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한국 국대를 비난하는 이유라고 써놨는데 쓰다보니 모든 내용이 손흥민으로 귀결되는 것 같아서 그냥 왜 내가 손흥민을 축구 선수로서 비판하는지 지껄여봄.
해축갤에서 하도 많이들 까서 웬만한 내용은 다 겹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한 번 최대한 개인적인 감정 배제하고 글을 정제해서 써봄.
밑밥 깔고 가자면 난 손흥민이 기본적으로 축구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커리어 하이 시즌엔 비판 받던 부분들이 많이 좋아지고 충분히 세계적으로도 먹히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했음. 얼마나 노력했을지도 생각하면 리스펙하고. 그리고 득점왕 찍을 땐 진심으로 득점왕 타기를 응원했고, 진심으로 챔스 우승하길 바랐음. 또, 스찌골이다 영양가 없다고 비난해도 매시즌 두자릿수 공격 포인트 올리는 건 진짜 대단한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물병차고, 차출 거부하고, 그랬던 건 욕 많이 했지만 그래도 과거의 일이고 나이 먹고 나선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음. 특히 김민재가 갑자기 은퇴성 발언 했을 때는 내가 손흥민을 마냥 좋아하진 않지만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매번 국대 뛰는 것 자체는 리스펙 했음.
내가 냉정하고 건전한 팬 문화를 가졌다고 얘기하는 건 아니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난 손흥민 리스펙 할 부분은 리스펙하고 잘할 땐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음. 하지만 이제 요즘에는 그냥 단순히 비판할 부분 비판하는 걸 넘어서 프로 축구 선수로서조차도 그 자질을 의심하게 됨.
CAA인지 CIA인지가 어떻느니, 더선에 제보했다느니, 이딴 음모론 관심도 없고 뭐 카메라 응시멘이라느니, 사진이나 짤 하나 가지고 선수들 속마음 관심법 써서 무지성으로 비난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프로 축구 선수는 어떤 모습인가"를 바탕으로 왜 내가 손흥민을 축구선수로서의 자질을 의심하는지 정리해봄.
1. 프로 의식 + 위닝 멘탈리티
축구 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프로 의식에서 많은 부분이 위닝 멘탈리티가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묶어서 얘기함.
누구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농구 감독이 선수들 모아놓고 볼펜 들고 "니들 이런 거 하나라도 만들 수 있냐, 우리는 생산성 없는 우리가 하고 싶은 공놀이 하면서 온갖 혜택을 받는 건 팬들 덕분이다." 얘기했었다지. 이 말의 의도랑 내가 말하려는 내용이랑 조금 핀트가 어긋나긴 한데 난 이게 프로 스포츠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라고 생각함.
스포츠 선수 직업 자체를 비하하는 건 절대 아니고, 현대 사회에서 돈의 흐름은 매우 복잡하고, 스포츠 산업에서 파생되는 산업이 많기 때문에 스포츠가 생산성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는 거지만 결국 스포츠 산업에 많은 돈이 움직이고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건 팬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기업들이 홍보하고 투자하기 때문임.
그리고 팬들이 바쁜 일상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경기장을 찾고 자신의 연고지 팀, 자신이 좋아하는 팀, 자신의 국가 대표팀을 응원하는 이유는 결국엔 팀이 이기고 대회에서 우승하길 염원하기 때문이라 생각함.
물론 누군가는 그냥 경기를 보고 즐기는 것 자체가 취미다, 결과에 상관없이 응원하는 것이 좋다라고 얘기하겠지만 각자의 취미의 차이, 기호를 떠나서 프로 스포츠의 존재 이유는 승리, 그리고 대회 우승이라고 생각함. 하다 못해 모든 아마추어, 유소년 스포츠도 다 대회가 있고 우승컵을 목표로 함.
그리고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쌍욕을 하면서도 팀을 응원하는 이유도 아무리 팀 경쟁력이 낮고, 하위권에 머물러도 근본적으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연고지의 팀, 내가 좋아하는 팀, 국가대표팀이 승리하고 우승하길 바라는 염원이 있기 때문일 거임. 그게 내 생애 이루어지든 아니든 간에.
그런데 손흥민은 매번 인터뷰 때마다 팀이 지고, 선수들이 못 하는 것에 대해 욕 먹고 비판 받는 것을 금기시 여김.
"선수들을 보호해주세요, 우린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 식으로 우릴 비난하지 마세요"
프로 스포츠의 본질은 경쟁하여 성장하고, 결국엔 승리를 쟁취하는 거임. 선수들이 못 하고 지는 것에 대해선 비판과 비난이 반드시 따를 수밖에 없고 그것을 감내하고 이겨내는 것 또한 스포츠 선수의 프로 의식임.
