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며느리와 시어머니

ㅇㅇ(61.81) 2018.12.25 17:58:39
조회 97 추천 1 댓글 2

[며느리와 시어머니]

내 나이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아래론 여동생이 하나 있다.

전업 주부였던 엄마는 그때부터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다.

못먹고, 못입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여유롭진 않았다.

대학졸업 후 입사 2년만에 결혼을 하였다.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좋았다.

시어머님도 처음부터 날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다.

10년 전 결혼, 만1년만에 친정엄마가 암선고를 받으셨다.

난 엄마 건강도 걱정이였지만, 수술비와 입원비 걱정부터 해야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은 걱정말라고 내일 돈을 융통해 볼 터이니 오늘은 푹 자라고 얘기해주었다.

다음 날, 친정엄마 입원을 시키려 친정에 갔지만, 엄마도 선뜻 나서질 못하셨다.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몇 개 있으니 4일 후에 입원 하자 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 때 시어머님께서 전화가 왔다.

"지은아. 너 울어? 울지말고 ..... 내일 3시간만 시간 내 다오"

다음 날, 시어머님과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

시어머님이 무작정 한의원으로 날 데려가셨다.

미리 전화 예약 하셨는지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간병하셔야 한다고요.."

맥 짚어보시고 몸에 좋은 약을 한 재 지어주셨다. 백화점에 데려가셨다.

솔직히 속으론 좀 답답했다. 죄송한 마음이였던 것 같다.

트레이닝 복과 간편복 4벌을 사주셨다. 선식도 사주셨다.

함께 집으로 왔다. 어머니께서 그제서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환자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어.

병원에만 있다고 아무렇게나 먹지 말고, 아무렇게나 입고있지 말고.."

말씀하시며 봉투를 내미셨다.

"엄마 병원비 보태써라~. 네가 시집온 지 얼마나 됐다고 돈이 있겠어...

그리고, 이건 죽을 때까지 너랑 나랑 비밀로 하자. 네 남편이 병원비 구해오면 그것도 보태써...

내 아들이지만, 남자들 유치하고 애같은 구석이 있어서 부부싸움 할 때

꼭 친정으로 돈들어간 거 한 번씩은 얘기하게 되있어. 그니까 우리 둘만 알자."

마다했지만 끝끝내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시어머님께 기대어 엉엉 울고 있었다.

2천만원이였다......

친정엄마는 그 도움으로 수술하시고 치료 받으셨지만, 이듬 해 봄.. 엄마는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오늘이 고비라고 하였다. 눈물이 났다.

남편에게 전화했고, 갑자기 시어머님 생각이 났다.

나도 모르게 울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시어머님은 한 걸음에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하셨다.

엄마는 의식이 없으셨다. 엄마 귀에 대고 말씀드렸다.

"엄마... 우리 어머니 오셨어요... 엄마.. 작년에 엄마 수술비 어머님이 해주셨어..

엄마 얼굴 하루라도 더 볼 수 있으라고..."

엄마는 미동도 없으셨다. 당연한 결과였다.

시어머님께서 지갑에서 주섬주섬 무얼 꺼내서 엄마 손에 쥐어주셨다. 우리의 결혼 사진이였다.

"사부인... 저예요.. 지은이 걱정말고. 사돈처녀 정은이도 걱정말아요. 지은이는 이미 제 딸이고요....

사돈처녀도 내가 혼수 잘해서 시집 보내줄께요.. 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그때 거짓말처럼 친정엄마가 의식 없는 채로 눈물을 흘리셨다. 엄마는 듣고 계신 거였다.

가족들이 다 왔고 엄마는 2시간을 넘기지 못하신 채 그대로 눈을 감으셨다.

망연자실 눈물만 흘리고 있는 날 붙잡고 시어머니께서 함께 울어주셨다.

시어머님은 가시라는 데도 3일 내내 빈소를 함께 지켜주셨다. 우린 친척도 없다.

사는게 벅차서 엄마도 따로 연락 주고받는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의 빈소는 시어머님 덕분에 3일 내내 시끄러웠다.

"빈소가 썰렁하면 가시는 길이 외로워..........."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님는 내 동생까지 잘 챙겨주셨다.

