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봐도 누가 정말 광수를 좋아하는지 답 나오지 않음?

정말 좋아하면 차였을 때 원망스럽고 싫어지는게 아니라 그냥 슬퍼지는 것임.

옥순은 여자 출연진들에게 광수가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끌리는 사람은 너고', '너만 보면 좋다! 좋은 건 맞다!' 라고 했다며

여기저기 다니면서 광수 뒷다마를 깠다. 그런데 실제로는 광수는 옥순이에게 '거의 마지막까지' 라고 말했다.

'거의 마지막까지' 라는 말은 마지막에는 아닌, 즉 지금은 끌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눈치빠른 옥순이 저 말을 못알아들었을 리 없다. 역시나 옥순은 얼굴이 상기되고 눈물을 참으려는 듯 눈시울이 붉어지며

거절을 직감한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숙소에 와서 저런 말들을 한다는 건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너를 부숴버리겠다' 라는 생각인 거다.

어차피 자신은 광수에게 차인 것이 분명한 것 같으니 여자들에게 광수를 양다리나 걸치는 나쁜 놈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신포도처럼 말이다.

저건 사랑이 아니라 승부욕, 소유욕일 뿐이다. 정말 상대방을 좋아하는 사람은 심지어 누가봐도 상대방에게 이용당한게 분명해 보이는데도

상대방을 원망하는게 아니라 자신을 탓한다. 그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 하지만 옥순에게는 그런 감정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영숙의 눈물이 꾸며낸 것인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면 적어도 보이는 모습은 옥순이 아니라 영숙에게 광수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