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잡는다는 원칙은 불변, 지금까지 2번 만났다." 

"2번 만났지만 서로 금액 제시는 없었다." 두산 김태룡 단장과 양의지의 에이전트인 이예랑 리코 스포츠 에이전시 사장은 지난달 21일 FA 시장이 개장한 이후 2번 만났다. 하지만 상호 간의 기본 원칙만을 주고받은 자리였고 그 이상의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두산은 FA 자격을 얻은 역대급 포수 양의지를 잡는다는 원칙이다. 야구광으로 소문난 박정원 구단주의 의중도 양의지를 껴안는 것이다. 원칙은 세워졌지만, 두산의 FA 협상 실무자들은 급하지 않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는 자세다.

양측 4일 3번째 만난다.

김 단장과 이예랑 사장은 4일 한 언론사가 주관하는 프로야구 시상식이 끝난 직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이전 두 차례 만남과 달리 3번째 만남은 좀 더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전망이다. 협상의 관건은 양의지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금액선이 얼마냐이다. 현재로써는 4년에 100억 원 안팎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휴가를 가고 싶습니다." 두산 프런트 모 직원의 말이다. 시즌이 종료됐지만, 두산의 대부분 직원은 휴가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양의지와의 FA 협상이 타결되든 결렬되든 어떻게든 결론이 나야 휴가 계획을 짤 수 있다는 말이다. 

NC는 '오만가지' 생각 중

양의지의 원소속팀 두산 말고는 FA 시장에서 양의지에 관심이 있는 구단은 현재 상황에서는 NC뿐이다. NC 김종문 단장은 최근 "포수 자리를 놓고 오만가지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양의지 영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

NC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다. 현재 미국 무대에서 포수 경험이 있는 파나마 출신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와 협상 중이다. 양의지 영입에 실패했을 경우 쓸 수 있는 카드 중의 하나다. 

NC가 내야수 FA 모창민을 잡은 후 전체 FA 시장의 수면 위는 잔잔한 모양새다. 하지만 앞으로 수면 아래서 구단과 선수 측 간에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펼쳐질 것이다.

심병일 기자 (sbi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