"니들이 고액 연봉 받고 혜택 누리는 건 다 우리 관심 덕분이니까 온갖 쌍욕 박아도 참아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선을 넘는 비판은 당연히 지양해야되는 문화이지만 그렇게 매번 선수들에 대한 비판 자체를 차단하고 회피하려고 하면 우리가 스포츠를 즐기고 볼 필요가 없음. 선수도, 감독도, 축협도 욕할 이유도 없지. 이기든 지든 너희들끼리 즐겜하면 되는데.
선수들이 잘하든 못하든, 이기든 지든 그냥 맹목적인 응원과 격려만 해줄 거면 우리가 굳이 돈 쓰고 시간 내서 경기장을 가고, OTT를 결제할 이유가 없지. 우리 자식 키우는 것도 아니고 왜 우리 시간과 돈을 써서 마냥 선수들은 보호해주고 "행복축구"하는 것을 응원해주길 바라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음.
난 이런 태도는 프로 선수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함. 비판 받는 게 싫으면 선수 하지 말고 다른 일 알아봐야지. 왜 일반 사람들이 개인 시간 들여서 아이돌처럼 응원하길 바라는 거지? 그럴 바에 차라리 조기축구 뛰어서 즐겜하든 다른 여가 생활을 즐겨서 스트레스 푸는 게 낫지.
우리는 홈에서 5대1로 발려도 상대 라커룸 가서 웃으면서 친목질 하거나, 매번 대회 때마다 울면서 우린 최선을 다했으니 비판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선수와 팀을 바라는 게 아님. 아무리 친선전이고, 상대팀이 강국이라고 해도 5대1로 발리고 나서 웃으면서 상대팀 라커룸에 가서 유니폼 교환하고 친목질하는 모습은 본 적도, 상상할 수도 없음. 그것도 주장이. 그런 행동은 어디 자선 경기에서나 할 수 있는 행동임.
자꾸 02멤버에 대해 이야기하면 꼰대 소리 듣겠지만, 그때 선수들은 진짜 눈빛에 살기가 있었고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브라질 할 것 없이 들이박고 이기기 위해 게임을 했음. 사람들이 지난 월드컵 때 브라질한테 발린 것에 대해 어린 막내가 냉정하게 "우린 모든 부분에서 나아져야 되고 우승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얘기한 것을 두고두고 언급하는 이유는 팬들은 그런 선수와 팀, 이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원하기 때문임.
2. 상대 팀에 대한 존중
매번 느끼는 거지만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자기 감정, 그리고 상대의 위상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짐.
상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이고 팀이면 5대1로 발려도 웃으면서 유니폼을 교환하기 위해 상대 라커룸에 찾아가고, 경기에 이기거나 자신이 스탯을 찍어서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태국 원정에서도 경기장 한바퀴 돌고 (관중들 뻐큐 날림) 중국 골키퍼한테 달려가서 안아주는 여유도 보임.
그리고 매번 중국 상대 할 때마다 중국이 먼저 도발해서 라보나킥 찼다, 3대0 역도발 했다 이러는데 난 이 말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이유가 싱가포르는 도발하지도 않았는데 라보나 시도하고 온갖 개인기 부려서 그냥 상대적으로 만만한 상대면 개인기 부릴 여유가 생기는 건가 싶음. 이건 좀 내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억까같긴 하네.
월드컵 때 독일한테 골넣고 이긴 것에 대해 "독일에서 인종차별 받았는데 복수해서 기쁘다"라고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 전체를 인종차별주의자 마냥 발언함.
난 이게 스포츠 정신에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함. 자신이 하는 행동과 발언에는 상대방이 먼저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게 그냥 상대는 잘못을 했고 나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루게 했다는 식으로 자기 포장 하는 걸로 밖에 안보임.
반면에 이강인은 이번 중국전 끝나고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중국 경기력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런 질문은 다른 팀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상대방의 플레이를 존중한다, 지난 번엔 3대0으로 우리가 이겼지만 이번엔 1대0이니 상대방 수비가 잘한 거겠죠" 라고 답했음. 나는 이게 프로 스포츠의 근본이라고 생각함. 이기기 위해 경쟁하고 경기장 안에선 치고박고 싸워도 경기가 끝난 후에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나는 상대팀이 정말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잘못된 (얼굴에 침을 뱉는다거나 인종차별 행동을 한다거나 등등) 행동을 하는 게 아닌 이상 경기가 끝났으면 상대를 존중하는 게 건전한 방향이라고 생각함. 근데 손흥민은 자기 기분에 따라, 자기가 스탯을 찍었느냐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극명하게 갈림.