가족끼리 외식하거나, 여행 갈 땐 꼭~ 내 동생을 챙겨주셨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동생과 시어머님은 고맙게도 정말 나 이상으로 잘 지내주었다..

시어머님이 또 다시 나에게 봉투를 내미신다.

"어머님. 남편이랑 따로 정은이 결혼 자금 마련해놨어요. 마음만 감사히 받을께요"

도망치듯 돈을 받지 않고 나왔다.

버스정류장에 다달았을 때 문자가 왔다. 내 통장으로 3천만원이 입금되었다.

그 길로 다시 시어머님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 안받겠다고. 시어머님께서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 너 기억안나? 친정 엄마 돌아가실 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

혼수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 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네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뵙겠어"

시어머님은 친정엄마에게 혼자 하신 약속을 지켜주셨다. 난 그 날도 또 엉엉 울었다.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신다.

"순둥이 착해 빠져가지고 어디에 쓸꼬.... 젤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주지도, 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고싶을 땐 목놓아 울어버려"

제부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님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시부모님, 우리부부, 동생네.

그 때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 그 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았음 좋겠는데... "

혼주자리엔 사실 우리 부부가 앉으려 했었다.

"다 알고 결혼하는 것이지만, 그 쪽도 모든 사람들에게 다 친정 부모님 안 계시다고 말씀 안드렸을 텐데...

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랬다. 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였다.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내 동생 부부는 우리 부부 이상으로 우리 시댁에 잘 해주었다.

오늘은 우리 시어머님의 49제 였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오는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오늘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 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켜 안고 시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난 지금 아들이 둘이다.

난 지금도 내 생활비를 쪼개서 따로 적금을 들고 있다.

내 시어머님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들에게 돌려주고싶다.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아직도 우리 시어머님이다.

항상 나에게 한없는 사랑 베풀어 주신 우리 어머님이다.

어머님.... 우리 어머님...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가르침 덕분에 제가 바로 설 수 있었어요.

힘들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었고요..

어머님... 넘 사랑합니다..그립습니다...

제가 꼭 어머니께 받은 은혜, 많은 사람들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너무 보고싶어요...


