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하던 잠실구장은 비가 거의 그친 오후 5시 30분께부터 양 팀 팬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금요일 밤을 맞아 몇몇 롯데 팬들은 관광 버스를 타고 단체 관람을 왔다. 전국구 구단답게 홈 팀 두산 못지 않은 롯데 팬들이 3루 관중석에 운집했다. 이날 총 입장 관중 수는 1만 5257명이었다.

경기 초반 롯데 양상문 감독은 두 차례 항의를 하는 등 승부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롯데 선발 톰슨이 2회에만 3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롯데는 3회 한 점을 만회했으나 4회 재차 3점을 허용했다.

실점하는 과정도 좋지 못했다. 4회말 2사 만루 위기서 신본기가 페르난데스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이 틈을 타 두산의 2, 3루 주자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특히 롯데는 5회초 2점을 뽑으며 3-6, 3점 차로 추격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5회말 롯데 세 번째 투수 정성종이 1⅓이닝(44구)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흔들렸다. 점수는 3-11까지 벌어졌다.

8점 차로 무기력하게 패했다면 쌀쌀한 날씨 속 롯데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롯데는 9회 대거 5점을 뽑으며 끝까지 경기를 지켜본 롯데 팬들에게 위안을 줬다. 무사 만루에서 손아섭이 우전 적시타를 친 뒤 이대호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이어 허일이 2타점 적시타, 배성근이 중전 적시타를 쳤다. 8-11, 점수가 3점 차로 좁혀지자 결국 두산은 \'클로저\' 함덕주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대타 정훈은 함덕주를 상대로 3루 땅볼에 그쳤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그렇지만 3루 쪽 원정 팬들은 경기 후 인사하는 롯데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과연 롯데는 9회 상승세를 27일 경기서 이어가며 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27일 롯데는 장시환, 두산은 린드블럼을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