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부터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성북구 보문동에서 25년 살았습니다.

근데 저희 부모님은 10년도 더 전에 매수한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가 있었어요.

그 주공 아파트가 재건축 돼서 부모님 두 분은

올 봄에 개포동으로 이사가시고

저는 기존에 살던 보문동 집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여친을 소개 받은 시점엔
부모님은 이미 이사 가시고
저 혼자 보문동에 살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여친을 소개해준 주선자도
제가 부모님이랑 보문동에서 계속 같이 사는 줄 알고
소개 주선했습니다.

흠...
그러다 여친과 사귀게 되었는데
제가 굳이 부모님 이사 가셨다. 나 혼자 산다.
이런 얘기를 일부러 여친에게 안하긴 했어요.
이건 여친 뿐만 아니라 정말 친한 초중고 친구 애들도 모릅니다.

제가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이긴 한데
평생을 서울 평균 이하 동네에 산 서울 촌놈이고
성격이 내성적이다 보니
우리 부모님 강남에 집 있다. 라는 말을 했을 때
주변인들이 과대반응할 것 같아서.
그래서 제가 일부러 주변인들에게 모두 숨겼어요.

무슨 수백억 펜트하우스도 아닌데
제가 오바했어요.
우리 부모님 강남에 수십억짜리 집있다!
라고 하면 주변인들이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날 볼까봐.
제가 필요 이상으로 숨긴 것도 맞아요.

저는 이게 큰 잘못이라고 생각 안했어요.
돈이 없는데 있다고 과장, 허풍 떤 것도 아니고
반대로 숨긴 거면. 겸손이니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하... 근데 여친은
제가 돈 없는 척하면서
자기가 김치녀인지. 된장녀인지 테스트 해 본 거라고
기분 나쁘다고 난리네요.

저는 솔직히 여친이 과민 반은 같은데
제가 사과해야할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