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디씨인사이드는 디카를 파는 사이트였습니다

그래서 싸이트 이름도 Digital Camera 인사이드구

부속 게시판 이름도 게시판이 아니라 갤러리죠

초창기엔 이 갤러리란 데가 진짜로 주제에 관련된 사진 찍어 올리면서 노는 데였는데

사이트가 점점 커지고 사람이 늘어나면서 갤러리에 눌러앉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근데 이 인간들이 점점 귀찮다고 사진은 없이 글만 있는 게시물을 올리게 되고

관리자는 사진이 없으면 규정에 어긋난다면서 사진 없는 글은 죄다 짤라 버렸죠

그래서 사람들은 하던 대로 그냥 글만 쓰다가 마지막에 '짤림 방지' 라면서 아무 사진이나 하나 뽑아서 덧붙였고

이게 짤방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래도 재밌는 걸 찾기 마련인지라 짤방 사진도 어디서 본 웃긴 사진 같은 걸 점점 자주 쓰게 됐고

결국 짤방이란 단어는 웃긴 사진이란 말과 거의 동의어가 됐죠

결국 게시판 관리자는 항복을 선언하고

아무 사진도 들어있지 않은 게시물을 올리면 자동으로 갤러리 주제에 맞는 사진이 올라가도록 했는데

눈치챘겠지만 이렇게 해서 자짤, 즉 자동짤방이 생겨났습니다

언어의 경제성인지 머시긴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워낙 말 줄이는 걸 좋아하는지라

짤방 두 글자도 길다고 요즘엔 걍 짤이라고 부르죠

웃긴 사진이란 의미도 거의 퇴색돼서 그냥 게시글에 첨부되는 사진 정도를 짤이라고 합니다

게임 관련 갤러리에서의 의미는 약간 다른데

아 쓰기 귀찮으니까 걍 관둘래 깔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