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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멘마하 성의 여자들 6

스티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10.06 05: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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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는 에안나와 함께 엣사의 뒤를 걷고 있었다. 나를 식당으로 안내하는 엣사의 뒷모습을 통해 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식사 자리에 부르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풍기다니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단순히 엣사가 기분이 나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나와 에안나가 닫혀 있는 식당 문으로 도착하자 엣사는 문 옆에 가만히 서서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엣사는 여기까지라는 것이었다. 나는 두 문으로 이뤄진 식당 문의 한문을 밀었다.

점심에도 와본 식당은 그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벽과 긴 식탁 위로 촛불이 모두 켜져 환한 빛을 발하고 있었고 식탁에서 하얗게 발하고 있는 식탁보 위로는 고급스런 식기에 맛깔 좋은 음식들이 담겨져 있었다. 점심때 느꼈던 거대한 식당의 공허함은 어느새 우아한 분위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한쪽으로 길게 만들어진 직사각형의 식탁에는 이멘마하 성의 여자들이 자리를 맡고 있었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여성은 식탁의 가장 상석에 앉은 스티스니아였다. 상석이라면 성의 주인인 영주가 앉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었지만 그곳에 앉은 것은 분명히 장녀인 스티스니아였다. 상석에 앉아야 할 주인공인 영주는 나를 기준으로 왼편, 스티스니아를 기준으로 바로 앞 오른편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영주의 맞은편에는 경비대장 샤르트, 다시 그 왼쪽 맞은편으로 은색늑대, 그 정면으로 요루치가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침 조례 때의 자리에서 스티스니아와 영주의 위치가 맞바뀐 것 빼고는 자리가 똑같았다.

나와 에안나가 식당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나서도 아무도 나를 알아채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잠시 이들의 식사 스타일을 관찰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스티스니아는 장녀답게 식사 때도 하얀 장갑을 끼고 식기를 우아하게 다루며 조금씩 음식을 덜어가며 한입한입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먹는데 필요한 행동 양식이 너무 많아 속이 터질 것만 같은 모양이었다.

영주의 경우 막내인 것을 대변하듯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이것저것 음식을 골라 먹고 있었다. 주위에 흘린 음식도 많이 보여 영주라기보다는 어린이다운 식사법이었다. 무럭무럭 야무지게 먹는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할만한 것이었다.

샤르트와 은색늑대는 육체파인 것을 공통으로 가져서인 듯 먹는 방법도 비슷했다. 그들은 조금씩 덜어먹으라고 놓은 식탁 가운데의 접시 몇 개를 그들의 자리 앞으로 가져와 허겁지겁 입에 넣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눈을 맞추며 빠르게 식기와 손을 움직였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그들에게 많이 먹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의식이 있는 것일까?

요루치의 경우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한 손만을 이용하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것이 우아하거나 예법에 맞는 다는 것은 아니다. 요루치는 왼쪽 팔꿈치를 식탁에 붙여 비스듬히 턱을 괸 후 오른 손에 든 포크로 음식을 조금씩 입에 넣고 있었다. 마치 먹고 싶지는 않으나 어쩔 수 없이 먹는 것 같은 생색내기처럼 보였다. 요루치가 매일 밤마다 성을 나선다는 것으로 보아 아마 이 식사가 끝나면 그녀는 곧장 성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식사는 그녀에게는 족쇄와 같은 것일 테다.

내가 이렇게 모두를 살펴보았지만 내 명석한 두뇌 때문에 아주 잠깐이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약간의 시간을 두고 영주가 나를 불렀다. 영주는 먹던 손을 멈추고 반갑게 손을 위로 흔들며 나를 불렀다.

“닥터~! 닥터~! 닥터는 이제 우리랑 같이 냠냠 밥 먹는 거야. 닥터의 자리는 저기니까 앉아서 같이 먹자.” 어느새 영주는 나를 닥터라고 칭하고 있었다.

영주가 가리킨 곳은 자리 배치 순서에 맞게 요루치의 다음에 해당하는 은색늑대의 옆 자리였다.

“예.” 나는 허리를 숙여 예를 표한 후 에안나에게 내 맞은편에 앉으라고 말했다.

나와 에안나가 자리에 앉아 언제 들어왔는지 엣사가 바퀴가 달린 수레를 끌고 와서 우리 앞에 식기와 추가분의 음식을 놓아주고 있었다. 엣사 혼자서 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고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안나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엣사가 나르는 음식을 보고 있었다. 에안나가 행복하다면 아무런들 어떠리.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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