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으로 제목써서 미안해 근데 딱히 틀린 말이 아니기도 해

내가 하려는 말 3줄 요약은

1) pH-1은 코미디언한테 힙합하지 말라고 한적이 없음

2) 그런데 뷰티풀너드는 그렇게 말했다는 가정 하에 디스곡 가사를 씀

3) 그래서 뷰티풀너드 때문에 pH-1은 정당성이 없는 욕을 심하게 먹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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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맨스티어 콘텐츠를 올라오는 족족 맛있게 즐기고 있는 구독자야

그런데 이번 디스곡은 핀트를 아예 잘못 잡은 것 같더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 볼게

1. pH-1의 본래 의도

먼저 pH-1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주장1: 힙합씬을 향한 조롱이 왜 나오게 됐고 왜 대중적인 공감 받는지를 래퍼들이 생각할 필요가 있고, 힙합씬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

주장2: 맨스티어는 힙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하는데 의도적으로 기여하면서, 왜 동시에 힙합을 향한 진정성을 표방하느냐.

주장1은 최근 pH-1의 행보를 팔로우한 사람은 잘 알거야

조롱하는게 유행이 돼버렸어 but why? 힙합이 멋없다하는 그 누군가의 한마디에 휘청인다면 어쩜 맞는 말 why we getting mad at comedians? (왜 다들 코미디언들에게 화가 난거야?) 밥그릇 뺏길까봐 그게 고민임? 그냥 더 멋지게 하면 돼

지난 3월에 pH-1이 발매한 Used To Be의 가사야

이찬혁의 가사나 맨스티어의 풍자를 단순히 기분 나쁘게만 받아들일게 아니라 우리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고,

힙합을 욕보인다거나 코미디언이 왜 힙합 음악을 하냐는 '화'로부터 되려 맨스티어를 감싸고 있어

그렇게 성내고 있는 래퍼들이 많지만, pH-1 본인은 그 '화'의 근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거지

주장2는 '맨스티어 아닌 제우, 경민'이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어

pH-1은 뷰티풀너드가 맨스티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선보이는 코미디와 랩을 이번 디스곡 내에서도 칭찬하고 있어

그런데 최제우와 전경민이라는 두 명의 사람들은 힙합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하는 영상들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거잖아

물론 여태 있어왔던 뻘짓들이 출처고 맨스티어가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건 아니지

하지만 힙합에 대한 애착이 있으면 그 편견이 강화되는게 싫을 수 밖에 없지 않아?

좋은 음악을 만들고 멋진 사람들이 덜 좋게 들리고 안 멋있게 보이잖아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대목인데, 랩을 한다고 래퍼인게 아니잖아

지루하게도 원론적인 이야기긴하지

그런데 요리를 한다고 요리사일까? 농담을 한다고 코미디언이야?

단순히 해당 행위로 돈을 받느냐는 직업적인 분류를 말하는게 아니고, 진정성이나 의식적인 몰입도를 말하는거야

누군가가 음악을 만드는데 래퍼보다 더 오랜 시간을 쓸 수도 있어

하지만 힙합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한게 아니라, 코미디나 돈처럼 다른 목적을 위해 하는거라면 그 사람이 래퍼는 아니지

맨스티어의 음악을 들었을 때 랩도 잘하고 재밌다고 생각하지만 진정성있는 힙합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없잖아

코미디언한테 힙합을 하지 말라는 것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인거지

'This is culture. That's entertainment'라는 가사에서 구분짓는 것과 같은 맥락이고

그래서 pH-1은 이 두 사람에게 문화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면서 풍자의 적정선에 대해서 물어보는거야

2. 뷰티풀너드의 이상한 해석

pH-1은 맨스티어라는 캐릭터가 아니라, 뷰티풀너드라는 사람들한테 힙합에 대한 질문을 던졌어

하지만 최제우, 전경민은 말이 없고 케이셉과 포이즌이 대답을 했어

그 캐릭터를 깨고 나왔어야 했다는게 아니라, 뷰티풀너드가 pH-1의 질문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거야.

검은 머리 외국인, 미필, 복면가왕 0표...

이건 pH-1과 디스전을 하는 래퍼가 써먹을 내용이지

하지만 맨스티어는 래퍼가 아니라는 지적이나 맨스티어의 힙합에 대한 의구심에는 답을 전혀 안하고 있잖아

여기서 내가 의문인 점은 뷰티풀너드가 실제로 pH-1이 하고자 한 말을 정말 이해를 못한건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뭉개고 이 디스전을 그저 맨스티어 콘텐츠의 기회로 삼은건지가 궁금해

3. 어쩌다보니 심하게 욕을 먹고 있는 pH-1

존중과 조준이 이전 가사들을 싸그리 덮어버렸지ㅋㅋ

쉽게 맞춘 라임이였건 AK-47이라는 곡을 활용한 가사였건 내가 어떻게 알겠냐만

결국 이 디스전의 흐름을 힙합에 대한 담론이 아닌 검머외와 군대로 이끌었어

내가 pH-1이 안 먹어야 할 욕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검머외가 군대를 안 가는게 뭐 잘못한거냐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힙합이라는 원래 주제에서 벗어나서 개인사가 중심이 됐기 때문이야.

좋은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컨트롤 대전 때 스윙스가 래퍼로서 경쟁심을 부추긴다고 시작한게 폭로전으로 이어졌을 때랑 비슷하달까

음악으로서 디스곡에 대한 평은 개인적인 감상이기도 하고 내가 쓴 글의 주제랑 맞지도 않으니까 이만 줄일게ㅋㅋ

그래서 내가 결국 묻고 싶은건 뷰티풀너드는 왜 pH-1이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이렇게 욕을 먹도록 만들었냐는거야

그동안 다른 래퍼들이 한 말에 긁힌걸 pH-1한테 푼거야?ㅋㅋ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