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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세이그로가 최종보스로 올라오는건 전부터 근거가 충분해서 이견은 없고, 솔직히 쿠로모리미네 2차전은 미호 vs 에리카와 니시즈미류의 굴레 외에는 딱히 특수한게 안보이고, 무엇보다 이건 상대부터 반복이라 차라리 여태껏 공식전에서 못 본 세이그로랑 붙는게 일단 더 나은거 같기는 함
하지만 세이그로전도 생각해보니 걱정되는 점들이 있음. 막상 '미호가 이끈 오아라이가 2번이나 못 이긴 강팀' 말고는 뭔가 서사나 상징적인게 없는게 첫 걱정 포인트. 쿠로모리미네전은 미호의 과거 이야기랑도 관련있고, 자신의 길을 찾은 미호가 니시즈미류를 상대로 붙는 숙명의 싸움이라는 상징이 있었음. 오아라이의 운명을 건 경기지만 동시에 미호의 성장기라서 개인적 몰입이 된듯.
반면 세이그로는 지금까지 2번이나 진 강적 외에는 미호네랑 악감정도 없고, 전투 방식이나 장비 면에서 탁 소리나는 연출이 흑삼봉이나 케이조쿠보다 덜했음. 거기에 다즐링이 걸판캐 중에서도 평면적인 캐릭터인 것도 있고, 이번 경기가 그냥 유학 확정난 상황에서 대장 승계하고 한번 붙는 라스트 댄스라 무한궤도배의 상징적인 의미 면에서도 다른 대장들이랑 별 다를게 없음.
이렇게 뭔가뭔가 애매한데 걸판 제작진은 과연 어떤 해법으로 재미 넘치는 경기를 뽑아줄까?
혹시 세이그로가 수적 우위에 아리스 있는 것도 모자라서 시마다류 머니 파워 받고 더 강화받는 더 노답 상황으로 시작해서 오아라이가 이걸 꾸역 꾸역 이겨가는 싸움이 되려나?
솔직히 모모년 대학 부정 입학 프로젝트가 줄거리인거부터 무언가 잘못된거 같지만, 그거 거르고 봐도 결승전만의 특징이나 기대 포인트가 부각이 안되는거 같음.
오아라이가 최종장에서 붙은 경기들 살펴보면 BC는 처음 화면에 나오는 진영인데도(리본의 무사 논외), 내부 갈등이라는 소재로 충분히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줬고 붕어빵 워 OVA 통해서 캐릭터간 서사랑 뒷이야기도 챙기는데 성공함. 전투 퀄리티도 준수했고, 처음 나온 BC의 이미지를 뚜렷히 정착시키는데 성공함.
치하탄은 돌격을 둘러싼 니시의 고뇌와 개혁일지를 중심으로 집오리팀이랑 후쿠다 우정을 잘 살렸음. 좀 많이 올려치기한 감도 있기는 하다만 아무튼 돌격바보들도 머리를 쓰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요를 전달했고, 결과적으로 후쿠다가 돋보이게 하는 작용을 했음. 전투 자체도 예광탄이랑 조명탄 날아다니는 야간전투 + 고속 추격이라 볼만했고.
케이조쿠전은 오아라이와의 관계성이 조금 낮다고 해도 케이조쿠의 미스터리한 이미지와 핀란드 전술을 매우 잘 살림. 케이조쿠는 그 전까지 미카네 BT 빼면 제대로 보여준게 없었고, 알려진 설정도 치하탄보다 적어서 미스터리한 이미지가 있었고, 이건 요우코 3화 등장씬에서 제대로 증폭한거 같음. 설산에서 붙는 예측 불가능한 전투도 와 소리 나오는 요소고, 미스터리한 케이조쿠가 이렇게 싸우는가를 제대로 보여줘서 좋았던 부분.
막상 요우코랑 신캐들 대부분이 생각보다 빨리 탈락하고 전투 양상이 미카 삼총사랑 유리의 캐리가 더 많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액션이랑 전개 속도까지 잘 잡은 수작이고, 설산 전투 자체는 복잡한 이야기 없이도 즐길 수 있어서 ㄱㅆㅅㅌㅊ.
여기까지 보듯, 오아라이가 준결승전까지 붙은 전투는 고유의 키포인트가 있었고, 전투 양상이나 서사에서 새로움을 선사해서 기존 팬이나 신규 유입이나 다 입 벌리고 즐감하는 알찬 진행이었음. 학교의 이미지나 예측하기 힘든 새로운 모습도 적절히 풀어냈고 말이지.
