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햏, 설마 여길 들어오진 않겠지. 사실은 말야, 고백할 게 하나 있어서. 오늘 아침에 남편햏 일찍 나가느라고 아침밥 못 먹었잖아. 그래서 내가 어제 남편햏이 만들어서 아침으로 먹다 남긴 핫케잌 다 싸줬잖아. 이거 말야. 그래서 남편햏이 나더러 마누라 먹을 아침식사가 없다고 걱정했잖아. 나중에 남편햏이 나한테 전화해서 아침 뭐 먹었냐고 물었을 때 대강 말 흐렸잖아. 근데 말야... 사실은... 나 혼자서 밥 새로 해 먹었다. 미안.  (  --) 반찬도... 다 챙겨먹었어. 집에 있던 봄동이랑, 김치랑, 담아뒀던 양파장아찌랑, 김도 알뜰히 챙겨먹었구... 남편햏이 좋아라하는 멸치볶음도 같이 먹었구.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남편햏이 좋아하는 떡갈비도 구워 먹었어.   ......(   --) 고추를 갈아넣은 건지 맛이 매콤하더라. 색깔도 푸릇한 게 좀 맛없어 보인다만. 그래서 이제 세 개 남아있다. 나 미워하지 않는거지? 근데 말야, 나는 나름대로 잘 차려먹었다고 먹고 있는데, 밥 먹으면서 테레비 보다 보니까 이런 장면이 나오대. 홋카이도 관광 때 꼭 먹어봐야 될 음식들이라면서 리포터가 꾸역꾸역 잘도 먹더라. OTL 음. 여기다가 말하고 나니까 이제 속이 조금 시원하네. ㅋㅋ 그래도 남편~ 사랑해~ (더 미운거야? 그런거야?)