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사직 이재현 기자] 접전 상황을 지켜낼 힘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올 시즌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를 한 팀은 어디일까. 정답은 넥센이다. 24일까지 17차례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팀은 16회의 롯데다. 그러나 롯데와 넥센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넥센은 시즌 중 성 추문에 휩싸인 주전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잃은 채 불펜진을 운영 중이고, 세이브 기회가 무려 97차례에 달했다.

이에 반해 롯데는 정상 전력을 가동한 채, 63차례의 세이브 기회를 맞이했다. 블론 세이브의 횟수는 양 팀이 비슷할지라도 롯데의 블론세이브 빈도가 훨씬 잦다. 그만큼 박빙의 승부에서 주저앉았던 때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올 시즌 넥센의 순위가 5위, 롯데의 순위가 8위에 그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역시 올 시즌 불안한 롯데 불펜을 언급할 때, 매번 등장하는 선수는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였다. 무려 37세이브를 올리며 당당히 구원왕에 올랐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올시즌까지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함까지 갖췄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국면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올시즌 33경기에서 1승4패 12세이브, 5.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가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지만 올시즌엔 블론세이브가 잦아졌다. 24일 사직 NC전을 포함해 벌써 6차례의 블론세이브가 기록됐다. 지난 시즌 전체를 통틀어 5차례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흔들리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 걱정을 자아내는 부분은 블론세이브가 최근 2개월 사이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6블론세이브는 모두 지난 5월 29일 사직 LG전 첫 블론세이브부터 지난 24일 사직 NC전까지 14경기에서 기록됐다. 해당 기간 손승락의 평균자책점은 8.16에 달한다. 2군행을 통해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것은 물론 포크볼까지 장착해보는 승부수까지 띄웠지만, 여전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은 조원우 롯데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한다. 진명호는 아직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최근 복귀한 조정훈은 100%라고 할 수 없어 필승조 합류도 이뤄내지 못했다. 선수 본인이 스스로 부진을 딛고 일어나기만을 기다릴 뿐인데, 더는 주춤거릴 여유가 없는 롯데는 속만 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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