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켓 = 고로케.' 김선종은 시장통에서 직접 빵을 만드는 아저씨한테 그랬다. "크로켓 천 원 어치만 주세요." 라고 하지 않고, "고로케 천 원 어치만 주세요." 라고 했다. 고로케는 표준어 크로켓의 쪽바리 말인 건 안다. 커틀렛을 돈까스라고 억지로 '쪽바리화' 시켜서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도 화자의 상식만 내세우지 않았다. 입 바른 소리를 하지 않았다는 게다. 청자의 마음 속까지 들어가 그가 이해하기 편한대로 나를 심리적으로 통제한 것이다. 내가 너무 나를 낮췃나. 아니야, 표준어를 놔두고 왜 비표준어를 써야 하지. 내가 언제까지 남 눈치만 봐야 하나. 그 사장한테 고로케는 크로켓이 맞는 표현이다라고 집어줄 수 잇는 것 아니야. 무식한 티 내는 분식집 아줌마들의 '떡볶기' 를 '떡볶이' 로 바로잡아줄 수 잇는 미덕이 필요한 것 아닐까. 천 원 짜리 빵 쪼가리 사먹으면서도 지나가는 생각 파편들은 대가리를 억눌렀다. 어차피 인생은 방법적 회의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