그렇기에 결승전 상대가 세이그로인게 조금 걱정되는게, 세이그로는 지금까지 설정집에서 4대 강호교라고는 했지만, 이미 두 번씩이나 오아라이와 붙는게 나왔고, 학교 자체의 이미지도 TVA 초반부터 지금까지 다 나와서 새로운 감회가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고(근데 이건 흑삼봉도 큰 틀에서 다를건 없을듯), 학교 자체도 전력이 보수적이라 아리스랑 센츄 합류하기 전까지는 전형적인 순항전차 보병전차 이원화 전략에 차종들도 처칠, 마틸다, 크루세이더로 딱히 특별한건 없이 무난한것들이라 보다보면 쉽게 질리고 타 학교에 비해 특출난게 없는 부분이 있음.
그래도 극장판부터는 로즈힙네 크루세이더 소대가 나왔지만 얘네는 아직까지 보조적인 수준에서 활용되고 중요한건 다즐링 중심이었지. 근데 다즐링이 지휘력은 대단하나, 지금까지 누구한테 승부욕하나 보여준 장면도 없고, 그냥 전형적인 영국 숙녀 이미지고 의외의 면모도 없어와서 전투 개성이나 재미가 조금 떨어짐. 솔직히 크랜베리랑 피치가 대놓고 펑크락 컨셉인것도 조금 괴랄하게 생긴 조연 투입해서 개성 만드려 시도한거 같지만, 조연 몇몇이 저렇다고 큰 부분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듯.
이번 경기는 단순 리벤지 매치를 넘어서 전처럼 단순 모의전이 아니고, 공식대회의 결승전이라 성격이 다름. 어쩌면 걸판 애니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전차전이라 갖는 의미가 엄청 크고, 그걸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면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역대급 경기를 만들어야 하는게 상식적이지. 그냥 대충대충 익시비전 매치 추억팔이로 별 특별한거 없이 만들면 상징이고 뭐고 다 말아먹는 결과가 나오니 이번에는 전이랑은 다른 느낌으로 마지막에 걸맞게 해줘야하는데...
이런 점에서 경기를 재미있게 만들려면 밑에 있는 글대로 장소도 그렇지만 서사, 전차전 양상, 전차 기종 등등 여러 부분에서 공들여야 하고, 걸판 제작진 역량에 기대를 걸어야 함.
이번 경기가 작품 내외적으로 갖는 상징점에 비해 빈약한 세이그로 측에 부족한 서사를 보충하고, 결승전은 양측 모두 사활을 걸고 붙어야하는 진지한 경기가 되게해서 느낌잡으려나?
오아라이에 새 팀 준다고 해도 신캐들 얼마나 잘 뽑아서 스토리에 넣을지도 과건이고, 어차피 한대만 주거나 해봐야 두세대면 이게 서사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
오아라이는 서사는 3학년들 졸업이 있고, 세대교체로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집중할거 같지만 이건 다른 학교들이랑 공통 사항이기도 함. 솔직히 미호와 아즈사 연출이랑 3학년들의 빈 자리로 불가피한 세대교체 내용 나와도 괜찮을듯.(모모네 가족은 또 또 흙수저 감성팔이 523% 각이라 굳이 안 썼으면)
반면 세이그로도 뭔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쩌먼 시마다네랑 커넥션으로 새 갈등 요소 투입해서 경기 분위기 조성하는 것도 방법 같지만 진짜 뭐라도 필요하긴 할듯. 그냥 끝까지 홍차 후루룩하고 격언만 읊다가 재미없게 가는건 별로 같고, 양측 다 사활 걸듯이 격전으로 싸워야 지루하지도 않고 템포도 있지. 다즐링이랑 페코 세대 교체랑 성장기도 좋은 소재고 꼭 나왔으면 하고.
경기 양상도 오아라이가 너무 숫자 발리는게 흠이지만, 그렇다고 전국대회처럼 가기엔 너무 뻔하고 이미 본거 연상되는거라 맵에 연관지어서 참신하게 싸우는 연출이 필요할듯. 주요 대결도 일단 미호 대 아리스는 확정같지만, 극장판때와는 색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는 뻔하지 않은 플롯이 떴으면. 페코랑 아즈사도 나온다면 상징성이랑 둘의 대결의지를 잘 썼으면 함. 그리고 다즐링도 열심히 싸우게 만들어서 무료한 경기가 되는걸 방지하고, 동시에 모모도 뭐라도 해야하니 메리수같은 전개는 피하되 짧고 굵게라도 한방 먹이는거 해야 할듯.
결승전이 준결승보다는 눈에 돋보이게 나와야할텐데 조금 걱정되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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