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9원.

그것이 나의 전재산.

흥청망청 쓰다가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 감이 오질 않는다.

당장의 배고픔을 막기위해 나의 애마를 위한 쿠폰을 팔 수도 없다.

당장의 허덕임을 막기위해 나의 장비를 팔아버릴 수도 없다.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서 나는 그 무엇도 내놓을 수 없었다.

사실 당장 팔만한 물건도 없었다.

3000숲을 넘게 바라보던 나의 은행잔고는

어느샌가 나의 손에서 떠나 있었고

돈을 벌 줄 모르는 어리석은 나에게 남은건 내구 1,1 이 남은 팔카타 한쌍과

내구 3을 가지고 있는 나이트랜스.

수리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사냥을 할까.'

'교역을 할까.'

'노다가를 할까.'

무엇부터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남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모르겠다.

현금을 꼬라박기도 아깝다.

"이깟 그래픽 쪼가리! 돈 없으면 뭐 어때!"

라고 나를 위안해보지만.

던바튼 은행을 나선 나의 자캐는

알지 못하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그 생각만이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덕분에 ox 퀴즈도 놓쳐버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다오.

내가 다시 너에게

여유와 안락을 가져다 줄 때까지...

-2012년 8월 31일 빠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