- 수기공모 대상 -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1832440 나경민 활용법은 딱 강명구처럼 써야된다 ㅇㅇ(39.113) 19.04.19 27 0
1832438 와 이런 사람도 고객님 소리 듣네 ㅇㅇ(223.39) 19.04.19 111 0
1832437 자이언츠 인별.jpg 바람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51 2
1832436 한동희는 진짜 터지는거냐 뭐냐 ㅇㅇ(222.96) 19.04.19 61 0
1832435 근데 상치 퇴장상황에서 아섭이때매 나간거냐 cho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32 0
1832434 킹동희 2할6푼이네 육성겜도 짜릿 하구만 ㅎ 2060(180.229) 19.04.19 33 0
1832432 정보) 내일선발 금민철 vs 톰슨 [1] 꼴데빵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38 0
1832431 김원중 노경은 박시영 이렇게 시즌 돌리면 가을야구 그냥가겟지? ㅇㅇ(39.122) 19.04.19 46 0
1832430 저번주에 그래 쳐발려도 아직 1위랑 4겜차네 [2] 아츄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32 0
1832429 담당기자가 허잉도 존나게 열심히 한단다 [2] ㅇㅇ(121.128) 19.04.19 153 0
1832428 김원중 이제잘하는거맞지?? [1] ㅇㅇ(58.236) 19.04.19 108 0
1832427 어깨 터진거보니 프로는 진짜 힘든 직업 ㅇㅇ(58.239) 19.04.19 76 0
1832426 하필 3루주자가 나경민이었다는게 존나 웃기네 ㅋㅋ [2] ㅇㅇ(124.57) 19.04.19 201 0
1832425 어제경기 vs 짤방경기 뭐가 더 역대급이냐??.ask ㅇㅇㅇ(124.51) 19.04.19 90 0
1832424 칩성은 왜 이학주가 1루수냐? ㅇㅇ(211.36) 19.04.19 33 0
1832423 롯데 김대우 결혼했냐고 ㅇㅇ(175.209) 19.04.19 93 0
1832422 ㄹㅇ 중간에 혈막고있던.jpg ㅇㅇ(118.223) 19.04.19 147 0
1832421 15SSCvs19마더 ㅇㅇ(121.175) 19.04.19 23 0
1832420 오늘 홍전 승리로 재평가 들어가야할 분.jpg [1] 바람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46 0
1832419 씨발 이게 뭐야 나 아까 구회초 손승락 등판 4-1 보고 ㅇㅇ(223.62) 19.04.19 39 0
1832417 양상치가 좃병신인게 아수아헤 하위타선 쳐박으니 망하지 ㅇㅇ(115.88) 19.04.19 58 0
1832416 박찬도랑 박헌도랑 형제였구나 [1] ㅇㅇ(211.36) 19.04.19 137 0
1832415 존나 예전에 꼴갤할때 보면 최수원 진짜 개쌍욕밖에 없었음 ㅇㅇ(27.35) 19.04.19 80 0
1832414 올해 용병들 성적보니 딱 아수까지만 커트라인같다 ㅇㅇ(39.113) 19.04.19 45 0
1832413 롯데 김대우 결혼했냐? ㅇㅇ(175.209) 19.04.19 49 0
1832412 획기적으로 줄어든 병살을 보며 드는 생각 ㅌㅁㄹ(59.15) 19.04.19 43 0
1832411 민훈기가 돈이 없어서 KTX 못탔겠냐 [2] 똥빤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252 0
1832410 섹게 목걸이는 왜 뜯은거냐 [1] (223.39) 19.04.19 87 0
1832409 진명호 얘도 존나 불안불안함..나올때마다..곡예피칭.. ㅇㅇ(203.226) 19.04.19 20 0
1832408 나경민은 뛸때가 젤 멋짐ㅋㅋㅋ [1] 네스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03 0
1832407 김사훈 줄테니까 2군유망주 달라고하면 도둑놈심보냐 ㅇㅇ(223.39) 19.04.19 29 0
1832406 오늘로써 확실한것 = 족발락 연투는 최대 이틀 ㅇㅇ(125.134) 19.04.19 19 0
1832405 미래를 봤을땐 1루 마무리 슬슬 돌려야지 [5] ㅇㅇ(125.184) 19.04.19 101 0
1832404 금일 관중 수 [3] 똥빤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24 0
1832403 여기서 한동희 노시횐 비교해보자 [1] ㅇㅇ(123.109) 19.04.19 206 0
1832402 아수아헤 말이야 [1] ㅇㅇ(175.209) 19.04.19 72 0
1832401 한동희 나종덕 터지면 욕으로 키웟다 개소리 나오겟지? ㅋㅋㅋ ㅇㅇ(39.122) 19.04.19 45 0
1832400 김기태라는 사람 3연전 내내 사구만 나오면 나와서 직접 살피고 ㅇㅇ(14.55) 19.04.19 40 0
1832399 근데 9회에 진짜 타자들 집중력에 놀랐다 ㅇㅇ(211.104) 19.04.19 58 4
1832398 2년전만해도 좌타기근절정이었는데 ㅇㅇ(221.162) 19.04.19 35 0
1832397 근데 고쇼 퍼지는게 아닌가 걱정되네 ㅇㅇ(114.200) 19.04.19 27 0
1832396 근데 헤즐베이컨가 걔는 왜 없음? [5] ㅇㅇ(219.249) 19.04.19 135 0
1832395 손승락 장원준 트레이드 하자 [1] ㅇㅇ(112.169) 19.04.19 68 0
1832394 솔직히 김대우 잘생겼지 않냐? [1] ㅇㅇ(175.223) 19.04.19 70 0
1832393 오늘보니까 김준태 은근히 귀엽네 ㅇㅇ(223.33) 19.04.19 40 1
1832392 승리의 직관러 [3] 나갱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62 6
1832391 생각해보면 7시 버나디나 없는것도 이득아니냐 ㅋㅋㅋㅋ [1] 카드캡터유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9 166 0
1832390 승리의 발판 '도화선' 그 자체인 새끼. jpg [4] ㅇㅇ(121.156) 19.04.18 354 24
1832388 근데 여기서 하나 드는 생각 ㅌㅁㄹ(59.15) 19.04.18 23 0
1832387 쥐)포수 없으시면 베테랑 포수 틀드 ㄱ? VILEN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8 5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