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없다. 지독한 선발난을 겪고 있는 롯데의 현주소다.

롯데는 9일 현재 14경기째 선발승이 없다. 가장 최근 선발승은 지난달 20일 수원 KT전에서 펠릭스 듀브론트가 따낸 것이다. 이후 경기에서 롯데의 선발 투수들은 부진을 거듭했다. 물론 좋은 피칭내용을 보인 선발투수도 있었지만 그럴 땐 타자들의 득점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발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KT를 상대로 타선이 폭발하며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를 거뒀지만 3연전에 선발로 나선 김원중~박세웅~송승준 등 토종 선발 3인이 모두 부진했고, 이로인해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어렵게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지난 3경기 뿐 아니라 최근 롯데의 경기에서 반복되고 있는 악순환이다.

선발승이 없는 14경기에서 롯데 선발 투수들의 세부 지표는 10개 구단 중 하위권을 멤돌았다. 선발 투수들의 방어율은 8.07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8점대 방어율이고, 이닝당 평균 투구수도 19.9개로 최하위다. 경기당 선발투구 이닝 역시 10개 구단 중 최소인 4.1이닝에 불과하다.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표가 방증하고 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의 고민도 깊다. 조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 요즘 경기들은 1회를 어떻게 막느냐가 그날 경기의 관건인 듯 하다”며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인한 고충을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팀이 어려울 땐 베테랑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그렇지 못했다. 지난 8일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 송승준이 4회까지 1실점으로 KT 타선을 묶으면서 기나긴 선발승 부재를 해결해주는가 싶었지만 5회 급격히 흔들렸고 대거 5실점하면서 조기 강판됐다. 조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송승준의 피칭 내용을 보고 선발 로테이션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는데, 송승준이 부진하면서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믿음직한 선발 투수가 보이질 않는다.

롯데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전 포항에서 삼성과 주중 3연전을 치른다. 7위와 8위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다. 로테이션상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듀브론트~김원중이 선발로 나선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출격하는 만큼 최소 위닝시리즈를 노려야 한다. 현재 롯데는 선발들의 부진으로 불펜에 과부하가 쏠려있다.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하는 것도 삼성전에서 롯데 선발 투수들이 완수해야할 중요한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