3. 팀 스포츠 의식 + 선후배 및 동료에 대한 존중
축구는 결국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잘하든, 나와 내 동료들과 실력 차이가 얼마나 나든, 솔직한 속마음이 어떻든 간에 무조건 팀 단합과 승리가 우선이어야 됨.
근데 나는 진짜 손흥민이 축구가 어떤 스포츠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음. 너네는 손흥민이 경기하다가 골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동료 선수에게 "좋은 패스였다, 좋은 시도였다"면서 따봉 날리고 제스처 날리는 거 본 적 있음?
동료가 완벽한 기회 만들어줬는데 자기가 실수로 기회 날리면 고개 땅에 박고 주먹질하고, 주장 완장 패대기치고, 충분히 동료가 슛 때릴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자기한테 패스 안했다고 온갖 짜증 신경질 다부리고.
물론 손흥민이 동료 격려하는 모습을 내가 놓치고 못 본 걸 수도 있고 억까하는 걸수도 있는데, 적어도 그런 모습보다 손흥민이 혼자 분해서 땅치고 동료한테 신경질 부리고 뒤통수 뚫리게 째려보는 모습이 더 많은 건 확실함.
이건 같은 동료로서도 절대 하지 말아야할 행동이지만, 주장으로선 더더욱 해선 안될 행동임. 이건 그냥 학교 생활, 팀 스포츠, 뭐든 간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을 한 번이라도 해봤으면 알 거임. 이런 행동이 얼마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그렇게 같은 팀 동료 존중 안하고 자기 기분 따라 행동할 거면 개인 스포츠 해야지. 개인 스포츠에서도 자기 기분 따라 행동하는 선수는 존중받지 못하지만.
그리고 손흥민은 팀 동료 뿐만 아니라 선후배에 대한 존중도 전혀 없는 발언을 함. 자기 과시를 하고 싶을 때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주장의 표본인 박지성을 가져와서 10년 전에 박지성이 승부차기 도망가서 아직까지 원망하지만 자신은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다했다며 얘기하고, 또 주장의 권위를 보이고 싶을 때는 자기는 박지성과 같은 주장 역할하고 있다,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자기 입맛대로 선배 끌고 와서 이미지 메이킹함. 난 진짜 이게 마땅한 도리가 맞는지 도저히 내 머리론 이해할 수 없다.
후배들 얼굴 손으로 긁고, 귀잡아댕기고 하는 행위도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이 전혀 없는 행동이고, 후배들의 플레이가 어떻냐는 질문에 속시원하게 칭찬하지 않는 것도 후배를 위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함. 매번 "잘하긴 하는데~ 그렇게 잘 할 수 있는 건 주변 동료들의 희생이 있어서다, 강인이만을 위한 팀이 되어선 안된다" 매번 그렇게 관심 주면 안된다 부담 주면 안된다 하기보다 선배가, 주장이 나서서 아주 잘하고 있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얘기해주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데 매번 후배들에 대해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의도가 뭔지 진짜 묻고 싶음. 자꾸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는 화법 때문에 피로감이 장난 아님.
Q. 북한이 주적인가요?
A. 쓰읍 하아... 글쎄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아니 대통령 아직 아니시잖아요. 북한이 주적이라고 말 못합니까?
A. 저는 이미 답변을 했습니다. 넘어가시죠.
Q. 이강인의 플레이가 어땠나요?
A. 쓰읍 하아... 강인이가 너무 잘하고 있죠 잘하고 있는데, 강인이만 주목하면 안되고 다른 선수들에게 칭찬해줘야 합니다. 다른 선수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Q. 아니 이강인 플레이가 어땠냐고요 다른 선수들 말고요.
4. 팬덤 문화
이건 사실 내가 손흥민을 비판하는 이유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지금 국대 문화의 문제점임. 특히 그 팬덤이 패악질 심한 건 잘 알고 있지만, 이게 비단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음. 패악질 하는 팬덤은 어느 문화권이나, 어디에나 있고 그게 특정 선수를 미워하게 될 이유는 안된다고 생각함. 프로 스포츠 선수는 결국 경기에서 잘하고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이면 팬들이 어떻든 간에 응원하게 되는 게 스포츠의 성격이라고 봄.
다만, 손흥민의 행동은 악성 팬덤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함. 이게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고 억까로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 아무리 요즘 시대가 운동 선수도 예능 프로그램 나오고 자기 PR 해야되고, 또 팬심으로 먹고 사는 거니까 팬 서비스도 해야되는 게 맞지만 난 축구 선수는 어디까지나 축구 선수라고 생각함.
