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KBS가 지난 6월 6일 방영한 ‘스모킹건 2 – 아내가 욕조에 넘어져 죽었어요’ 편에 대해 해명했다. KBS 측은 방송에서 게임을 결정적 살해 동기로 묘사하지 않았고, 게임과 게이머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해명한 부분과 방송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면피성 해명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6일 방영된 ‘스모킹건 2’는 남편이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사건을 다뤘다.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이광민 정신과 전문의가 방송 말미에 그가 아내를 살해한 이유를 풀어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방송에서는 소아과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 서울에 있는 병원에 군의관으로 근무하려는 계획이 좌절되는 등 다른 이유도 언급했으나, 분량 중 상당 부분이 게임에 집중됐다.
방송에서 이광민 전문의는 “대학생 때는 하루에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게임을 했다.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서 의과대학 예과 때 1년 유급을 당하기도 했다”라며 “남편이 빠져 있던 게임은 컴퓨터에서 혼자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남편에게는 인생도 마치 미션이나 퀘스트를 깨듯 전략적으로 끌고 가려는 성향이 엿보인다. 게임처럼 현실을 살 수는 없고, 계획도 잘 안 풀릴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며 좌절감을 느끼는 상태에서 아내와 다투기도 했다고 이어간 이후 다시 게임을 언급했다. 그는 “게임 세계에서는 기존 세계를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다. 바로 리셋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편은 이 리셋을 현실 세계에서도 해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여성 출연자가 “무섭다”를 반복해서 말한다.
이를 두고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변호사는 KBS 시청자청원을 통해 게임을 살인 원인으로 간주하는 방송 내용을 지적했다. 그는 “사건에 대해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은 ‘남편이 게임을 장시간 즐겨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부부싸움의 동기는 될 수 있지만 살인의 동기로는 매우 미약하다’고 밝혔다”라며 “파기환송심에서는 게임이 부부 다툼의 원인일 수 있지만 살인에까지 이른 동기는 “유독 어려웠던 전공의 시험에서 불합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즉 학업 스트레스와, ‘아내의 잦은 불만과 잔소리’ 등의 사정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부부 싸움이 일어나고, 싸움 과정에서 격분이 직접적인 살인 원인이라 설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방송에서 한국 게임산업과 게이머를 무시하고,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없었고, 살인을 결정적 동기로 단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리셋’이라는 단어는 게임 외 여러 분야에서 관용구처럼 사용되는 흔한 표현이고, 게임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BS는 “스모킹 건에서 다룬 사건들에 비춰보면 살인은 단 하나의 동기로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제작진은 모든 프로그램에서 범행의 여러 동기를 과학적 분석을 통해 입체적으로 다뤄왔고, 이번에도 게임을 결정적 살해 동기로 묘사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다만 방송에는 ‘게임 세계에서는 기존 세계를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다. 바로 리셋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편은 이 리셋을 현실 세계에서도 해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라며 게임과 리셋을 연결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남편이 전략 게임을 즐겨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인생도 미션이나 퀘스트 깨듯 전략적으로 끌고 가려는 성향이 엿보인다”라고 직접적으로 비유하고 있다.
법원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동기에 대해 게임이 아니라 어려운 전공의 시험에 대한 학업 스트레스와 아내와의 갈등 등이 결합되어 부부싸움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격분이 살인 원인이라 판단했다. 이러한 사법부의 판단이 있다면 방송에서 사건 동기를 설명하며 ‘남편이 게임을 많이 했다’는 부분을 부각한 것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KBS 측은 방송에 출연한 이광민 정신과 전문의에 대해 “때론 밤을 새우며 게임을 즐기는 열렬한 게임 애호가다. 그분 역시 ‘자신처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과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의 명예를 훼손할 리 있겠냐’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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