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린 로사리오(29)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방출됐다. 1년+1년 계약이었는데 2년차 재계약에 실패했다. 올해 센트럴리그 꼴찌를 한 한신은 로사리오의 부진을 성적 하락의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로사리오는 일본에서는 망했지만 한국에서는 대단한 타자였다. 로사리오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한화 이글스에서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는 검증된 외국인 타자다.

보류권은 한화가 가지고 있다. 제라드 호잉을 영입하기전 로사리오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한 바 있다. 로사리오의 다음 행선지로는 KBO리그가 영순위다. 문제는 한화는 로사리오보다 호잉과 내년을 함께할 참이다. 타팀이 로사리오와 계약하려면 한화가 보류권을 풀어줘야 한다. 한화는 무상은 안된다는 입장. 전례가 없는 상황.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국내선수 보류권과 외국인 선수 보류권의 차이를 들어 문제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복잡한 다자간 협상에 발목을 잡는 리그 규정까지. 로사리오의 국내 복귀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로사리오의 에이전트는 최근 한화 구단에 KBO리그 복귀 절차에 대해 문의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야구에 도전할 경우 스플릿 계약(조건부 메이저리그 계약)이 유력하다. 50만달러 이상을 받기 힘들다. 한국에 오면 최소 두배를 받는다. 로사리오는 한화에서 2년째 150만달러(옵션 제외)를 받았고 한신에서는 3억4000만엔(34억원) 이상을 받았다.

로사리오의 보류권을 가진 한화는 보상을 원한다. 한화 관계자는 "내년 외국인 타자는 제라드 호잉으로 간다. 포지션과 외야 수비, 베이스 러닝 등 호잉은 타격 외에 플러스 요인이 많다. 로사리오는 원하는 팀이 나올 경우 보류권을 일정 부분 행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수 보상이 유력하다.

내년 외국인 선수 신규계약 상한선(100만달러)을 감안하면 로사리오는 대단한 메리트가 있는 타자다. 확실히 검증된 타자여서 경우에 따라선 FA영입 이상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로사리오 역시 첫해 연봉은 최대 100만달러지만 2년째부터는 재계약에 따라 금액이 크게 인상될 수 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한국생활에도 상당히 만족해 했다.

보류권이 관건이다. 과거 삼성 라이온즈가 브랜든 나이트, 미치 탈보트, 저스틴 저마노 등을 무상으로 풀어준 바 있다. 이들과 로사리오는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 로사리오는 적어도 국내에선 정상급 타자였다. 타팀에서 맹활약하면 한화로선 큰 부담이다. 적절한 보상을 거론한 이유다.

KBO 관계자는 "보류권 협상으로 외국인 선수가 이적하면 이도 일종의 트레이드다. 하지만 국내선수 보류권은 미계약시 보류수당을 지급하는 등 확실한 구속력이 있다. 외국인 선수의 보류권은 계약 우선권리 정도다. 전례가 없어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규정만 놓고보면 승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가 로사리오와 먼저 계약을 한뒤 트레이드를 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한화는 외국인 교체 카드 한장을 잃게 된다. 로사리오는 외국인 거포가 필요한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등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