근데 손흥민은 진짜 하는 행동들이 이게 축구 선수인지 아이돌인지 구분이 안됨. 그리고 그런 행동들이 팬들의 이상한 문화를 정착시키고 "축구" 팬이 아닌 "선수" 팬을 양성하고, 선수 팬들끼리 욕하고 갈라치기 하는 문화를 만들어 팀의 단합에 방해된다고 생각함.
이강인이 팬들 커피차 돌려보내고, 팬들에게 너무 갑자기 카메라 들이대고 막 사진 찍지말고 사생활 존중해달라고 한 게 누군가는 팬심으로 먹고 사는데 싸가지 없다고 말하겠지만, 난 팬들에게도 할 말은 할 수 있어야 되고 팬들의 잘못된 행동에는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함. 그리고 축구 선수로서의 본분이 아닌 자꾸 이상한 걸 요구하는 팬들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그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쓰고 보니 네 번째는 관점의 차이는 있을 것 같네.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생각하는 팬 문화에 대해 끄적여봄.
4. 결론
내가 생각하는 손흥민의 선수로서의 태도 및 자격에 대해 글을 써봤는데 글을 쓰다보니 자꾸 이강인 얘기를 해서 무조건 밥줌마 타령할 것 같은데 어쩔 수가 없음.
그냥 이강인이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전부 카운터 펀치임. 자꾸 이강인 얘기하면 밥줌마니, 밥가씨니 온갖 소리 다하는데, 군필이고 이렇게 얘기하는 게 밥저씨면 그냥 밥저씨할게.
근데 그냥 축구를 조금이라도 봐 온 사람들이라면 알 거임. 이강인이 하는 행동과 말들이 축구 팬들이 바라고 열광하는 모습이라는 걸. 요즘 같은 시대에 이강인처럼 근본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진짜 쉬운 게 아님.
자기 실력 조금 올라오면 거만해지고 본업인 축구보다도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나가서 헛바람 들기 쉬운 세상인데 이렇게 축구에 진심이고 가식이 아닌 진정성이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한다는 건 축구팬으로서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프로 축구 선수로서의 태도와 자격은 이강인이 가장 가깝고 바람직함. 이런 얘기하면 또 탁구, 하극상 이러는 사람들 있을 것 같은데 무지성으로 대화 준비가 안된 사람들은 상대 안할 거임.
그리고 말 나온 김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축구팬 문화가 정말 아직도 미성숙하다는 거임.
축구를 조금이라도 해보고, 봐 온 사람들이라면 이강인이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없는 재능이란 건 부정할 수 없을 거임. 이강인이 국대 선발된 이후부터 거의 모든 공격의 활로는 이강인이 뚫고 있고 이강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남.
자꾸 이런 얘기하는 게 손흥민 말대로 선수 본인한테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고 또 선수한테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조심스럽지만 (비꼬는 게 아니라 그 말에 어느정도 동의함) 그럼에도 이강인이 한국에서 나올 수 없는 재능이란 건 부정할 수가 없음.
이런 재능을 우리나라는 단 하나의 이슈로 묻어버리려고 했음. 그것도 뭐 하나라도 명확히 드러난 사실이 없는데 이강인이 먼저 고개를 숙였단 이유 하나만으로. 온간 언론과 대중이 억측과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진실인 것마냥 선수 본인과 가족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음.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대표팀에서 막내인 선수를 웃고 떠드는 선배들을 뒤로하고 수많은 카메라를 앞에 둔 채로 90도 사과 박도록 내모는 어른들과 대중들의 문화는 정말 잘못됐음.
맨날 무슨 스티브 잡스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용산에서 핸드폰 팔거다, 아인슈타인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대치동에서 물리 강사할 거다 이러면서 이게 우리나라 교육의 탓이라고 얘기하는데 절대로 본인들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우리나라는 아직도 천재를 받아들일 준비와 자세가 되어있지 않음. 다른 건 다르고, 잘하는 건 잘하는 걸 인정하고 잘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됨. 그래야 주변 동료들도 같이 시너지를 내고 수준이 올라가는 거임.
걍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축구 선수로서의 모습과 또 왜 내가 손흥민이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 부합하지 않은지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글도 이상하고 잘 정리가 안된 것 같네. 진심으로 한국 축구가 발전하고 예전의 위닝 멘탈리티를 다시 갖춘 대표팀으로 거듭나고 아시아 수준에서 승리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세계적 수준에서 승리를 갈망하고 도전하는 팀이 되기를 바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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