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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운영의 묘? '웹젠' 게임 3종 무더기 서비스 종료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26 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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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이 자사의 대표작 게임 3종에 일방적 서비스 종료를 통보하면서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웹젠은 최근 한 달동안 각 게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총 3개의 게임에 대한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종료 공지 업로드 순서는 7월 26일 '라그나돌', 8월 13일 '뮤 오리진', 그리고 8월 22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다. 웹젠의 이번 결정으로 많은 게이머들은 '웹젠이 게임 퍼플리셔로서 믿을 수 있는 회사인가?'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뮤 오리진은 지난 8월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 15일 서비스 종료를  밝혔다. 웹젠은 9년 넘는 기간 동안 뮤 IP(지적 재산권) 제 2의 부흥을 이끌며 향후 뮤 오리진2, 뮤 오리진3를 출시하는데 초석이 된 게임이다. PVP 중심의 모바일 MMORPG 특성상 많은 과금을 요구하는 게임으로 순위권 게이머는 수억 원 이상의 과금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뮤 오리진이 8월 13일 갑작스럽게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다양한 보상과 새로운 호칭을 획득할 스페셜 이벤트라는 공지를 올린지 불과 하루 후에 올라온 공지다. 종료 공지에는 2달 후인 10월 15일에 게임이 종료한다고 명시했다. 웹젠은 9년 넘게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이 불통식 공지에 집단행동을 예고하자 21일 환불 대상 확대를 안내했지만 종료 일시가 변경되는 일은 없었다. 



'라그나돌'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마스터 오브 가든' 두 게임은 웹젠이 뮤 IP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2023년 9월과 10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출시일 기준 10개월 만에 종료 공지를 공개했고 역시 2개월 후인 딱 1년을 되는 시점에서 서비스가 종료된다. 두 게임 모두 종료 공지가 올라오기 전까진 장기적인 서비스를 준비하는 듯한 업데이트와 공지를 올리고 있었던 것도 동일하다.

특히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마스터 오브 가든'의 경우 일정 캘린더를 통해 계속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처럼 공지했다가 서비스 종료 공지가 올라간 직후 이후 일정을 뺀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

통상 게임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종료'를 결정할 때에 보통 분기, 반기 단위의 서비스 데이터 추이를 지켜보고 최소한 종료 예정일 기준 6개월 이상부터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시기를 고려해 게이머에게 종료 여부를 알리는 시기도 최대한 충격을 덜한 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웹젠의 최근 게임 운영 행태는 적당히 부담 없는 타이틀을 수입해와 소위 게임 매출의 황금 시기라 불리는 '론칭 프로모션', '100일 프로모션', '하프애너버셔리' 등 초반 프로모션만 진행하고 유저 데이터 하락에 대한 뚜렷한 고민 없이 바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무책임한 움직임은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책임감 없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보는 중국 게임사들에 대한 움직임으로 하나, 둘 촉발되어 왔으면 '웹젠'과 같은 국내 중견 게임사가 특별한 회사 운영의 부침이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종료 공지 전(좌), 종료 공지 후(우)
공지 전에는 9월에도 정상 운영되는 것처럼 이벤트 일정이 잡혀있었다


게임사는 서비스 중인 게임의 수익과 운영 코스트에 따라 서비스 종료를 결정할 수 있다.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 내, 법적으로 정해진 환불 법칙에 따른다면 종료 시기는 오롯이 게임사가 결정한다. 즉, 법적 요건만 맞추면 언제든 게임을 종료할 수 있다는 얘기이고 이렇게 법만 따지면 웹젠의 이번 행보에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는 자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를 고려해 대부분 연착륙을 시도한다. 게임사는 게이머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서비스 사인만큼 그야말로 처벌만 면하기 위한 면피용 행위가 아닌 게임을 즐기는 고객, 즉 게이머의 신뢰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최근 서비스 1년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엔씨소프트의 '퍼즈업: 아미토이'는 종료를 선언하고도 종료 며칠 전까지도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또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클라이언트를 통해 싱글 플레이를 지원해 원한다면 계속 플레이를 이어갈 수도 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 역시 거의 동일한 수순을 밟고 있다.

퍼즈업:아미토이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대부분 게임들은 되도록 공지나 다른 창구를 통해 유저들에게 종료가 임박했음을 알리고, 공지를 올릴 때도 3~6개월까지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지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한 게임사가 다른 장르의 게임일지라도 한번에 여러 개의 게임을 동시에 종료하는 경우도 드물다. 굳이 법으로 정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게임사는 이런 순서를 거친다. 이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 대한 예우이자 게임사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뮤 오리진은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현재도 새로운 클래스가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웹젠은 기존의 운영 방침과 이번 3건의 연속 서비스 종료 행보에 게이머들은 '웹젠 게임은 게이머를 위해 성실히 운영할 것이다'는 믿음보다 '언제든 속을 수 있다. 그리고 갑자기 게임이 종료될 수 있다. 이는 대표 IP 뮤도 예외가 아니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됐다. 뮤 일변도의 게임을 타파하기 위해 서비스한 두 개의 게임은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종료를 선언한데다 모바일 뮤 IP의 대표격인 뮤 오리진까지 동시기에 종료했기 때문이다.

이 3개 게임에 대한 게이머 배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딱 법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공지, 딱 법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서비스 기간, 딱 법에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환불 정책만 있다. 유일하게 뮤 오리진만 게이머들이 집단 행동 조짐이 보이자 환불 기간을 늘리는 공지를 추가했을 뿐이다.

이는 향후 서비스 중인, 또 신규 서비스를 시작할 게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현재 웹젠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은 'R2M'을 제외하면 모두 뮤 IP인 상황. 게다가 오는 29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신규 게임 역시 '뮤 모나크2'다 웹젠이 서비스하는 게임, 뮤 IP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든 상태다보니 일부 커뮤니티에는 뮤(혹은 웹젠) 이름이 붙은 게임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게이머들도 생기는 상황이다.

한편, 웹젠은 오는 29일 새로운 뮤 IP '뮤 모나크2'와 새로운 서브컬처 수집형 RPG '테르비스'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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