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외야수 정수빈(29)이 사구 부상으로 올해 40일 이상 1군에서 자리를 비우면 자유계약선수(FA) 취득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구에 맞아 부상당한 정수빈 선수는 현재까지 1군 등록일수를 7시즌 37일 기록하고 있다”며 “고졸 선수라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까지 1군에서 145일 이상 등록되어야 2020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그러나 올해 40일 이상 1군 등록을 하지 못하면 FA 취득은 2020년 후로 미뤄지게 된다”며 “본인의 잘못이 아닌 사구로 인한 부상마저도 1군 등록일수로 인정해주지 않는 KBO 규약은 불공정하고 반인권적이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지난 28일 잠실 롯데전에서 롯데 구승민이 던진 공에 맞아 오른쪽 등(9번 늑간) 골절상과 폐 좌상(멍) 및 혈흉(폐에 혈액이 고임) 진단을 받았다. 정수빈은 일주일 정도 절대 안정을 취하고, 2주 후 재검진을 통해 재활에 소요되는 기간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KBO 이사회가 선수협에 FA 연봉상한제 도입을 제안했을 당시 논의안에 부상자명단 제도 신설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한 시즌에 최대 30일밖에 쓸 수 없는 제도는 큰 부상을 당하는 선수에게는 겨우 생색내는 정도”라며 “선수의 무리한 복귀를 막을 수 없고 부상의 악순환을 막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총장은 “하루 빨리 KBO가 부상자명단 제도를 만들고 FA 취득 요건을 완화하도록 선수협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