너도 나와 한번 더 짝이 하고싶어서
내 연필을 골랏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저 나는 다시 짝이 된 그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건냈었다.

"우리 또 짝이네!"
하고.

그 애는 조용히 " 응, 그러네." 하고 말했다.
조금 웃으며 고개를 숙였던 것만 같다.


나는 짝을 바꿀 때마다
계속 검은 연필을 냈고,

그 여자아이는 1학기 내내 내 짝이 되었다.
딱히 연필을 미리 보여주지 않아도 내 짝이었다.


나는 그 연필을 결코 깎지 않았다.
학년이 끝날 때까지, 그 연필은
여전히 새것인 상태로 필통속에 잠들어 있다가
매달 자리 바꾸는 날에만 필통을 나갈 수 있었다.


2학기가 되서 우리가 더이상 짝이 아니게 된 것은
그 애가 전학을 갔기 때문이다.

슬퍼하진 않았던 것 같다.
마지막 인사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서 여자애한태 감정을 내비치는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마 그랫다가는 남자애들 사이에서 너 재 좋아하냐면서
놀림감이 되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그 뒤로 내 짝은 매달 바뀌었다.
아무도 내 검은 연필을 보고 특별히 골라주진 않았다.

그 검정연필은 여느 다른 연필처럼
깎고, 조금씩 짧아져 가다가
몽당연필이 되기 한참 전에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다른 평범한 연필들처럼 잃어버리고선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 딱히 소중히 여길 만한 물건도 아니었다.


몇 년이 지난 후에서야
나는 그 여자애를 좋아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시절의 짝.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졸업앨범에도 전학을 갔으니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일만은 기억에 남아
가끔 그랬었지 하곤 한다

그 애도 그랬던 일을 기억할까 하고

솔직하지 못했던 나를 바보같았다 비웃으며

첫사랑은 그 때, 초등학교 교실에 머물러있다.

그런 아련한 기억 때문에
스무살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초등학생을
좋아하나 보다.











dccon.php?no=62b5df2be09d3ca567b1c5bc12d46b394aa3b1058c6e4d0ca41648b65fe8206ea7f3b92660bc5d5215423e4ed247a30e3d035f2c5b048ce2d5abd03cc82e809037808b899a91d2ceabdccon.php?no=62b5df2be09d3ca567b1c5bc12d46b394aa3b1058c6e4d0ca41648b65fe8206ea7f3b92660bc5d5215423e4ed247a30e3d035f2c5b048ce2d5abd03cc82e809037808b899591d2ceab

추천 비추천

11

고정닉 4

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의 유혹에 쉽게 마음이 흔들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0/21 - -
6721021 아코 ㄹㅇ 검 버리니까 겜 확 쉬워지네 [12] 로빈마스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63 0
6721020 코토네 lycori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25 0
6721019 몰루옷 나호 바이오 [2] 코히나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38 0
6721018 반대로 애슐리에서 결혼사업 하면 안되나 [2] 하야미카나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34 1
6721017 그냥 혼자 살면서 YOLO하면 되는거 아님???? [4] Brad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46 0
6721016 지듣노 빵집 주년곡 GOAT [1] 비누냉참피드라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21 0
6721015 저도 졸업하고 미에현에 상견례 하러 감 챠루메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20 0
6721014 바밤바 나쁘지않네 [3] 홀든콜필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15 0
6721013 결혼은 이미접엇어 [6] アルティナ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47 0
6721012 주변에 여사친은 꽤 많은 편이라 생각하는데 [17] 놔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88 1
6721011 우비 이거쓰면 딱인데 楽園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13 0
6721010 슬슬 결혼적령기 아갈러 하나 찾아야겠네 [17] 사유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84 1
6721009 고양이 리리야 lycori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20 0
6721008 꿈에서 섹스한거로 까일줄은 몰랐네 [3] 소금캐러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48 0
6721007 쿠마모토를 다녀와야하나 랑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13 0
6721006 와 데레스테 이번에 할로윈 이벤트 안하는대신에 이거해줬네 [4] 여기서만피는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40 0
6721005 여자한테 말도걸어보고 해야지 하는게 빡침 野獣先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6 19 0
6721004 먼 곳에서 온 손님들 밥 대충 먹이기도 미안하잖아 [1] 챠루메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6 21 0
6721003 근데 이제 창팝 뇌절 너무많아져서 관심안감 근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6 23 1
6721002 뭐야 누가 결혼함 [5] 10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77 0
6721001 결혼으로 들떠있는 @갤에 겹경사 소식 하나 [18]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134 3
6721000 30대가 되기 전 죽고싶어 [5] 비스킷눅눅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31 0
6720998 저렇게 하면 오히려 대중들이 더 관심가질텐데 [2] ㅇㅇ(114.202) 19:05 42 0
6720997 바리정이나듣죠 [1] 체리푸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19 0
6720996 전에 유이카마냥 우산돌리연서 걷다가 [2] ㅇㅇ(183.97) 19:05 20 0
6720995 데이터 포도가 아니라 오나홀로 유사 데이터가 있는거임 소금캐러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21 0
6720994 란코 에코백 사주실분 [2] 랑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19 0
6720993 캐시워크 5천포 ㄱㄱㄱㄱ ㅇㅇ(211.235) 19:04 12 0
6720992 짱숨다시하기 매우매우 귀찮음 [4] 스코티시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24 0
6720991 결혼하려면 여자를 만나야되나... [10] 마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93 0
6720990 이거 아마이 하즈키 딸이 닛치라는줄 실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25 0
6720989 쌀숭이들 창팝에얼마나긁힌거냐 [1] 체리푸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35 0
6720988 플라스틱우산 움짤 [1] 楽園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28 0
6720987 결혼할려면 여자를 만나야되는데 여자는 [17] PruNus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91 1
6720986 오늘산거 [14] 벚꽃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43 0
6720985 어제줏은 마오짤 [3] ㅉㅉㅉ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45 0
6720984 일녀들도 결혼식에 5천만원씩 쓴다던데 [1] 野獣先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36 0
6720983 요즘 주변에 결혼한 유부남들 취미생활 그럭저럭 잘 하던데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45 0
6720982 떡밥 진짜 레전드네 [4] 얼얼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62 0
6720981 의외로 일베에서한거 野獣先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26 0
6720980 아니 개씨발 온세상이리선족 쌀숭이 진심 제작자 유튜브계정 정지됐데 [16] 인장주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 140 0
6720978 요즘 예식장 밥값 축의금 10만원 받아도 본전 안된댔나 [10] 9.8066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 51 0
6720976 후레도미랑 재용도미덱 파츠좀 알려주실분 [4] 곰발바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 33 0
6720975 결혼한다면 결혼식절대안할듯 [6] 니노미야아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2 72 0
6720973 난 시집 언제가지 Sun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 15 0
6720972 텐카같은 아이랑 결혼하면 얼마나 좋을까 [2] ㅇㅇ(114.202) 19:01 20 0
6720970 지듣노 구리면 꼬추에 장 지짐(지금 장 데우는 중) [2] ㅇㅇ(106.101) 19:01 28 0
6720969 명함으로 이런건 만들지 마는 데스와 [1] Perus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0 34 0
6720968 갤놈들 그래도 현실결혼은 경사라서 다들 착한말만 하는구나 [11] 하야미카나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0 101 0
6720967 념글 붕어저격 머임 ㅅㅁㅅ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0 2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