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몇 년 계약 할래?". 

지난 6월 한화 한용덕 감독은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28)에 대해 "여권을 뺏어야겠다. 농담 삼아 몇 년 계약할지 물어봤다. 우린 장기 계약도 좋다"며 가능한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KBO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2년차부터 외국인선수도 다년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한화 구단도 일찌감치 호잉을 잡기 위해 장기계약을 추진 중이다. 올 시즌 활약으로 미국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평가가 오르고 있는 호잉이라 장기계약 카드로 오래 붙잡아두겠다는 계획이다. 

호잉도 한화에 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내년에도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 결정권은 구단 프런트에 있다"며 웃은 뒤 "지금은 포스트시즌이 중요하다. 좋은 결과를 낸 뒤 재계약 문제를 생각하겠다"며 지금 당장은 준플레이오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 숙원을 풀게 된 데에는 호잉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142경기 타율 3할6리 162안타 30홈런 110타점 85득점 23도루 OPS .942. 시즌 막판 슬럼프로 다소 떨어졌지만 리그 정상급 성적임에 틀림없다. 강한 어깨와 폭넓은 범위로 한화의 오랜 외야 수비 약점을 지웠고, 공격적인 주루와 허슬 플레이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호잉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팀 동료들과 함께 이룬 결과다. 팬들도 많이 기뻐해줘서 감사하다.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며 "처음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팀 성적이 난 덕분에 개인 성적도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호잉은 "미국에서도 메이저, 마이너 모두 포스트시즌을 뛰어봤다.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히 변화를 줄 것은 없다. 시즌 때 해오던 대로 홈런을 치고, 보살을 잡겠다.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며 조금 더 즐기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로 끝내고 올라온 넥센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우린 준비가 다됐다"는 호잉은 "우리는 강한 불펜이 있고,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처럼 좋은 1~2선발도 있다. 시즌 때처럼 우리가 해온 야구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